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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경영공업사 사장이 본 자동차 보험 생태계 · 14편 / 34편

대물 담당자의 KPI — 모든 긴장의 원인

수리비 억제와 민원 최소화 사이에서 하루를 보내는 사람

홍정현·2024.04.01
11분 읽기

이 글은 《공업사 사장이 본 자동차 보험 생태계》 시리즈 14편이자 Part 3 "공업사와 보험사 관계의 뼈대"의 마지막 글이다. 다음 편부터 Part 4 "주변 이해관계자의 질서"가 시작된다.

오후 두 시의 전화

오후 두 시. 공업사 사장 휴대폰이 울린다. 이름 석 자와 "대물" 세 글자가 뜬다. 사장은 리프트 옆 공간으로 가서 전화를 받는다.

"사장님, 이 쏘렌토 좌측 도어 스킨 교환으로 올리셨는데 이거 판금으로 갑시다." "아니, 이거 찌그러짐이 U자형이어서 판금하면 흔적 남아요." "다른 건에서도 비슷한 케이스 판금 처리 잘 됐어요. 한번 더 보세요." "과장님도 현장 한번 오세요. 도어 안쪽 라인도 돌아가 있어요." "…사진 몇 장 더 보내주세요. 오늘 안에 볼게요."

통화 길이 3분. 이 3분이 공업사 사장의 하루에서 가장 긴장이 응축되는 시간이다. 전화 건너편의 사람은 대체 어떤 압력 속에서 일하고 있는가. 이 글은 그 책상을 들여다본다.

대물 담당자가 받는 두 축의 KPI

대물 담당자는 보험사에서 대물보상 부서에 속한다. 차량 파손(대물)을 평가하고 지급을 결정하는 직원이다. 이 사람의 성과는 본질적으로 두 축으로 측정된다.

1. 수리비 억제

담당자가 처리한 사고 건당 평균 수리비, 그리고 표준 대비 인상률이 핵심 지표다. 동종 차종·동종 부위의 평균 수리비를 기준으로 담당자가 얼마나 효율적으로 처리했는지 측정한다. 억제가 잘 되면 손해율 개선 → 본부 성과 기여. 반대로 평균보다 높게 나가면 "이 담당자 물러 보인다"는 평가가 따라붙는다.

2. 민원 최소화

담당자가 처리한 사고에서 고객(가입자)이 금감원·소비자원·언론·청와대 국민신문고 등에 민원을 제기한 건수. 이 지표는 건수 자체가 작아도 하나가 올라가면 점수가 크게 깎인다. 담당자 입장에서는 "한 명의 강한 민원 = 그 분기 수치 리셋"의 구조다.

이 두 축은 구조적으로 충돌한다. 수리비를 억제하려면 견적을 깎아야 하고, 견적을 깎으면 공업사 항의가 올라오고, 공업사 항의는 고객 민원으로 번지기 쉽다. 반대로 민원을 피하려면 견적을 풀어줘야 하고, 풀어주면 손해율이 올라간다. 담당자는 이 두 축 사이에서 매 건마다 균형점을 찾아야 한다.

담당자의 하루

대물 담당자의 하루 리듬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회사·지역별로 편차는 있지만 큰 틀은 비슷하다.

시간대업무
09:00~09:30밤사이 배정 건 확인. 당일 배정량은 회사·지역에 따라 10~40건 수준
09:30~11:30급한 건 견적 검토, 공업사·고객 전화 응대
11:30~13:00점심, 현장 방문 이동(고가·복잡 건)
13:00~15:30현장 방문 또는 사무실에서 견적 협의
15:30~17:00청구서 결재, 지급 처리
17:00~18:00다음날 배정 건 사전 확인, 내부 보고

하루 동안 담당자가 전화·문자·메일로 접촉하는 공업사는 1030곳에 이른다. 한 공업사와의 통화는 평균 25분. 이 중에서 견적 협의가 길어지는 건은 1020분 걸린다. 담당자의 시간 배분에서 가장 큰 변수는 고가·복잡 건 — 한 건에 23시간이 걸리면 그날의 다른 건들이 전부 밀린다.

공업사 사장이 담당자와 매일 통화하는 상황에서 기억할 포인트. 담당자는 한 공업사만 상대하는 게 아니다. 당신 공업사에서 하루 3건을 협의한다면, 담당자는 그날 20~30건의 협의 중 3건을 당신과 한 것이다. 담당자 입장에서 공업사 하나하나는 통계적으로 배분된 건수의 조각이다. 이 관점을 이해하면 협의 톤이 달라진다.

담당자 위의 조직 — KPI가 어떻게 다른가

담당자 한 사람의 평가가 전부가 아니다. 그 위에는 보상과장, 지점장, 지역본부장, 본사 보상담당 임원이 줄을 선다. 각 층의 KPI가 다르고, 그 차이가 실제 결재 경로에 영향을 준다.

