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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품상 — 견적의 70%를 만드는 그림자

견적사가 부품상과 매일 거래하는 다섯 종류의 부품·다섯 종류의 부품상

홍정현·2026.05.01
10분 읽기

이 글은 《공업사 견적사》 시리즈 7편이다. 3편에서 본 부품대 71%의 안쪽 — 부품상이라는 그림자 — 으로 들어간다.

정비공장은 부품을 제조사에서 사지 않는다

운산자동차의 G63 견적 1180만 원 중 부품대가 838만 원이다. 비율은 71%. 이 부품을 운산이 메르세데스-벤츠 본사에서 직접 산 게 아니다. 부품상을 거쳤다.

한국에서 정비공장이 자동차 부품을 제조사에서 직접 매입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제조사는 부품 도매업을 통해 공급한다. 정비공장은 부품상에 발주를 넣고, 부품상이 부품을 운반·납품한다.

이 부품상이라는 자리가 정비공장 운영의 큰 한 부분이다. 단가·납기·결제·클레임이 모두 이 관계에서 결정된다. 그러나 견적서 표면에는 부품상의 이름이 드러나지 않는다. 부품 코드만 적힌다(자동차관리법 시행규칙 제89호의2 양식 — A·B·C·D·F).

이 글은 그 그림자의 안쪽을 본다.

부품의 다섯 종류

법정 부품 구분은 다섯 가지다.

코드종류가격대 (신품 대비)어디서 받는가
A자동차 제작사 신품 (OEM)100%정품 대리점
B재제조품30~60%재제조 부품 공장
C중고품 (재생품 포함)20~40%중고 부품상 (해체장)
D인증대체부품60~80%인증대체부품 공급사
F수입부품별도수입 부품상 (병행 수입·정식)

운산 G63 견적은 모든 부품이 F다. 메르세데스-벤츠 정품을 별도 수입 경로로 받았다는 의미다. 본네트 195만 원, 앞유리 282만 원, 휀다 90만 원, 썬루프 커버 222만 원. 한 부품의 단가가 일반 차량의 견적 한 건보다 비싸다.

만약 같은 차량이 국산이었다면 부품 코드가 A·D·B·C로 다양하게 갈렸을 것이다. 차주의 예산·잔존가·보증 영향에 따라 견적사가 코드를 결정한다.

부품상의 다섯 종류

부품의 종류만큼 부품상도 갈래가 다양하다.

정품 대리점 (OEM 공식) — 제조사 공식 채널. A 코드 부품을 다룬다. 가격이 가장 비싸고 보증이 가장 확실하다. 신차 보증 기간 내 차량은 정품 대리점에서 받는 게 안전하다. 거래 시 결제 조건이 보수적이고 외상 한도가 작은 편이다.

인증대체부품 공급사 — D 코드 부품을 다룬다. 정부가 인증한 비OEM 신품이다. 단가가 OEM의 60~80%로 합리적이다. 일부 부재(외판·범퍼·헤드램프 등)에 한해 인증된다. 정비공장이 비용 절감을 원할 때 첫 카드로 쓴다.

재제조 부품 공장 — B 코드 부품을 다룬다. 중고 부품을 분해·재조립한 것이다. 가격은 신품의 30~60%. 차량 보증 기간 외·차령 5년 이상 차량에 자주 쓴다.

중고 부품상 (해체장) — C 코드 부품을 다룬다. 폐차장에서 해체한 부품이다. 단가가 가장 낮지만 보증이 거의 없다. 안전·강성 부재(에어백·구조 부재·헤드램프 일부)는 중고 사용이 권장되지 않는다.

수입 부품상 — F 코드 부품을 다룬다. 병행 수입과 정식 수입 두 종류가 있다. 메르세데스·BMW·포르쉐 같은 수입차 사고 시 거의 필수다. 단가가 변동이 크고 납기가 정품 대리점보다 길 수 있다.

여기에 도장 재료상과 공구·소모재상이 별도로 거래선에 들어간다. 페인트·서피서·퍼티·사포·테이프·마스킹 등은 정기 거래로 안정적이다.

운산자동차가 거래하는 부품상은 5~10곳 사이다. 너무 적으면 단가 비교가 안 되고 너무 많으면 결제·관리 부담이 커진다. 차종·작업·견적 상황에 따라 발주처를 다르게 잡는다.

견적 받는 흐름 — 차량 정보가 정확해야 한다

부품 견적은 정확한 정보로 정확한 부품상에 요청해야 한다. 잘못된 부품을 받으면 작업 지연·반품·추가 비용이 한 번에 터진다.

견적 요청 시 부품상에 보내야 할 정보는 다음과 같다.

1. 차량 모델·연식·트림
2. 옵션 (가능하면 출고 옵션 코드)
3. 색상 코드 (도장 부품 시)
4. VIN (가장 정확)
5. 부품명·OEM 부품번호 (알면)
6. 수량
7. 사용 기한 (당일·내일·익주)

VIN(차대번호)이 가장 정확하다. 같은 모델·연식이어도 옵션·트림·생산 라인에 따라 부품이 다르다. VIN을 보면 부품상이 정확한 부품을 매칭할 수 있다.

운산 표준 부품 견적 요청 카톡 양식이 있다. 일자·차량·색상 코드·필요 부품·시점·결제 조건을 한 메시지에 정리한 양식이다. 이 양식을 쓰면 부품상 응답 시간이 단축된다. 양식이 없으면 부품상이 추가 정보를 다시 묻고, 그 사이에 시간이 흐른다.

