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후 수익률이 진짜 수익률이다
금융소득종합과세 앞에서 세전 순위는 뒤집힌다. 저쿠폰 국채, 해외 ETF, 그리고 법인이라는 두 번째 장부
이 글은 세무 자문이 아니다. 세법은 해마다 바뀌고 개인별 사정에 따라 결론이 달라지므로, 실행 전에 반드시 세무사와 함께 검증해야 한다. 현재 글은 감수 전 저자 단독 초고다.
《돈의 가격》 시리즈 9편이다. 지금까지의 수익률 이야기는 전부 세전이었다. 그런데 자산이 커질수록 세금은 수수료가 아니라 수익률 순위를 통째로 뒤집는 변수가 된다. 이번 편은 그 뒤집힘의 지도다.
같은 4.5%가 사람마다 다른 4.5%다
연 4.5%를 주는 채권이 있다고 하자. 직장 초년생이 1,000만 원어치를 사면 이자 45만 원에서 세금 15.4%를 떼고 38만 원을 손에 쥔다. 세후 3.81%다. 그런데 사업소득이 이미 종합소득세 최고 구간에 있는 사장이 10억 원어치를 사면, 이자 4,500만 원 중 상당 부분에 최고 49.5%의 세율이 걸려 세후 수익률이 2%대 중반으로 내려갈 수 있다. 같은 상품, 같은 세전 수익률인데 최종 수익률이 사람에 따라 1.5%포인트 넘게 벌어지는 것이다.
이 간격이 이번 편의 주제다. 자산이 작을 때 세금은 일률 15.4%의 수수료 같은 존재라 상품 선택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 자산이 커지면, 정확히는 연간 금융소득이 2,000만 원을 넘기 시작하면, 세금은 상품마다 다르게 적용되는 변수가 되고 세전 수익률 순위와 세후 순위가 어긋나기 시작한다. 세전 4.5% 이자형 상품보다 세전 4.2% 매매차익형 상품이 세후로는 앞서는 역전이 이 구간의 일상이다.
그리고 사업하는 사람에게는 변수 하나가 더 있다. 장부가 두 개라는 것. 같은 돈을 개인 명의로 굴릴 때와 법인 명의로 굴릴 때 적용되는 세법 자체가 다르다. 개인에게만 열린 비과세 통로가 있고, 법인에만 유리한 세율 구간이 있으며, 법인에서 개인으로 돈을 옮기는 순간 발생하는 별도의 세금이 있다. 상품 선택과 주체 선택이라는 두 축을 함께 계산해야 세후 수익률이 완성된다.
순서는 이렇다. 먼저 문턱의 구조(금융소득종합과세), 다음으로 개인의 출구 두 개, 그다음 법인이라는 두 번째 장부, 마지막으로 배분 원칙의 표다. 이번 편의 수치 중 세율 구조는 확정 사실이지만 실효세율 계산은 가정을 얹은 추정이며, 어느 쪽이든 실행 전 세무사 검증이 전제다.
금융소득 2,000만 원부터 세율표가 바뀐다
이자와 배당을 합친 연간 금융소득이 2,000만 원까지는 15.4%(소득세 14%에 지방소득세 포함) 원천징수로 끝난다. 2,000만 원을 넘는 순간, 초과분이 사업소득·근로소득과 합산되어 6~45%의 누진세율(지방세 포함 최고 49.5%)로 다시 계산된다. 이것이 금융소득종합과세다.
사업이 잘되는 사장에게 이 구조가 유독 무거운 이유는 합산 때문이다. 사업소득으로 이미 높은 세율 구간에 있는 사람은, 금융소득 초과분이 처음부터 그 높은 한계세율로 과세된다. 사업소득이 최고 구간(과세표준 10억 원 초과, 한계세율 49.5%)에 있다고 가정하고 연 3.5% 이자형 상품으로 굴릴 때의 계산을 표로 놓으면 이렇다.
