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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무·자본
재무·자본 · 건물을 짓는 돈: 국내편 · 28편 / 28편

텅 빈 채 준공된 건물은 PF 만기에 4,000억에 팔렸고, 공실 40%로 다시 팔릴 때는 도심 최고가였다

1979년 지정된 땅에 2011년 선 스테이트타워 남산은 준공 넉 달 뒤 공실 100%였고, 펀드 셋을 거치며 4,000억이 5,886억이 됐다

곰가드·2026.10.04
19분 읽기

이 글은 《건물을 짓는 돈: 국내편》 28편이다. 서울과 국내의 건물 한 채를 잡아 그 돈이 왜 그런 모양인지 본다. 편마다 메커니즘 하나와 건물 하나. 이번 건물은 2011년 남산 자락 회현동에 선 스테이트타워 남산이고, 메커니즘은 준공 뒤 공실의 시간 비용을 누가 내고 그 뒤의 값을 누가 가져가는가다.

2011년 11월의 "유령 빌딩"이 2019년 4월에는 도심 최고가였다

2011년 11월 11일 조선일보는 서울 도심의 빈 사무실을 다루며 교보리얼코 자료를 인용해 이렇게 썼다. "공실률이 100%인 빌딩도 있다. 중구 파인애비뉴 B동, 회현동2가의 스테이트남산 등이 대표적이다." 기사는 그런 건물을 "완공된 지 수개월이 지나도록 건물 전체가 텅빈 '유령 빌딩'"이라 불렀다. 신동아 2011년 11월호는 같은 건물을 두고 "완공 두 달 가까이 지난 9월 중순까지 음식점, 카페 등 소매점포를 제외하면 대다수 사무실이 텅 비었다"고 적었다. 건축물대장에 따르면 이 건물의 사용승인일은 2011년 7월 20일이다.

7년 5개월 뒤인 2019년 4월, 같은 건물이 5,886억 원에 팔렸다. 머니투데이와 비즈니스포스트에 따르면 3.3㎡당 2,900만 원을 넘겨 당시 도심 오피스 최고가였다. 그런데 그때 이 건물은 다시 비어 있었다. 더벨 2018년 11월 보도에 따르면 3층과 5~11층 8개 층을 쓰던 법무법인 세종이 광화문 디타워로 옮기면서 공실률이 40%가 됐고, 스매치 자료에 따르면 다른 경쟁자들은 대형 공실을 거론하며 임차 정도에 따라 값을 깎는 조건을 냈고, 미래에셋자산운용은 "현 상태 그대로를 인수하는 조건"을 내걸어 우선협상 지위를 얻었다. 같은 해 3월 옆 동네 서울스퀘어는 4만 평에 임대율 97%인 상태로 평당 2,460만 원에 팔렸다. 공실 40%짜리가 임대율 97%짜리보다 평당 18% 비쌌다.

스테이트타워 남산 연표: 1979년 정비구역 지정, 2007년 PF, 2008년 인가, 2011년 사용승인과 공실 100%, 2012년 4,000억 매각, 2014년 5,030억, 2019년 5,886억, 2025년 스타벅스 퇴거

두 장면 사이에 이 편의 질문이 있다. 2011년의 공실은 왜 "유령"이라 불렸고 2019년의 공실은 왜 값을 깎지 못했나. 답은 건물이 아니라 돈의 자리에 있다. 이 건물은 1979년 정비구역으로 지정돼 28년 동안 사업이 되지 않던 땅 위에 시행사가 짓고 자산운용사가 준공 전에 사기로 한 건물이었다. 준공 뒤 공실의 비용을 시행사가 지는 구간은 시공사가 채무를 인수한 PF의 만기 2012년 1월에 매각이 완료되면서 끝났고, 그 뒤 소유권은 외국 자본이 서울 오피스를 한 채도 사지 않던 2012년에 국내 펀드로, 외국 자본이 금융위기 뒤 가장 많이 사던 2014년 4분기에 중동 국부펀드로, 그리고 2019년에 임차인이 지분 투자자로 참여한 국내 펀드로 넘어갔다. 값은 4,000억, 5,030억, 5,886억이었다.