보상과장 — 과장은 자기 팀(담당자 여러 명) 합산 성과를 책임진다. 팀 합산 손해율, 팀 민원 건수, 팀 재작업률, 팀 내 업무 배분의 효율성이 핵심 지표다. 과장 레벨에서는 팀 전체 수치가 우선이므로 개별 건의 재량을 담당자에게 어느 정도 맡겨준다. 단, 고가 건·민감 건·반복 민원 건은 과장이 직접 결재하거나 담당자와 동행 협의한다.

지점장 — 지점 전체의 성과를 본다. 자동차보험뿐 아니라 장기·일반까지 포함한 지점 종합 수치, 영업·보상·운영의 밸런스가 지표다. 지점장 레벨에서 대물 건에 관여하는 경우는 드물지만, 대형 사고·언론 민감 사고·VIP 고객 건에서는 직접 움직인다. 공업사 사장 입장에서 지점장 전화를 받는 일은 흔치 않지만, 받았다면 이미 그 건은 평소 레벨을 넘어간 건이다.

지역본부장 — 지역 단위의 손해율, 자원 배분(인력·예산·네트워크), 지점별 성과 분포 관리, 지역 내 대형 공업사와의 관계 관리가 담당 영역이다. 본부장 레벨은 일반 공업사 사장과 일상 접촉은 없지만, 지정 계약 갱신, 네트워크 전략, 대형 분쟁 조정에서는 배후에 있다.

본사 보상담당 임원 — 전국 손해율, 사업비율, 합산비율을 월 단위로 본다. 여기서 나오는 숫자가 다음 분기·다음 연도의 공임표·부품 인정 기준·협력업체 전략을 결정한다. 개별 공업사와는 완전히 분리되어 있지만, 당신 공업사의 단가와 심사 강도는 결국 이 사람들의 판단에서 시작된다.

정리하면 조직의 KPI는 아래로 내려올수록 구체(건 단위)가 되고 위로 올라갈수록 추상(합산 지표·전략)이 된다. 공업사 사장이 협의해야 할 상대는 보통 담당자~과장 레벨이다. 그 위로 문제가 커지는 건은 공업사에도 부담이 크다.

평가 시점의 리듬

담당자의 평가는 대체로 분기·반기·연간 주기로 이뤄진다. 평가 직전 시점에 담당자의 협의 톤이 달라지는 것을 공업사 사장들이 현장에서 느낀다. 대략적인 패턴.

연말(11~12월) — 연간 수치를 맞추려는 압력이 가장 강하다. 수리비 억제 드라이브가 걸린다. 견적이 더 깐깐해지고 재검토가 많아진다.

연초(1~2월) — 새해 수치가 리셋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부드러워진다. 새해 계획 세팅 시기.

분기말(3·6·9·12월) — 분기 마감 압력으로 약하게 연말 패턴이 반복된다.

평가 직후 시즌 — 담당자가 성과에 따라 인사 이동이 있는 경우, 직후에는 담당 공백이 생긴다. 대체 담당자가 임시 관리하는 건이 많아지면서 협의 속도가 느려진다.

이 리듬을 알면 공업사 사장은 연말 견적은 더 치밀하게 작성하고, 분기말 협의는 좀 더 문서화하고, 연초 배정 건은 관계 리셋 기회로 활용할 수 있다. 담당자 개인의 사정이 아니라 조직의 리듬이다.

담당자의 재량 범위

담당자가 스스로 결재할 수 있는 범위는 회사·지점·개인 경력에 따라 다르다. 대체로 이렇다.

  • 건당 금액 소액(예: 100만 원 이하): 담당자 단독 결재
  • 중액(100~500만 원): 담당자 결재 + 과장 확인
  • 고액(500만 원 이상): 과장 결재 필요
  • 대형(1,000만 원 이상): 과장 + 지점장 또는 본사 검토
  • 특수 상황(보험사기 의심, 언론 노출, 대형 사망 사고 등): 본사 라인으로 즉시 이관

공업사 사장이 "담당자가 너무 까다롭다"고 느낄 때는 보통 두 가지다. 담당자 개인의 성향이거나, 그 건이 담당자 재량 한계를 넘어서 위 라인의 압력을 받고 있거나. 후자라면 담당자 탓해도 소용없다. 위로 올라가는 결재 경로를 기록으로 남기는 수밖에 없다.

담당자 교체 시의 신호

공업사 거래에서 담당자 교체는 주기적으로 찾아온다. 인사 이동, 팀 개편, 담당 지역 조정, 개인 이직 등의 이유다. 이때 공업사가 겪는 상황.

협의 이력의 리셋 — 이전 담당자와 쌓아둔 암묵적 합의가 사라진다. "이 공업사는 이런 스타일이다"라는 이해가 사라지고 처음부터 다시 시작한다.

