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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산이 가격으로 경쟁하지 않는 이유

정비 애프터마켓의 가격 경쟁이 5년 안에 정비공장을 무너뜨리는 회로

홍정현·2026.05.01
10분 읽기

이 글은 《공업사 견적사》 시리즈 9편이다. 8편이 분쟁의 처리를 다뤘다면, 이 편은 그 모든 흐름의 표면적 결과 — 가격 경쟁의 거절 — 을 다룬다.

운산은 더 싸지 않다

차주가 운산자동차 마당에서 견적을 받고 카톡으로 묻는다. "다른 데서는 [n]만 원 깎아 줬어요. 같이 해 주실 수 있나요?" 운산 견적사의 답은 정해져 있다. "비교해 보시고 결정하시는 게 좋겠습니다. 견적서 그대로 가져가셔도 됩니다."

가격 추격은 운산이 안 한다. 운산이 가진 견적은 인건비·부품 매입가·도장재료·부스 점유 시간·부품상 거래 신용에서 나온 운산의 단가다. 그 단가를 즉석에서 깎으면 그건 처음 견적이 부풀려졌다는 신호로 읽힌다. 또는 운산이 가격으로 경쟁하는 공장이라는 신호다. 둘 다 운산이 받고 싶지 않은 평이다.

이 자세가 매번 매출을 놓치는 결정이다. 그러나 그 매번이 누적되어 운산다움을 만든다. 5년·10년이 지나면 가격 추격하던 공장은 결국 정체성이 흔들려 버티지 못한다.

운산의 네 가지 약속

운산이 가격이 아니라 무엇으로 경쟁하는지를 한 줄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약속운산은 이렇게 한다
정확한 견적입고 후 분해 후 사진·근거로 잡는다. 추측·과장 없음
빠른 진행 알림견적·작업 시작·중간·출고까지 카톡으로 사진과 함께
약속한 일정 준수부품·작업 일정을 약속하면 그 시간에 정확히
사후 관리출고 후 3·7·30일 점검. 무상 점검·정비 기간 충실히 고지

이 네 가지를 운산은 매일 한다. 한국 정비 애프터마켓 대다수가 안 한다. 그래서 운산은 가격이 아니라 이 네 가지로 차별화된다.

이 네 가지가 표면적으로 단순해 보이지만, 매일 일관되게 하는 것은 의외로 어렵다. 정확한 견적은 견적사의 손기술과 차량 진단 시간을 요구한다. 빠른 진행 알림은 카톡 응답 1시간 SLA를 요구한다. 일정 준수는 부품상 신용·작업 흐름 관리를 요구한다. 사후 관리는 출고 후에도 추가로 시간을 들이는 결정을 요구한다.

이 네 가지가 매일 일관되게 작동하는 정비공장은 한국에 의외로 많지 않다. 그래서 운산이 같은 가격이어도 차주가 다시 찾고 지인을 추천하는 비율이 높다.

한국 정비 애프터마켓의 사후 관리 공백

이 네 가지 중 가장 큰 공백이 사후 관리다. 미국·일본 자동차 업계는 출고 후 3일·7일·30일 사후 통화가 표준에 가깝다. 한국 정비공장 대다수는 출고 시 차량을 돌려주면 끝이다. 무상 점검·정비 기간(자동차관리법 시행규칙 제134조 1항 2호 — 차령에 따라 30·60·90일)을 차주에게 안내하는 공장도 많지 않다.

이 공백 자체가 운산의 차별 영역이다. 운산이 출고 당일 카톡으로 출고 사진과 무상 점검 기간을 다시 보낸다. 3일 후 카톡으로 "운행 중 이상 없으신지요?" 7일 후 5분 짧은 통화. 30일 후 카톡 한 번. 분기에 한 번 영업 카톡.

이 흐름에서 차주는 "운산은 다르다"는 인상을 받는다. 같은 가격에 같은 작업을 받았는데 운산은 출고 후에도 운산이 작업한 차량을 신경 쓴다. 이 인상이 다음 사고 시 운산으로 다시 오게 한다. 지인이 사고 났을 때 운산을 추천하게 한다.

미국·일본의 표준이 한국에 안 정착된 이유는 단순하다. 한 명의 견적사가 견적·작업·청구·미수까지 다 하는 구조에서는 사후 관리에 추가 시간을 들일 여유가 없다. 운산이 1편에서 분석한 한 명에 매달리는 구조의 한 부산물이다.

추천·재방문이 발생하는 지점

신규 차주가 운산을 어떻게 알게 되는지를 보면 사후 관리의 무게가 분명해진다.

운산 신규 입고의 경로는 대략 네 갈래다.

경로비중 (운산 추정)
추천·소개가장 큼
재방문
보험 GA·설계사 소개중간
검색·광고·도보낮음

가격 경쟁하는 공장의 신규 입고는 검색·광고·도보가 가장 크다. 가격 비교 사이트에서 본 후 입고. 그러나 그 차주는 다음 사고에도 더 싼 곳을 찾아 떠난다. 누적이 안 된다.

운산은 추천·재방문이 가장 크다. 한 번 만족한 차주는 다음 사고에도 운산에 온다. 지인을 데려온다. 보험 GA·설계사가 운산을 안 좋게 본 적이 없으므로 사고 차주를 운산에 보낸다. 이 누적이 매년 매출의 한 부분을 자동으로 만든다.

