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늘을 안 들면 합법이다
비의료 건강관리서비스 가이드라인, 목욕장업 신고, 숙박업의 예외 경로. 몸 사업 인허가의 경계선 지도
이 글은 법률 자문이 아니다. 개별 사안의 최종 판단은 반드시 관할 지자체·보건소 질의와 변호사 검토를 거쳐야 한다. 현재 글은 감수 전 저자 단독 초고다.
이 글은 《사람 정비소》 5편이자 1부(판 읽기)의 마지막이다. 4편에서 국내 공급 지도의 빈 사분면(중간 가격대 입소형)을 특정했고, 이번 편은 그 자리에 시설을 세울 때 법이 긋는 경계선을 확인한다. 시리즈 전체 보기 →
2025년 겨울, 의사 면허 없이 오피스텔과 차량 등을 오가며 연예인들에게 수액 주사를 놔온 이른바 주사이모가 고발되면서 수사가 시작됐다. 의료법 위반 혐의고, 시술을 부탁한 쪽까지 처벌될 수 있다는 해설이 따라붙었다. 이듬해에는 피부관리실들이 미세바늘 기기와 의료기기 시술로 무더기 송치됐다. 미용사 면허가 있어도 소용없었다. 몸을 다루는 사업의 뉴스는 대체로 이런 식이라, 이 시장을 검토하는 사람은 시작 전에 겁부터 먹게 된다.
그런데 단속 사례들을 늘어놓고 보면 공통점이 선명하다. 바늘이 피부를 뚫었거나, 의료기기로 시술을 했거나, 치료를 표방했거나. 셋 중 하나다. 거꾸로 말하면 이 세 가지를 하지 않는 영역, 즉 측정하고 기록하고 코칭하고 환경을 제공하는 영역은 정부가 문서로 허용선을 그어놓은 합법 지대다. 문제는 그 선이 어디 있는지 아는 사업자가 드물다는 것이고, 그래서 4편에서 본 대로 감량 합숙소들은 회색지대의 영세함에 머물고 자본은 아예 의료 옆자리로 가버린다.
이번 편은 그 선을 조문 단위로 긋는다. 할 수 있는 것, 못 하는 것, 시설에 붙는 인허가, 사람을 재우는 합법 경로, 그리고 의료기관과 붙는 방법까지. 겁을 주려는 게 아니라 지도를 주려는 글이다.
측정과 코칭은 정부가 허용 목록으로 못박았다
비의료 사업자가 할 수 있는 일의 목록은 보건복지부 「비의료 건강관리서비스 가이드라인」에 문서로 존재한다. 2019년에 처음 나왔고 현행은 2022년 확정된 2차 개정판이다. 허용 목록의 골자는 이렇다. 건강정보 제공과 상담, 혈압·혈당 같은 자가측정 결과의 확인·기록·모니터링, 생활습관과 식단의 관리·코칭, 개인건강기록을 활용한 맞춤형 관리. 4편까지 이 시리즈가 설계해온 사업의 본체, 즉 측정하고 코칭하고 식단을 짜고 환경을 제공하는 일이 전부 이 허용 목록 안에 있다.
2차 개정에서 결정적으로 풀린 것이 만성질환자다. 당뇨·고혈압 환자 대상 서비스는 원래 원칙적 금지에 예외적 허용이었는데, 개정으로 "의료인의 진단·처방·의뢰 범위 내"라면 비의료 기관이 포괄적으로 관리·코칭할 수 있는 구조로 바뀌었다. 의사의 처방전과 의뢰서가 있으면 당뇨 환자의 식단 관리와 운동 코칭을 비의료 시설이 맡아도 된다는 뜻이다. 입소형 시설이 건강한 사람만 받을지, 의원과 연계해 만성질환자까지 받을지를 가르는 조항이라 이 사업에서는 무게가 크다.
정부가 인증까지 해봤다. 2022년 6월부터 2년간 시범사업을 돌려 신청 31개 서비스 중 12개를 인증했다. 다만 복지부는 2023년 초 인증 기관을 더 늘리지 않겠다고 밝혔고, 본사업 전환은 이후 공식 발표가 확인되지 않는다. 인증 제도를 사업 전제로 깔면 안 되는 이유다. 실무에서 기능하는 것은 인증서가 아니라 가이드라인의 허용·금지 목록 그 자체이며, 이 목록이 사실상 비의료 사업자의 면허 역할을 한다.
