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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 · 돌봄의 값 · 3편 / 15편

조리원 2주 1,700만 원은 돌봄의 값이 아니다

건수는 줄고 단가는 오르는 시장에서 프리미엄이 실제로 어디로 흐르는지 따라갔다

홍정현·2026.08.15
10분 읽기

출산 준비에서 가장 먼저 알아보게 되는 것이 조리원이다. 가격표부터 연다.

보건복지부가 집계한 2025년 하반기 전국 산후조리원 현황에 2주 기준 요금이 실려 있다. 일반실 460개소 평균 372만 원, 특실 358개소 평균 543만 원. 여기까지는 들어 본 범위였다. 다음 줄부터 폭이 벌어진다. 서울 특실 94개소 평균 810만 원, 강남 특실 17개소 평균 1,732만 원, 전국 최고가 5,040만 원.

구분2주 요금집계 개소
전국 일반실 평균372만 원460
전국 특실 평균543만 원358
서울 특실 평균810만 원94
강남 특실 평균1,732만 원17
전국 최고가5,040만 원1
공공 조리원 평균175만 원21곳 안팎

요금은 2025년 하반기 보건복지부 현황 기준이고, 공공 조리원 평균만 2024년 6월 기준이다.

같은 나라의 같은 2주가 175만 원이기도 하고 5,040만 원이기도 하다. 스물아홉 배 차이다. 자동차 정비 단가표를 오래 들여다본 사람 눈에는 이 정도 분산이 정상 시장의 모양으로 보이지 않는다.

실제로 산모들이 낸 돈은 이 표보다 낮다. 2024년 보건복지부 산후조리 실태조사에서 조리원 평균 지출은 286.5만 원, 평균 이용 기간은 12.6일이었다. 표에 적힌 것은 정가고, 실태조사에 적힌 것은 지불액이다. 두 숫자의 간격이 이 시장의 성격을 말한다. 정가는 위로 벌어지고 다수는 아래쪽에 몰려 있다.

이 글은 1,700만 원이 비싸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그 돈이 어디로 가는지에 대한 이야기다.

이용률은 오르는데 선호는 왜 내려가는가

조리원은 더 많이 쓰이면서 덜 선호되는 상품이 됐다. 공정거래위원회가 2025년 9월 약관 시정을 발표하며 함께 낸 자료를 경향신문이 정리한 바로는, 산후조리원 이용률은 2018년 75.1%에서 2023년 85.5%로 올랐고 같은 기간 조리원을 산후조리 선호 장소로 꼽은 비율은 75.9%에서 70.9%로 내렸다.

두 곡선이 반대로 움직인다는 것은 선택이 아니라 배치의 문제라는 뜻이다. 쓰는 사람이 늘어난 이유가 그 상품이 좋아져서가 아니다.

대체 경로가 좁다. 조리원 수는 2016년 617개에서 2025년 6월 466개로 줄었고, 그중 공공은 스무 곳 남짓이다. 공공 조리원 평균 요금 175만 원은 민간 일반실의 절반 수준인데, 서대문구와 포천의 추첨 경쟁률이 9대 1에서 10대 1로 보도됐다. 싼 선택지가 없어서가 아니라 싼 선택지의 총량이 작아서 생기는 줄이다.

집에서 조리하는 경로도 열려 있기는 하다. 2024년 실태조사에서 집 산후조리 평균 비용은 125.5만 원이었다. 다만 이 경로가 성립하려면 누군가가 2주 동안 밤을 대신 새워야 한다. 비용이 사라지는 게 아니라 가족 안으로 들어간다.

그래서 만족과 불만이 같은 가격대에서 동시에 나온다. 조리원 3주에 총 3천만 원을 쓴 이용자가 남긴 후기에는 "매일 마사지 받았는데 돈 아까웠어"라는 문장이 있고, 다른 산모는 신생아실 운영과 부딪힌 경험을 이렇게 적었다. "내가 모유수유를 하고 모자동실을 하는 게 이 조리원 시스템을 거스르는구나."

불만의 내용이 시설이 아니라 운영 방식이라는 점이 중요하다. 값은 방과 식단에 매겨져 있는데, 만족은 사람이 아기를 어떻게 다루느냐에서 갈린다.

총매출을 유지하는 산식

출생아가 줄어드는 동안 조리원 업계의 총매출은 줄지 않았다. 이용 건수 감소를 건당 단가 인상으로 상쇄했기 때문이다. 하나금융연구소가 2022년부터 2024년까지 카드 결제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가 이 산식을 그대로 보여준다.

지표연평균 변화
가맹점 수-4.0%
승인 건수-16.8%
건당 승인금액+23.6%
승인 총액+2.9%

건수가 해마다 16.8%씩 빠지는데 총액은 2.9% 늘었다. 남은 손님에게 더 받아서 맞춘 것이다.

정비업에서도 같은 계산을 본다. 입고 대수가 줄면 객단가를 올려서 월 매출을 지킨다. 차이는 소비자가 그 인상을 언제 알아채느냐다. 정비는 매년 오고, 조리원은 평생 한두 번 온다. 반복 구매가 없는 시장에서는 작년 가격을 기억하는 소비자가 없다. 가격 저항이 축적되지 않는다.

인상 속도는 실태조사에서도 확인된다. 조리원 평균 지출은 2021년 243.1만 원에서 2024년 조사 기준 286.5만 원으로 3년 새 17.8% 올랐다. 같은 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크게 웃도는 구간이다.

여기서 나오는 오해 하나를 정리해 둔다. 단가 인상이 곧 폭리는 아니다. 공개된 재무를 보면 프리미엄 조리원의 영업이익률은 한 자릿수에서 십몇 퍼센트 사이다. 트리니티산후조리원은 2024년 매출 약 58억 원에 영업이익 8억 원으로 13.8% 수준이고, 강남의 헤리티지산후조리원은 매출 92억 9천만 원에 영업이익 8억 원으로 8.6% 수준이다. 부동산 임차료와 시설 유지비가 큰 사업에서 나올 만한 숫자다.