이 시리즈의 목차에는 이 편이 "준공 뒤 공실. 2013년 매각. 리츠"로 적혀 있었다. 조사 결과 셋 중 하나만 맞다. 준공 뒤 공실은 사실이고, 2013년 매각은 없으며, 리츠가 이 건물을 가진 적도 없다. 세 번의 거래가 전부 사모 부동산펀드였고, 2013년에 팔린 것은 같은 펀드가 담고 있던 다른 건물 스테이트타워 광화문이다. 이 글은 쌍용건설의 사업보고서, 건축물대장, 신영에셋의 등기 기준 매매사례표, 한국투자공사의 평가액 공시를 순서대로 놓는다.

28년 걸린 땅을 시행사가 풀었고, 매각 시점은 시공사가 보증한 PF의 만기가 정했다

이 건물의 돈을 1차 자료로 볼 수 있는 창은 시행사가 아니라 시공사의 사업보고서다. 시행사 ㈜벽진씨앤디는 전자공시 대상이 아니다. 쌍용건설이 2012년 3월 30일 제출한 2011년 사업보고서의 채무인수 약정 현황에는 "회현동 2-1지구 오피스, PF 잔액 1,900억, ABCP, 차주 ㈜벽진씨앤디"가 있고, 그 아래 주석에 "2012년 1월 회현2-1지구 오피스 사업은 준공후 매각이 완료되어 ABCP 1,900억 원이 상환 완료되었습니다"라고 적혀 있다. 같은 보고서의 PF 현황 표에는 대출기간이 2007년 4월에서 2012년 1월인 ABCP 1,900억 원과 2011년 3월에서 2012년 1월인 대출 250억 원이 각각 채무인수와 연대보증으로 올라 있다.

항목출처
PF ABCP1,900억 원, 2007-04 ~ 2012-01, 쌍용건설 채무인수쌍용건설 사업보고서 2011
추가 대출250억 원, 2011-03 ~ 2012-01, 연대보증같은 보고서
도급액1,065억 9,700만 원, 계약 2008-12-17, 완공 2011-08-31, 기성 100%, 미청구 0같은 보고서
매각 완료2012년 1월, ABCP 전액 상환같은 보고서
채무보증 공시1,900억 원(자기자본의 47%), 2011-01-25 공시·10월 연장이데일리·이투데이 2011

쌍용건설 2011년 사업보고서의 회현 2-1지구 PF: ABCP 1,900억 채무인수, 대출 250억 연대보증, 도급 1,065.97억, 만기 2012년 1월에 매각 완료

읽히는 것이 셋이다. PF의 기산이 2007년 4월로 사업시행인가보다 14개월 앞선다. 토지 매입과 인허가 단계의 돈이 ABCP로 조달돼 준공까지 그대로 굴러갔다는 뜻으로 읽힌다. 250억 원은 준공 넉 달 전인 2011년 3월에 후순위 대출로 새로 붙었다. 그리고 두 대출의 만기가 모두 2012년 1월이고, 그달에 매각이 끝났다. 매각 시점을 정한 것은 시장이 아니라 PF 만기였다. 시공사는 도급 1,065.97억 원을 전액 회수했고 채무인수는 실행되지 않았다.

땅은 1979년 11월 정비구역으로 지정된 뒤 28년 동안 사업이 되지 않았고, 2008년 6월 25일 사업시행인가가 났다. 조합이 아니라 시행사 벽진씨앤디가 땅을 모아 시행하고 쌍용건설이 시공했으며, 시공사가 시행사의 PF 채무를 인수하기로 약정한 것이 그 구조를 떠받쳤다.

건물은 준공 전에 이미 팔려 있었다. 파이낸셜뉴스 2011년 3월 24일 보도는 이 건물을 "벽진씨앤디가 시행을 맡은 스테이트타워를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에서 선매입한 특이한 사례"라고 적었고, 매경이코노미 2010년 8월 기사는 "2008년 초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KREDIT펀드가 인수계약을 체결"했다고 적었다. 사업시행인가보다 앞선 시점이다. 그 펀드는 파이낸셜뉴스와 이데일리 2022년 보도에 따르면 국내 최초의 사모 부동산 블라인드펀드로 5,000억 원 규모였다. 대상을 미리 정하지 않고 돈부터 모은 펀드가, 인가도 나기 전인 건물을 준공 후 사겠다고 약속한 것이다.