| 운용액 | 연 금융소득 | 세금 (계산식) | 실효세율 |
|---|---|---|---|
| 5억 원 | 1,750만 원 | 1,750만×15.4% = 270만 원 | 15.4% |
| 10억 원 | 3,500만 원 | 2,000만×15.4% + 1,500만×49.5% = 1,051만 원 | 30.0% |
| 20억 원 | 7,000만 원 | 2,000만×15.4% + 5,000만×49.5% = 2,783만 원 | 39.8% |
계산식: 세금 = min(금융소득, 2,000만)×0.154 + max(금융소득-2,000만, 0)×0.495. 이 표는 "이미 최고세율 구간"이라는 가정을 얹은 추정치다. 실제 종합소득세는 일반산출세액과 비교산출세액 중 큰 쪽을 취하는 정밀 계산이라 개인별로 달라지고, 금융소득 2,000만 원 초과에 따라오는 건강보험료 영향은 별도다. 그래서 자릿수만 읽으면 된다. 5억 원 언저리까지는 문턱 아래라 세금이 상품 선택을 바꾸지 않고, 10억 원부터 실효세율 30%대, 20억 원이면 40%에 다가선다.
세후 수익률로 번역하면 체감이 온다. 세전 3.5%가 실효세율 30%에서는 2.45%, 40%에서는 2.1%다. 6편에서 계산한 물가(2.8%)를 빼면 실질 수익이 마이너스로 내려간다. 문턱 위의 사장이 이자형 상품만으로 재산을 굴리는 것은, 열심히 굴릴수록 실질 제자리이거나 뒤로 가는 운용이 되는 것이다.
그래서 이 구간의 절세는 "덜 내는 기술"이기 전에 수익률 설계의 본체가 된다. 방향은 구조상 두 가지뿐이다. 종합과세에 합산되지 않는 소득의 형태로 바꾸거나(분리과세·비과세), 세율표가 다른 주체로 옮기거나(법인). 다음 두 절이 그 두 방향이다.
개인에게 열린 출구는 두 개다
첫 번째 출구는 채권의 매매차익이다. 한국 소득세법은 과세 대상 소득을 열거하는 방식인데, 개인이 직접 보유한 채권의 매매차익은 그 목록에 없다. 이자에는 15.4%가 붙지만, 채권을 싸게 사서 비싸게 팔거나 만기 상환받는 차익은 과세되지 않는다. 이 구조에서 나온 것이 저쿠폰채 전략이다. 표면금리 1%대로 발행된 채권을 액면보다 싸게 사면, 수익의 대부분이 과세되는 이자가 아니라 비과세되는 가격 차익으로 들어온다. 액면 1만 원, 표면금리 1%짜리를 9,000원에 사서 만기까지 들면, 매년 이자 100원에만 세금이 붙고 상환 차익 1,000원은 세금이 없다. 2020~2021년 저금리기에 발행된 표면금리 1%대 국고채가 이 용도로 유통되며, 금융소득종합과세 구간의 자산가들이 꾸준히 사들이는 이유다.
이 전략의 현재 유효성은 확인이 필요한 사항이라 확인했다. 채권 매매차익을 과세로 전환할 예정이던 금융투자소득세는 2024년 12월 10일 국회에서 폐지가 확정됐고, 2026년 8월 3일 발표된 세제개편안에도 채권 매매차익 과세 조항은 없다. 즉 2026년 현재 유효하다. 다만 이 제도는 2020년 입법, 2023년 유예, 2024년 폐지라는 정치적 왕복의 이력이 있어, 재입법되면 전략의 전제가 사라진다. 장기 설계에 넣되 제도 변경을 반증 조건으로 달아 두는 것이 정직하다.
함정이 하나 있는데, 이 함정이 치명적이다. 비과세는 채권을 직접 보유할 때만 적용된다. 채권형 ETF와 펀드는 매매차익까지 배당소득으로 과세되고, 종합과세에 합산된다. "채권에 투자하니 비과세"라고 생각하고 채권형 ETF를 사면 절세 효과가 0이다. 같은 국고채에 투자해도 그릇이 실물 채권이냐 펀드냐에 따라 세금이 갈린다. 저쿠폰 전략을 쓰려면 증권사 리테일 채권 창구나 장내 채권시장에서 실물 채권을 종목 단위로 사야 한다.