추천이 발생하는 지점은 사후 관리 통화에서 만족 응답이 나오는 자리다. 그 자리에서 견적사가 한마디 한다. "지인 중 정비 필요하신 분 계시면 운산 알려주세요." 강요가 아니라 자연스러운 한 마디. 이 한 마디가 다음 입고를 만든다.

가격 경쟁이 만드는 회로

가격 경쟁하는 정비공장의 5년을 보면 회로가 보인다.

처음에는 단가를 낮춰서 신규 입고를 받는다. 입고는 늘지만 마진은 적다. 마진이 적으니 사후 관리에 시간을 못 쓴다. 사후 관리 없으니 추천이 안 생긴다. 추천이 없으니 신규 입고를 다시 광고로 받아야 한다. 광고비가 든다. 광고비 부담으로 단가를 더 낮춘다. 다음 사이클이 같은 회로로 돈다.

이 회로의 끝은 정해져 있다. 마진이 0에 수렴하면서 자본이 잠식된다. 5~10년 안에 폐업하거나 다른 사장에게 인수된다. 한국 정비 애프터마켓에서 이런 사이클을 도는 공장이 적지 않다.

운산은 이 회로에 들어가지 않는다. 단가를 낮추지 않고, 사후 관리에 시간을 쓰고, 추천을 누적한다. 단기 매출은 가격 추격하는 공장보다 적을 수 있다. 그러나 5년·10년이 지나면 운산이 살아남고 가격 추격하던 공장은 사라진다.

운산의 정체성 한 줄

운산자동차·운산네트웍스·운산 모빌리티가 공유하는 한 줄이 있다.

한국 정비 애프터마켓을 모두가 이기는 정직한 산업으로.

이 한 줄 안에 다섯 자리가 있다.

  • 차주가 이긴다 — 정확한 견적·빠른 진행 알림·약속한 일정·사후 관리.
  • 보험사가 이긴다 — 근거 있는 청구·과잉 견적 없음·미수금 없음.
  • 부품상이 이긴다 — 결제 약속 정확·관계 누적.
  • 운산 직원이 이긴다 — 일관된 표준·성장 가능한 평가.
  • 운산이 이긴다 — 누적된 신뢰·지속 가능한 매출.

견적사는 이 다섯이 동시에 이기는 견적을 만들어야 한다. 한 쪽만 이기는 견적(예: 차주만 깎고 운산이 손해)은 운산 표준이 아니다.

가격 경쟁의 함정은 차주만 이기고 다른 자리는 손해를 보는 견적을 만든다는 점이다. 그 견적을 매번 받아 주면 운산 직원의 인건비, 부품상의 결제, 운산의 영업이익이 모두 깎인다. 5년 후 모두가 손해 보는 자리에 도달한다.

운산은 다섯 자리 모두 이기는 견적만 받는다. 거절하는 자리에서 매출을 놓쳐도 운산다움이 흔들리지 않는다.

운산의 신공장 — 같은 정체성의 확장

운산자동차는 광명시흥 신공장으로 이전을 준비 중이다. 신공장은 같은 정체성을 더 큰 자리에서 작동시키는 실험이다.

블루핸즈·테슬라TAB 간판 + BMW·벤츠·포르쉐 일감의 3중 포지션이 신공장의 라인 구조다. OEM 인증 정비 라인을 갖추고 ADAS 캘리브레이션을 자체 처리한다. 전기차 정비 별도 라인도 가진다.

이 모든 라인에서 운산의 네 가지 약속은 그대로 작동한다. 정확한 견적·빠른 진행 알림·약속한 일정·사후 관리. 차종·일감이 달라져도 약속은 같다. 단가가 달라지고 작업 종류가 달라져도 운산다움은 일관된다.

이게 정비 공장이 가격으로만 경쟁하지 않을 때 가능한 확장이다. 가격 경쟁만 하던 공장은 신공장 이전·OEM 인증·전기차 라인 같은 큰 결정을 못 내린다. 마진이 없어서 자본이 없고, 누적된 신뢰가 없어서 OEM 인증·보험사 본사 협의에서 기회를 못 잡는다.

한 줄 — 가격이 아닌 약속이 누적되는 것이 자산이다

운산은 가격으로 경쟁하지 않는다. 그러나 운산은 더 싸지도 않고 더 비싸지도 않다. 같은 작업의 표면적 단가는 비슷하다. 다른 것은 그 가격에 무엇이 함께 오는가다.

정확한 견적·빠른 진행 알림·약속한 일정·사후 관리. 이 네 가지가 매일 일관되게 작동하는 정비공장은 한국에 의외로 적다. 그래서 운산이 같은 가격에 매번 다르게 받아들여진다. 그 인상이 추천·재방문·소개로 누적된다. 5년·10년이 지나면 가격 추격하던 공장은 사라지고 운산이 남는다.

가격이 아닌 약속이 누적되는 것이 자산이다. 견적사 한 명의 매일 응답이 그 누적의 한 부분이다. 카톡 한 줄·통화 5분·사후 관리 한 번이 운산의 5년 후 모습을 결정한다.

다음 편은 시리즈의 마지막이다. 견적사 한 명에게 매달리지 않는 정비공장이 어떻게 가능한지를 — 운산이 가는 길을 —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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