그러니 질문을 바꿔야 한다. 사업자가 얼마를 남기느냐가 아니라, 남기고 남은 돈이 어느 항목으로 배분되느냐다.

1,700만 원은 누구에게 흐르는가

강남 특실 요금과 그 방의 아기를 실제로 안는 사람의 임금 사이에는 확인 가능한 연동이 없다. 2025년에서 2026년 사이 올라온 산후조리원 채용공고를 표본으로 보면, 신생아실 간호조무사 월급은 200만 원에서 230만 원 사이고 간호사 연봉은 3,200만 원에서 3,897만 원 사이다.

항목금액기준
강남 특실 2주 요금1,732만 원2025년 하반기 보건복지부 현황, 17개소 평균
전국 일반실 2주 요금372만 원같은 자료, 460개소 평균
신생아실 간호조무사 월급200만~230만 원2025~2026년 채용공고 표본
신생아실 간호사 연봉3,200만~3,897만 원같은 표본

요금은 지역과 등급에 따라 다섯 배 가까이 벌어지는데, 임금 표본은 그만큼 벌어지지 않는다. 간호사 면허는 취업의 문턱이지 보상의 프리미엄이 아니다.

인건비 자체가 작은 항목은 아니다. 헤리티지산후조리원의 직원 수 54명과 평균 연봉 5,975만 원으로 역산하면 인건비는 약 32억 원, 매출의 35% 수준이 나온다. 조리원 원가에서 가장 큰 덩어리는 여전히 사람이다. 그런데 그 덩어리는 요금표를 따라 올라가지 않는다. 특실 요금이 1년 새 4.4% 오르는 동안 신생아실 3교대 인력의 시세가 같은 비율로 움직였다는 근거는 어디에도 없다.

제도가 이 간격을 열어 둔다. 모자보건법 시행규칙 별표3은 간호사 정원을 1일 평균 입원 영유아 수를 7로 나눈 수로 정하고, 그 정원의 30%까지 간호조무사로 대체하도록 허용한다. 아기 수가 정해지면 사람 수의 하한이 자동으로 정해지고, 그 하한 위로 더 배치할 유인은 요금에서 나오지 않는다. 특실 값을 올리는 것은 방 크기, 마사지 횟수, 식단, 로비의 재질이다. 전부 한 번 투자하면 매달 사람을 더 쓰지 않아도 유지되는 항목이다.

그래서 프리미엄 조리원의 이익률이 8%대라는 사실과 신생아실 임금이 최저임금 부근이라는 사실은 모순되지 않는다. 프리미엄은 공간과 부가상품의 값으로 들어갔고, 돌봄의 실행자는 그 계산식에 변수로 들어 있지 않다.

소비자가 확인할 수 있는 것

가격은 소비자가 통제할 수 없고, 계약서와 신생아실 지표는 통제할 수 있다. 이 시장에서 소비자가 쓸 수 있는 지렛대는 그 두 개뿐이다.

계약서 쪽부터 보면 상태가 좋지 않았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025년 9월 24일 전국 52개 산후조리원의 불공정 약관을 시정했다. 부정적인 이용 후기를 올리면 이용요금의 30%를 위약금으로 물리는 조항이 있었고, 감염 사고의 배상 책임을 사업자가 지지 않도록 한 면책 조항은 점검 대상의 71%에서 나왔다. 후기가 계약으로 통제돼 왔다는 뜻이므로, 2025년 9월 이전에 쌓인 공개 후기는 긍정 쪽으로 기울어 있다고 보고 읽는 편이 안전하다.

분쟁이 생겼을 때의 회수율도 낮다. 국민일보가 집계한 6년치 산후조리원 민원은 2,253건이었고 그중 피해가 구제된 비율은 8.7%였다.

감염은 확률의 문제가 아니라 추세의 문제다. 산후조리원 내 신생아 RSV 감염은 질병관리청 자료 기준 2022년 71건에서 2024년 103건으로 45% 늘었다. 생후 한 달 미만 아기에게는 병실 하나의 관리 수준이 곧 결과다.

투어에서 확인할 것은 로비가 아니다. 커뮤니티에서 몇 년에 걸쳐 정리된 판별 기준은 세 가지로 수렴한다.

확인 항목왜 보는가어떻게 묻는가
신생아실 간호 인력 1인당 아기 수법정 하한은 간호사 1명당 영유아 7명이고, 커뮤니티 통용 기준은 5명 이하낮 기준이 아니라 야간 근무번 기준으로 묻는다
소아과 회진 주기이상 징후를 누가 언제 판단하는지가 갈린다주 몇 회인지, 상주인지 방문인지
모자동실과 모유수유 협조운영 규칙과 부딪히면 조기 퇴소로 이어진다밤중 수유를 원할 때 실제 절차가 어떻게 되는지
감염 관련 배상 조항2025년 시정 대상이었던 면책 문구가 남아 있는지계약서 원문에서 배상 책임 조항을 직접 읽는다
후기 제한과 위약금 조항같은 시정 대상해지 시점별 위약금 비율을 표로 받아 둔다

단가표만 놓고 확인되는 사실이 하나 있다. 요금표가 다섯 배 벌어지는 동안 그 방에서 밤을 새우는 사람의 급여표는 거의 그대로였다.

프리미엄화는 줄어드는 건수 위에서 매출을 지키는 방정식이다. 그 방정식은 잘 작동하고 있다. 다만 해 안에 돌보는 사람의 값은 들어 있지 않다.

참고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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