그런데 준공은 공실로 맞았다. 정비사업 준공인가는 2011년 6월 15일, 건축물대장의 사용승인일은 7월 20일이다. 신영에셋 2011년 3분기 보고서의 주요 공실 목록에는 "충무로 S타워 66,000㎡"가 올라 있다. 연면적 66,799㎡의 98.8%다. 그해 11월 조선일보가 공실률 100%로 실명 지목했고, 4분기 보고서의 공실은 38,000㎡로 줄었다. 사용승인에서 매매가 완료된 2012년 1월까지 여섯 달 남짓 소유자는 시행사였고, PF 이자와 관리비와 재산세는 시행사 몫이었다. PF 2,150억 원에 연 6~8%를 가정하면 그 이자는 약 70억~90억 원이다. 이것은 추정이다. 실제 발행금리는 확인되지 않는다. 그 뒤 남은 절반의 공실은 펀드가 안았고, 신영에셋 임대차 사례표 기준 2012년 3월 BMW코리아와 법무법인 세종, 5월 한국투자공사가 들어오며 그해 안에 풀렸다. 선매입 계약에 임대율 보증 조항이 있었는지는 확인하지 못했다. 있었다면 그 반년의 손실도 실질적으로 시행사 몫이 된다.

값은 4,000억 원, 평당 1,980만 원이었다. 인베스트조선 2014년 8월 4일 보도에 따르면 "신한BNP운용은 스테이트타워 남산 개발단계부터 참여했다. 2011년 건물이 준공되고 2012년 매입을 마무리 지었다. 당시 매입가는 4000억원"이다. 신영에셋의 2012년 2분기 등기 기준 매매사례표에는 매도자 ㈜벽진씨앤디, 매수자 KREDIT사모부동산투자신탁1, 거래면적 66,452㎡가 적혀 있다. 구분소유 물건이라 일부가 빠져 연면적과 다르다는 각주가 붙어 있다. 매매는 1월에 끝났고 등기는 2분기에 넘어갔다. 그 4,000억 원으로 PF 2,150억 원이 상환됐다. 도급 1,065억 9,700만 원은 준공 시점에 이미 기성 100%로 지급이 끝나 있었고 그 재원도 같은 PF였다. 토지비와 시행 이익은 시행사가 공시 대상이 아니라 알 수 없다. 이 건물에서 "시행사가 얼마 벌었나"는 답할 수 없는 질문이다. 답할 수 있는 것은 시행사가 100% 공실 상태로 PF 만기를 맞아 그 값에 팔았다는 것뿐이다.

스테이트타워 남산 공실률 세 국면: 2011년 11월 100%, 2011년 4분기 38,000㎡, 2012년 BMW·세종·KIC 입주, 2014년 2%, 2019년 세종 이탈로 40%, 2025년 스타벅스 퇴거

용적률 1,000%와 준공 넉 달 뒤 공실 100%는 같은 구조에서 나왔다

이 건물은 도시환경정비사업이고, 사업시행계획인가가 건축허가를 갈음했다. 건축물대장의 허가구분란에는 "도시환경협의(건축허가)"가 찍혀 있고 허가일 2008년 6월 25일은 언론이 보도한 사업시행인가일과 같다. 대장에 따르면 대지 4,676.6㎡ 위에 지상 24층·지하 6층, 높이 107m, 연면적 66,799.07㎡가 섰고 용적률은 999.9%다. 언론이 되풀이한 "대지 2,350㎡"는 이 용적률과 맞지 않는다. 그 값이면 용적률이 1,990%가 된다.

항목출처
대지·건축면적4,676.6㎡ · 2,164.43㎡건축물대장 표제부
연면적66,799.07㎡ (지상 46,762.46 + 지하 20,036.61)같은 대장, 층별개요 35행 합계와 일치
층수·높이지상 24 / 지하 6, 107m같은 대장
건폐율·용적률46.28% · 999.9%같은 대장
허가·착공·사용승인2008-06-25 · 2008-12-16 · 2011-07-20같은 대장
용도지역·지구일반상업지역 · 중심지미관지구 · 환경정비구역대장 지역지구
주차·승강기옥내 자주식 300대 · 승용 12 + 비상용 2같은 대장
시행·시공㈜벽진씨앤디 · 쌍용건설쌍용건설 사업보고서 2011