단가·협의 기준의 변동 — 같은 지정 공업사여도 담당자 기준으로 해석이 달라질 수 있다. 동일 작업이 더 까다롭게 처리되는 기간이 생긴다.

초반 3~6개월의 조정기 — 신규 담당자는 초반에 수치를 맞추려 하기 때문에 평균보다 깐깐한 경향이 있다. 이 시기에는 사진·문서 증빙을 평소보다 더 꼼꼼하게 쌓아두는 편이 낫다.

장기적으로는 다시 정상화 — 수개월이 지나면 담당자도 지역 공업사들의 패턴을 파악하고, 합리적인 협의 톤이 자리잡는다.

교체 시점을 공업사가 미리 아는 경우는 드물다. 대체로 "담당자 바뀌었습니다"라는 문자 한 줄로 알게 된다. 이 때 공업사가 할 수 있는 정공법은 하나다. 인수인계가 공업사 쪽에서 가능하도록 데이터를 구조화해두는 것.

공업사 사장이 담당자와 장기 관계를 쌓는 정공법

담당자는 바뀌어도 공업사 이름은 남는다. 담당자 개인과 친분을 쌓는 방식은 수명이 짧고(담당자가 바뀌면 리셋) 법적으로도 경계가 있다(청탁금지법, 내부 통제). 정공법은 공업사 자체가 "믿을 만한 거래처"로 기록에 남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다.

정공법 1 — 증빙 품질 — 사고번호별로 입고·분해·수리·완료의 사진과 기록이 정리된 폴더가 즉시 제공되는 공업사는 어느 담당자가 와도 신뢰한다. 분쟁이 나도 문서로 방어할 수 있고, 담당자 입장에서도 "이 공업사는 증빙이 깔끔하다"는 인식이 따라붙는다.

정공법 2 — 청구 패턴의 일관성 — 건당 평균 금액, 부품 등급 분포, 재작업률 같은 지표가 년도별로 안정적인 공업사는 자동 심사 한도가 자연스럽게 높아진다. 갑자기 평균이 튀거나 재작업이 몰리면 자동 심사가 수동 심사로 바뀐다.

정공법 3 — 컴플라이언스 기록 — 세금, 4대보험, 환경·안전, 민원 이력이 깨끗한 공업사는 담당자가 교체될 때마다 "이 공업사는 문제 없음" 표시가 인수인계된다. 담당자 개인의 판단이 아니라 회사 시스템의 분류다.

정공법 4 — 민원 제로 또는 즉시 해결 — 고객이 불만이 있을 때 공업사가 선제적으로 해결하는 패턴이 기록되면, 담당자 입장에서 이 공업사는 "민원 리스크 없는 파트너"가 된다. 이 평판은 데이터로 회사에 남기 때문에 담당자 바뀌어도 이어진다.

정공법 5 — 투명한 협의 기록 — 모든 협의는 문자·카톡·메일 중 하나로 근거가 남도록 한다. 구두 합의는 피하거나, 구두 합의 직후 "이렇게 합의한 것으로 이해했습니다"라는 요약 문자를 보낸다. 이 기록이 나중에 공업사를 지켜준다.

이 다섯 가지를 꾸준히 축적한 공업사는 담당자 개인과의 관계에 의존하지 않는다. 담당자가 누구로 바뀌어도 공업사 자체가 낮은 리스크의 거래처로 분류된다. 이게 10년 이상 버티는 공업사의 공통점이다.

Part 3를 마치며 — 관계의 뼈대

지금까지 네 편에 걸쳐 공업사와 보험사의 관계 뼈대를 봤다. 수리비 청구의 10단계 흐름(11편), 공임의 정치(12편), 우량·협력업체 지정의 3축(13편), 그리고 담당자의 KPI 구조(14편). 이 네 편이 공업사 일상의 절반 이상을 설명한다.

그러나 공업사의 세계는 보험사와의 양자 관계만으로 굴러가지 않는다. 주변에 부품상, 렉카, 렌트카, 병원, 손해사정사, 변호사가 깔려 있다. 이들은 각자 보험사와 별도 관계를 맺고 있고, 공업사와도 별도 관계를 맺고 있다. 이 다자 관계의 질서가 공업사 수익의 나머지 절반을 결정한다.

다음 편부터 Part 4 "주변 이해관계자의 질서"로 넘어간다. 시작은 공업사 자체의 이야기 — 제조사 간판을 달고 있는 공업사와 그렇지 않은 공업사의 차이다. 간판 하나로 무엇이 달라지는지, 그 경계의 구조를 푼다.

시리즈 예고 — 15편: "제조사 간판 공업사 — 블루핸즈·오토큐가 가진 것과 놓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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