한 가지 더. 허용 목록은 행위만이 아니라 언어도 규정한다. 비의료 서비스는 "치료, 재활, 발병위험도" 같은 의료행위로 오인될 용어를 쓸 수 없다. 회복, 컨디셔닝, 습관 개선은 되고 치료는 안 된다. 3편에서 검색어 때문에 정한 언어(저속노화·회복)가 규제 관점에서도 정답이 되는 지점이다.
바늘·진단·치료라는 세 단어가 경계다
금지선의 첫 번째는 침습이다. 주사, 채혈, 피부를 뚫는 모든 행위는 의료인의 독점 영역이고, 비의료인이 하면 의료법 제27조의 무면허 의료행위다. 처벌은 5년 이하 징역 또는 5천만 원 이하 벌금이고, 영리 목적으로 반복하면 보건범죄단속에 관한 특별조치법이 적용돼 형량의 자릿수가 달라진다. 주사이모 사건이 정확히 이 조합이었다. NAD+ 주사도, 비타민 수액도, 혈액을 뽑아 검사기관에 보내는 것도 전부 이 선 안쪽, 의료기관의 일이다. 예외는 하나뿐이다. 소비자 직접 의뢰 유전자검사는 인증받은 검사기관에 한해 비의료 경로가 열려 있고, 허용 항목이 190개까지 늘었다(2024년 7월 기준, 인증기관 14곳). 다만 항목이 영양·피부·모발 같은 웰니스 영역에 묶여 있고 질병 진단은 안 된다.
두 번째는 진단과 처방이다. 측정값을 보여주는 것은 되지만, 그 값으로 병명을 확인해주거나 약을 권하면 의료행위가 된다. 식약처의 웰니스 제품 판단기준이 이 선을 기기 쪽에서 다시 확인해준다. 판단의 축은 제조자가 표방하는 사용 목적과 위해도이고, 2026년 2월 개정판의 사례 기준으로는 측정값을 추이 그래프로만 보여주면 웰니스 제품, 약물 조절 같은 치료 피드백으로 이어지면 의료기기다. 같은 센서라도 화면에 뭐라고 쓰느냐가 인허가를 가른다.
세 번째는 표방, 즉 광고의 언어다. 행위가 합법이어도 "치료된다"고 쓰는 순간 걸린다. 4편에서 본 혈당 앱들의 사례가 교과서다. 연속혈당측정기를 팔고 데이터를 코칭하는 구조 자체는 합법이었지만, 당뇨 환자용으로 허가된 기기를 다이어트 효능으로 광고한 지점에서 식약처 공문을 받았다. 카이로프랙틱처럼 해외 자격을 내걸어도 특정 질환의 개선을 표방하면 무면허 의료행위와 불법 의료광고가 되고, 피부관리실의 미세바늘·의료기기 시술 무더기 송치도 결국 침습과 의료기기라는 두 트리거를 건드린 결과였다.
정리하면 단속의 방아쇠는 세 개다. 바늘(침습), 진단(판정·처방), 치료(표방). 기기와 공간을 제공하는 것 자체로 걸린 사례는 드물다. 이 시리즈가 설계하는 시설은 세 방아쇠 모두에서 반 발짝 바깥에 서 있도록 짜여 있고, 그 반 발짝이 이 사업의 생존 조건이다.
사우나를 놓는 순간 목욕장업이 따라온다
행위의 경계 다음은 시설의 인허가다. 회복 시설의 핵심 설비인 사우나와 냉수욕조는 공중위생관리법의 목욕장업 정의에 정면으로 걸린다. 물로 목욕할 수 있는 시설을 제공하거나 열기·원적외선로 땀을 낼 수 있는 시설을 제공하는 영업은 목욕장업 신고 대상이고, 신고 없이 영업하면 1년 이하 징역 또는 1천만 원 이하 벌금이다. 신고에는 시설기준이 따라온다. 욕실과 탈의실의 남녀 구분 같은 조건들이라, 건물 구조가 안 나오면 영업 형태 자체를 다시 짜야 한다.
운동 시설과 묶을 때 함정이 하나 있다. 헬스장(체력단련장업) 안에 사우나나 탕을 두면 별도로 목욕장업 신고 대상이 된다. 법이 예외로 인정하는 체온관리실은 종합체육시설업에만 허용되고, 체력단련장업은 그 예외를 못 받는다. 샤워 시설만 두면 목욕장업이 아니다. 즉 리커버리 센터를 설계할 때 "운동+샤워"까지는 체육시설업 하나로 되지만, 사우나 문을 다는 순간 인허가가 한 층 늘어난다.