두 번째 출구는 바다 건너에 있다. 미국 등 해외 거래소에 상장된 ETF를 직접 사면, 매매차익이 종합과세에 합산되지 않고 연 250만 원 공제 후 22% 양도소득세로 분리 종결된다. 국내 상장된 미국 지수 ETF는 반대로 매매차익이 배당소득으로 분류되어 종합과세에 합산된다. 같은 S&P500을 추종해도 상장지가 어디냐에 따라 최고 세율이 22%와 49.5%로 갈리는 것이다. 금융소득이 문턱을 넘는 사장에게는 해외 상장 쪽이 구조적으로 유리하고, 이 비교는 업계에서도 통설로 굳어 있다. 분배금(배당)은 양쪽 다 종합과세 대상이라 차이가 없으므로, 분배금이 적고 가격 상승 위주인 종목일수록 해외 상장의 이점이 커진다.
두 출구를 한 줄로 정리하면 이렇다. 문턱 위의 개인에게 유리한 소득의 형태는 이자·배당이 아니라 매매차익이고, 매매차익 중에서도 채권 직접 보유는 비과세, 해외 상장 ETF는 22% 분리과세다. 5편의 3구간에 대입하면 2구간(대기)의 채권을 저쿠폰 실물로 채우고, 3구간(장기)의 주식을 해외 상장 ETF로 채우는 조합이 세후 기준의 기본형이 된다. 참고로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는 총 납입 한도 1억 원에 비과세 폭 수백만 원 수준이라 이 규모의 운용에서는 보조 수단에 그친다. 2027년 시행이 추진되는 확대판(국내 투자 전용, 연 2억 한도)은 아직 국회 통과 전의 정부안이다.
법인 장부의 세율은 낮다, 단 돈이 안에 머무는 동안만
사업하는 사람의 두 번째 장부, 법인으로 넘어간다. 2026년 1월 1일 이후 개시 사업연도의 법인세율은 과세표준 2억 원까지 10%, 2억~200억 원 구간 20%다. 5~20억 원 규모의 여유자금이 내는 금융수익이라면 실효 법인세율은 대략 10~20% 사이. 개인 최고 한계세율 49.5%와 비교하면 절반 이하다. 이것만 보면 여유자금은 전부 법인으로 굴리는 게 답처럼 보인다.
그런데 두 가지가 그 결론을 막는다.
첫째, 법인에는 개인의 출구가 없다. 법인세는 소득의 종류를 가리지 않고 순자산 증가 전체에 걸리는 방식이라, 개인에게 비과세인 채권 매매차익도 법인은 전부 과세 소득이다. 해외 ETF의 22% 분리과세 같은 개인 전용 통로도 없다. 앞 절의 두 출구는 법인 장부에서는 닫혀 있다.
둘째, 법인의 돈은 법인의 돈이다. 대표가 쓰려면 급여나 배당으로 꺼내야 하고, 꺼내는 순간 개인 소득세가 다시 걸린다. 배당으로 꺼내는 경우를 계산해 보면, 법인 단계에서 20%를 내고 남은 돈에 배당소득세가 붙는데, 배당이 종합과세 최고 구간에 합산되면 결합 세율은 1 - (1-0.20)×(1-0.495) = 약 59.6%까지 올라간다. 이 수치는 배당세액공제 등 완화 장치를 반영하지 않은 상한 추정이지만, 방향은 분명하다. 법인에 넣고 굴리다 배당으로 빼는 경로의 총 세부담은 개인이 처음부터 직접 굴리는 것보다 무거워질 수 있다.
그래서 법인 운용의 이점은 조건부다. 꺼내지 않는 동안만 성립한다. 법인 안에서 10~20%만 떼이며 복리로 굴리다가 법인의 사업 자금(설비 투자, 공장, 인수)으로 쓰면, 개인으로 우회했을 때의 세금 없이 저율 과세 자금이 그대로 사업에 투입된다. 반대로 생활비나 개인 투자로 정기적으로 꺼낼 계획인 돈을 법인에 넣으면, 낮은 법인세는 착시이고 인출 시점의 이중과세가 진짜 세율이다.
부수적인 걱정 두 개는 확인 결과 과장된 편이다. 법인이 여유자금으로 예금·채권·상장 ETF를 사는 것 자체는 대표에 대한 가지급금과 무관하고(가지급금은 특수관계인에게 빌려준 돈의 문제다), 법인세법의 업무무관자산 열거 목록에도 순수 금융자산은 들어 있지 않다. 다만 후자는 "목록에 없다"는 소극적 확인이며, 본업과 무관한 금융자산이 과도하게 쌓인 법인을 과세 관청이 다른 각도에서 들여다볼 가능성까지 배제하는 근거는 아니다. 이런 경계선 문제야말로 세무사와 함께 그어야 하는 선이다.