건축물대장 층별개요: 24층 사무소와 음식점, 15~23층 각 1,989.95㎡, 3~13층 각 1,945.41㎡, 지하 주차 300대

용적률이 1,000%가 된 경위는 2007년 보도에 남아 있다. 매일경제 2007년 8월 22일 기사에 따르면 당초 정비계획은 용적률 780%, 높이 70m, 지상 18층·지하 5층의 업무·판매용 건물이었고, 변경안은 용적률 1,000% 이하, 높이 110m, 지상 24층·지하 6층이며 사유는 "일부 용지 기부채납으로 인한 인센티브"였다. 지어진 것은 그 상한의 99.99%다. 780%였다면 용적률 산정 연면적은 약 36,477㎡였을 것이고 실제는 46,762㎡이니 차이가 약 3,111평이다. 기부채납한 용지가 무엇이고 얼마인지는 고시 원문을 열지 못해 확인하지 못했다. 준공 때 중구가 발표한 공공 관련 항목은 건물 앞 녹지, 회현지하상가 6번 출입구 에스컬레이터, 벽면 LED 미디어아트 셋이다.

정비계획 변경: 용적률 780%에서 1,000% 이하로, 높이 70m에서 110m로, 층수 18층에서 24층으로. 사유는 일부 용지 기부채납 인센티브

그 땅은 1979년 11월 22일 건설부고시 제428호로 정비구역이 된 뒤 28년 동안 사업이 되지 않았다. 중구 고시 제2010-47호에 적힌 연혁에 따르면 1981년 사업계획 결정, 2001년 한 차례와 2006년 두 차례, 모두 세 차례 변경 지정을 거쳤고, 매일경제에 따르면 "토지 소유주 간 이해관계 조정에 어려움을 겪으며 28년 동안이나 사업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았다". 부지에는 서울빌딩 등 저층 오피스·상가·호텔 21개 동이 있었다. 그것을 푼 것은 조합이 아니라 시행사였다. ㈜벽진씨앤디가 땅을 모아 시행을 맡고 쌍용건설이 시공을 맡았으며, 2008년 6월 인가에서 2011년 7월 사용승인까지 3년이 걸렸다. 28년과 3년이다.

회현구역 제2-1지구 연혁: 1979년 지정, 1981년 사업계획, 2001·2006년 변경, 2007년 780에서 1,000%, 2008년 인가, 2011년 사용승인

왜 준공한 건물이 비어 있었나

지을 때 쓸 사람을 정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신영에셋 Offi Scope 2011년 2분기 보고서는 이 건물의 프로필을 "회현2-1지구 재개발 PJT로 자산운용사가 수익 목적으로 준공 전에 매입하였음"이라고 적었다. 같은 분기 준공한 시그니쳐타워도 "장교구역 제6지구 재개발 PJT로 자산운용사가 수익 목적으로 선매입"이었다. 반대편에는 건축주가 직접 쓰는 건물들이 있었다. 같은 보고서 계열에 따르면 페럼타워는 동국제강 사옥으로 바로 채워졌고, LG유플러스타워는 전층 임차로 안착했으며, 2013년 그랑서울은 GS건설이 절반을 쓰며 임대율 60% 이상으로 준공했다. 운용사가 임대 목적으로 선매입한 이 건물과 시그니쳐타워는 각각 100%와 91% 공실로 문을 열었다.

2010~2013년 도심 신축 오피스의 준공 시 상태: 건축주가 쓴 페럼타워·LG유플러스타워·그랑서울은 채워졌고, 운용사가 선매입한 시그니쳐타워·스테이트타워 남산은 비었다

기준선도 같은 기관이 적어 뒀다. 신영에셋 2010년 2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임대시장 안정기에는 신축빌딩의 준공 시 계약률이 70~80% 수준을 넘어서며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했으나", 2010년 3분기에는 "신축빌딩의 준공 시 계약률이 50% 미만을 나타내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이 건물은 준공 넉 달 뒤 소매점포를 뺀 사무실이 전부 비어 있었다. 신동아 2011년 11월호에 따르면 "완공 두 달 가까이 지난 9월 중순까지 음식점, 카페 등 소매점포를 제외하면 대다수 사무실이 텅 비었다". 조선일보 2011년 11월 11일 기사는 교보리얼코 자료를 인용해 이 건물과 파인애비뉴 B동을 공실률 100%인 "유령 빌딩"의 사례로 실명 지목했다.