회색지대도 있는 그대로 적어둔다. 콜드플런지 욕조 단독 시설이 목욕장업에 해당하는지는 유권해석이 없다. 욕조에 몸을 담그는 행위가 "물로 목욕"의 정의에 들어간다고 보면 신고 대상이고, 실무에서는 관할 보건소마다 판단이 갈릴 수 있는 영역이라 사전 질의가 정답이다. 고압산소는 두 세계로 나뉜다. 의료용 고압산소챔버는 식약처 허가 대상 의료기기로 병원의 영역이지만, 저압의 산소캡슐은 공산품으로 유통되며 산소카페 같은 비의료 영업이 실재한다. 한국에는 일본처럼 압력 기준으로 소비자용을 가르는 제도조차 없고, 허가받은 기기를 어디서 어떻게 쓰는지는 의료기기법이 따로 정하지 않는다는 공백이 업계에서 지적돼 왔다. 적색광도 같은 구조다. 의료기기 등급을 받은 조사기가 있고, 안전확인 대상 공산품인 가정용 미용기기 라인이 따로 있다. 비의료 시설이 쓸 수 있는 것은 후자이고, 효능 표방만 하지 않으면 된다.
기기 사용 방식에 대한 판례도 하나 있다. 대법원은 사업자가 장소와 기기만 제공하고 고객이 직접 기기를 쓰는 셀프 피부관리방은 미용업이 아니라고 봤다(2015도13698). 손님 몸에 손을 대는 손질이 미용업의 핵심이라는 논리다. 셀프 이용 구조가 인허가 부담을 낮추는 설계 수단이 될 수 있다는 뜻인데, 이 논리는 미용업 정의에 기댄 것이라 목욕장업까지 자동으로 확장되지는 않는다.
사람을 재우는 합법 경로는 여섯 개다
입소형 시설의 두 번째 기둥은 숙박이다. 불특정 다수에게 돈을 받고 잠자리를 제공하면 원칙적으로 공중위생관리법상 숙박업 신고 대상이고, 무신고 숙박 영업은 2021년 법 개정으로 가중되어 2년 이하 징역 또는 2천만 원 이하 벌금이다(그 외 공중위생영업 무신고는 1년 이하 징역 또는 1천만 원). 2020년 동해의 무신고 펜션에서 가스 폭발로 일가족 7명이 숨진 뒤 단속 환경은 더 엄해졌다. 10년을 무허가로 영업하던 시설이었다. "교육 프로그램이고 숙박은 부수"라는 명목이 방패가 된다는 보장도 없다. 대법원은 숙박업을 영리 목적으로 손님이 잠을 자고 머물 수 있는 시설과 서비스를 계속적·반복적으로 제공하는 영업으로 정의하는데(2013도7947), 명목이 무엇이든 반복해서 재우고 돈을 받는 실질이면 이 정의 안으로 들어온다.
그래서 합법 경로를 골라야 한다. 정식 신고 하나에, 숙박업 적용이 제외되는 경로 다섯을 더해 여섯 개다.
| 경로 | 근거 | 이 사업에서의 쓰임 |
|---|---|---|
| 숙박업 신고 (정식) | 공중위생관리법 | 건물 용도가 숙박시설이어야 함. 부실 리조트·콘도 인수 시 인허가가 시설을 따라오므로 본 시설의 정공법 |
| 농어촌민박 | 농어촌정비법 | 연면적 230㎡ 미만 단독·다가구주택 + 관할 시군구 6개월 이상 거주 + 직접 소유(임차 특례 별도). 소규모 파일럿용 |
| 자연휴양림 내 시설 | 산림문화·휴양법 | 휴양림 안 시설의 임차·위탁 운영 |
| 청소년수련시설 | 청소년활동진흥법 | 숙박 기능이 법정 정의에 포함. 폐교 전환의 전형 경로, 방학 청소년 캠프의 그릇 |
| 한옥체험업 | 관광진흥법 | 한옥 조건을 갖추면 내국인 대상 체험형 숙박 가능. 고택 리트릿형 파일럿 후보 |
| 외국인관광 도시민박 | 관광진흥법 | 내국인 숙박 불가라 이 사업에는 해당 없음 |
마지막 하나를 뺀 다섯 경로가 실전이다. 특히 주목할 것이 첫째와 넷째다. 이미 숙박업 인허가가 붙어 있는 부실 리조트를 인수하면 신축·용도변경의 인허가 리스크를 통째로 건너뛴다. 4편의 파라스파라 사례를 뒤집어 읽으면, 실패한 시설의 인허가는 남는다는 뜻이기도 하다. 청소년수련시설은 별도의 세계다. 19세 미만을 재우는 프로그램은 시설 문제와 별개로 숙박형 청소년수련활동 사전 신고 의무가 있고, 신고를 빼먹으면 과태료, 신고·등록 자격 없는 단체가 숙박형 활동을 벌이면 1년 이하 징역의 형사처벌까지 올라간다. 참가자 배상보험 가입도 의무다. 규제 밀도가 높은 대신 폐교·수련원이라는 저가 부동산과 방학 수요가 붙어 있는 경로라, 이 시리즈의 후반부(부동산·이모작 편)에서 다시 다룬다.