어떤 소득은 개인에, 어떤 소득은 법인에
상품 축과 주체 축을 겹치면 배분 원칙이 나온다. 같은 세전 4.5% 수익이 경로별로 세후 얼마가 되는지를 먼저 그림으로 보면 이렇다.
이 격차를 배분 규칙으로 정리한 것이 아래 표다. 전제는 사업소득이 이미 최고세율 구간인 대표, 금융소득이 문턱(2,000만 원)을 넘는 규모다.
| 자금의 성격 | 유리한 주체·상품 | 이유 |
|---|---|---|
| 매매차익형 채권 (저쿠폰 국고채, 직접 보유) | 개인 | 개인만 매매차익 비과세. 법인은 전액 과세 |
| 장기 주식 (가격 상승 위주) | 개인, 해외 상장 ETF | 22% 분리과세로 종결. 종합과세 미합산 |
| 순수 이자형, 인출 계획 없는 재투자 자금 | 법인 유보 | 법인세 10~20% vs 개인 초과분 49.5% |
| 정기적으로 꺼내 쓸 돈 | 애초에 개인 | 법인 경유 시 배당 이중과세로 역전 |
| 배당 위주 자산 | 신중히 | 개인은 종합과세 합산. 한시 분리과세 특례는 요건 확인 필요 |
원칙을 한 문장으로 줄이면 이렇다. 비과세·분리과세 통로가 있는 소득(채권 매매차익, 해외 ETF 양도차익)은 개인이 맡고, 통로가 없는 이자형 소득 중 오래 재투자할 것만 법인이 맡는다. 그리고 꺼낼 돈은 처음부터 법인에 넣지 않는다.
반증 조건도 같이 적어 둔다. 이 배분의 전제가 무너지는 경우는 셋이다. 채권 매매차익 과세가 재입법되는 경우(첫 줄이 무효화된다), 배당 관련 세제가 크게 완화되는 경우(법인 인출 경로의 불리함이 줄어든다), 그리고 대표의 사업소득 자체가 높은 구간이 아닌 경우(애초에 종합과세 문턱의 압박이 약해 이 설계의 편익이 작다). 세 번째는 남의 설계를 그대로 베끼면 안 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 표는 세율 구조에서 유도된 방향이지 개인별 처방이 아니고, 실행 단계의 수치 검증은 세무사의 일이다.
이제 재료가 다 모였다. 금리의 원리(1~2편), 빚의 관리(3~4편), 자금의 구간(5편), 목표의 재정의(6편), 피할 것들(7~8편), 세금 축(9편). 마지막 편에서 이걸 하나의 설계도로 조립한다. 대상은 글쓴이 본인의 실제 상황, 신공장 이전을 앞둔 사장의 재무다.
참고 자료
- 채권 매매차익 비과세 원리·저쿠폰채 구조 (전국투자자교육협의회 절세가이드) https://www.kcie.or.kr/mobile/guide/23/30/web_view?series_idx=&content_idx=1248
- 채권형 ETF는 자본차익에도 과세 — 이데일리 마켓인
- 금융투자소득세 폐지 (2024-12-10 국회 통과) 경과 https://m.kbcapital.co.kr/aboutus/cmpgdnc/finLifeDtl.kbc?blbdSeqno=108256
- 2026년 세법 개정안 정리 — 김·장 법률사무소
- 금융소득종합과세 구조 https://kbthink.com/tax-guide/tax-financial-income.html
- 국내·해외 상장 ETF 과세 비교 https://kbthink.com/etf/etf-tax.html
- 법인세율 (2026년 이후) — 국세청 https://www.nts.go.kr/nts/cm/cntnts/cntntsView.do?cntntsId=7746&mi=2372
- 업무무관 가지급금은 특수관계인 대여금만 해당 — 일간NTN
- 법인세법 시행령 제53조 (업무무관자산 범위) https://www.law.go.kr/법령/법인세법%20시행령/제53조
- 생산적금융 ISA 신설 정부안 (2026-08-03) — 헤럴드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