견적은 최소 2~3곳에서 받는다. 한 곳만 받으면 단가 비교가 안 되고, 너무 많이 받으면 부품상 관계가 손상된다.

마진 구조 — 단가의 안쪽

부품대 안에는 매입가와 마진이 들어 있다.

청구가 = 매입가 × (1 + 마진율) + (도장재료비 등)

마진율은 통상 다음과 같다.

채널마진율
보험수리10~15% (보험사 협의로 제한)
일반수리15~25%
외상 거래 시+2~5% (자금 부담 반영)

이 마진은 단순 수익이 아니다. 다음 비용을 커버한다.

  1. 부품 보관·운반 비용 — 부품상이 직접 가져오지 않으면 직원 차량으로 픽업해야 한다.
  2. 부품 클레임 위험 — 하자·불량·오배송 처리 시간과 비용.
  3. 결제 자금 부담 — 외상 거래 시 운산이 자금을 미리 풀어 둬야 한다.
  4. 부품상 관리 시간 — 견적 받기·비교·발주·결제·관계 유지.

이 비용을 마진으로 커버하지 못하면 운산은 부품 거래에서 손해를 본다. 그래서 부품 코드 다운(F→A→D→C)으로 단가를 낮추면 마진이 줄어들면서 동시에 클레임 위험·관리 부담은 그대로 남는다. 단순히 단가를 깎는 것이 운산 입장에서 항상 좋은 게 아니다.

부품 코드 다운 — 협상 카드의 정치학

견적 협상에서 부품 코드 다운이 자주 쓰인다. 차주가 "예산 부족"이라고 하면 견적사가 코드를 한 단계 다운한다.

다운 경로단가 변화품질·잔존가 영향
F → A약 0~30% 다운거의 없음
A → D약 20~40% 다운거의 없음 (인증대체는 OEM 호환 인증)
A → B (재제조)약 40~70% 다운보증·잔존가 영향
A → C (중고)약 60~80% 다운보증 거의 없음·잔존가 영향 큼

운산 표준은 코드 다운 시 차주의 카톡 동의를 받는 것이다. 동의 없는 코드 다운으로 인한 클레임은 운산 책임. 동의 있으면 면책. 동의 카톡 한 줄이 운산 자산이다.

보험수리에서는 코드 다운이 손해사정사·차주의 동시 동의가 필요하다. 손사가 "F가 아니라 D로 충분하다"고 주장하면 견적사가 인증대체부품 미존재 또는 품질 영향을 자료로 방어한다. 받아들여지면 코드를 유지한다.

결제 조건 — 외상이 표준이다

부품상 결제 조건은 다음 중 하나다.

조건의미
현금 (당일 결제)가장 좋은 단가 가능
외상 (월 마감)매월 마감 후 결제 (보통 30·45·60일)
어음약속된 날짜 후 결제 (오래된 관계에서)

운산은 통상 외상 거래가 표준이다. 자금 흐름을 위해 신규 부품상은 첫 13개월 현금 거래 후 외상 전환이 안전하다. 거래 6개월1년 후 결제 신용이 쌓이면 부품상이 외상 한도를 자동 확대해 준다.

외상 한도는 부품상마다 다르다. 한도 초과하면 추가 발주가 거절된다. 운산은 부품상별 외상 잔액을 매주 점검한다. 매월 결제 마감일에 정확히 송금한다. 단 하루도 늦지 않는 게 운산 표준이다. 결제 신용이 부품상 단가 협상의 기반이고, 외상 한도 확대의 근거다.

부품 클레임 — 가맞춤 단계가 핵심이다

부품에 하자가 있는 경우 운산이 즉시 발견하고 통보해야 한다. 작업 시작 전 가맞춤(test fit) 단계에서 발견하는 게 가장 좋다.

가맞춤은 부품 도착 후 차량에 임시로 붙여 보는 작업이다. 정확히 맞으면 작업 시작. 안 맞으면 부품상 반품·재발주. 이 단계를 빠뜨리면 작업 중간에 부품이 안 맞아 작업 지연·차량 출고 지연이 한 번에 터진다.

클레임 책임은 다음과 같이 갈린다.

사유책임
부품상 오배송부품상 — 운송비·시간 손실 모두
부품 자체 하자부품상 또는 제조사 보증
운산 발주 정보 부정확운산 — 재발주
운산 검수 누락 (가맞춤 안 함)운산 — 작업 후 발견 시 책임 큼

검수 단계를 운산이 표준대로 따르면 운산 책임 영역이 줄어든다. 클레임 시 사진·근거로 즉시 부품상에 통보. 감정 없이 사실관계로 협의. 부품상도 사람이라 감정 협의가 통할 때가 있지만, 장기 관계를 위해 운산은 감정 협의를 안 한다.

한 줄 — 부품상 관계는 운산 자산이다

부품상은 한 번 거래로 끝나지 않는다. 장기 관계가 운산 자산이다. 결제 신용을 쌓고, 외상 한도를 확대하고, 단가 협상에서 우위를 잡는 것이 매년 운산의 영업이익에 영향을 미친다.

견적사가 부품상과 어떤 관계를 만들어 두느냐가 정비공장 매출의 한 부분을 결정한다. 그래서 견적사 한 명이 떠날 때, 그가 만들어 둔 부품상 관계도 같이 흔들린다. 운산이 1편에서 본 견적사 부재 사건의 한 부분은 부품상 거래 채널이 견적사 개인 카톡에 가 있던 점이었다. 회사 명의 거래로 정리하는 게 첫 보호 조치였다.

다음 편은 분쟁 영역으로 간다. 사진과 카톡이 운산을 방어하는 방식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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