의사와는 동업이 아니라 병렬이다
바늘 안쪽의 상품(검사, 수액, 시술)을 손님에게 이어주려면 의료기관과 붙어야 한다. 여기에도 합법과 불법의 선이 분명하다.
되는 것부터. 특정 기관에 한정하지 않고 대가 없이 의료기관을 안내하거나 예약을 대행하는 것은 가이드라인이 명시적으로 허용한다. 자문의 계약을 맺어 프로그램 설계에 의사의 검토를 받는 것, 같은 건물에 의원이 임차로 들어와 물리적으로 붙어 있는 것도 그 자체로는 문제가 없다. 법이 직접 깔아준 길도 있다. 의료법 제49조는 의료법인의 부대사업으로 체력단련장 같은 체육시설과 목욕장업을 명시하고 있다. 병원이 웰니스 시설을 여는 방향은 입법자가 예정해둔 경로라는 뜻이고, 4편 도입의 강남역 통합 시설이 정확히 이 구조 위에 서 있다.
안 되는 것. 손님을 보내주고 수수료를 받으면 의료법 제27조 3항의 환자 소개·알선·유인이 되어 3년 이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 벌금이다. 진료비 할인과 연동해도, 상품에 진료를 묶어 팔아도 같은 조항에 걸린다. 더 무거운 것이 사무장 구조다. 비의료 법인이 의사를 고용해 사실상 의원을 소유·지배하면 의료법 제33조 위반으로, 이 바닥에서 가장 강하게 처벌되는 유형이다.
그래서 이 시리즈의 설계는 병렬 구조다. 캠프는 환경·측정·코칭을 팔고 돈을 받는다. 제휴 의원은 검진·수액·처방을 팔고 자기 돈을 받는다. 둘 사이에는 소개 수수료도, 할인 연동도, 지분 관계도 없다. 오가는 것은 손님의 발걸음과, 의사의 의뢰서(만성질환자 관리의 근거 서류)뿐이다. 앞서 의사 제휴가 "동업이 아니라 병렬"이어야 한다고 정리한 이유가 이 조문들이다.
선은 생각보다 명확하다
1부를 닫으며 경계선을 한 표로 접는다.
| 축 | 안 걸린다 | 걸린다 |
|---|---|---|
| 행위 | 측정·기록·모니터링·코칭·식단관리 | 진단·처방·침습(주사·채혈) |
| 기기 | 공산품 미용기기, 미압 산소캡슐, 셀프 이용 구조 | 의료기기 시술, 허가 외 효능 광고 |
| 언어 | 회복·컨디셔닝·습관 개선 | 치료·재활·질병명 효과 표방 |
| 시설 | 체육시설업·목욕장업 신고 갖춘 공간 | 무신고 사우나·욕탕 영업 |
| 숙박 | 숙박업 승계, 농어촌민박, 수련시설, 한옥체험업 | 프로그램 명목의 무신고 숙박 |
| 의료 제휴 | 무상 안내, 자문의, 병설 임차, 부대사업 | 소개 수수료, 할인 연동, 사무장 구조 |
판은 여기까지다. 감량 시장의 해체(1편), 해외의 세 모델(2편), 국내 수요와 언어(3편), 공급의 빈 사분면(4편), 그리고 법의 경계선(5편). 2부는 시설 안쪽으로 들어간다. 입소자의 몸을 무엇으로 재고 그 데이터를 어디까지 쓸 수 있는지, 측정 스택의 설계가 6편이다.
이 기록을 계속 보려면 뉴스레터를 구독하면 된다. 지방의 놀고 있는 숙박 시설이나 폐교를 가진 쪽, 기능의학과 검진 영역의 의료인, 투자자로 관심 있는 쪽은 연락이 빠를수록 서로 낫다.
출처
본문의 법령 서술은 국가법령정보센터 원문과 정부 문서를 우선했고, 단속 사례와 회색지대 해석은 보도와 유권해석·판례를 따랐다. 법령은 개정될 수 있으므로 실제 사업 검토 시점에 원문 재확인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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