같은 시기 도심 전체가 비어 있었던 것은 아니다. 신영에셋이 조사하는 서울·분당 880개 가운데 도심 232개 기준 공실률은 2010년 1분기에서 2013년 4분기 사이 판독된 분기에서 3.3~4.9%를 벗어나지 않았고, 프라임 등급만 5.5~9.5%로 두 배였다. 2011년 3분기 프라임 9.5%가 정점이었고 그 분기 이 건물은 통째로 비어 있었다. 같은 분기를 세빌스코리아는 도심 A급 대형빌딩 기준 18.8%로 "오피스빌딩 공실률 조사를 시작한 1997년 3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치"라고 했고, 전국 6층 이상 824동을 실측하는 국토교통부·한국감정원 통계에서 서울은 5.3%였다. 표본이 달라 세로로 비교할 수 없다. 공실은 시장 전체가 아니라 새로 지은 큰 건물 몇 채에 몰려 있었다.

신영에셋 기준 2010~2013년 도심 공실률: 전 등급 평균 3.3~4.9%, 프라임 등급 5.5~9.5%, 2011년 3분기 프라임 9.5% 정점

2011년 3분기 도심 공실률, 기관별: 신영에셋 전 등급 4.4%, 한국감정원 서울 5.3%, 신영에셋 프라임 9.5%, 세빌스 도심 A급 18.8%

시장은 임대료를 안 내리고 무상 기간을 늘리는 방식으로 대응했다. 신영에셋에 따르면 2010년 2분기에 대형 공실을 가진 건물부터 연 1개월 이상 무상임대가 붙었고 이는 월세를 연 8.3% 내리는 효과였다. 조선일보 2011년 11월 기사에 따르면 그해 가을에는 건물주들이 3~6개월 렌트프리를 내세웠고, SK건설은 17개월 무상임차를 보장받고 센터원에 들어갔다. 이 건물의 첫 대형 임차인 중 하나인 한국투자공사의 조건도 기록에 남았다. SBS CNBC 2017년 2월 보도에 따르면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공실률이 높을 때 입주해 연간 임대료 중 두세 달은 렌트프리를 받을 정도로 현 임대조건이 꽤 좋은 것으로 안다"고 했다. 명목 임대료는 지켜졌고 실질만 깎였다. 통계로 잡히는 전세환산가는 2010년 1분기에서 2013년 4분기 사이 오히려 올랐다.

2010~2013년 도심 렌트프리 관행: 연 1개월 무상은 월세 8.3% 인하, 2011년 3~6개월, SK건설 17개월, A급 임대료 20% 하락

채운 것은 국내 대기업 본사가 아니라 외국계와 기관이었다. 신영에셋 임대차 사례표에 따르면 2012년 3월 BMW코리아 5,798㎡와 법무법인 세종, 5월 한국투자공사 5,851㎡가 들어왔고, 인베스트조선 2014년 8월 보도와 더벨 2018년 11월 보도에 따르면 그 뒤 신세계·이마트, 베인앤컴퍼니, 한국미쓰비시상사, 리치몬트코리아, BNP파리바은행·증권이 더해졌다. 그중 세종이 컸다. 더벨 2018년 11월 19일 보도에 따르면 세종은 3층과 5~11층 8개 층을 썼고, 2012년 4월 보도된 면적 23,140㎡는 연면적의 34.6%다. 기준층 임대면적 2,851.8㎡에 8을 곱하면 22,814㎡로 보도치와 1.4% 차이니 층수는 8개가 맞다. 인베스트조선에 따르면 세종의 계약은 2013년 10년짜리였고 5년 뒤 변경권이 붙어 있었다. 그 변경권이 2018년 행사됐고, 광화문 디타워가 연 5개월 렌트프리를 제시했다. 2019년 2월 세종이 나가자 더벨의 계산대로 4층·14층 공실에 세종의 8개 층이 더해져 공실률이 40%가 됐다. 첫 공실은 쓸 사람을 정하지 않고 지은 값이었고, 둘째 공실은 한 임차인에 3분의 1을 기댄 값이었다.

법무법인 세종의 임차: 3층과 5~11층 8개 층, 23,140㎡로 연면적의 34.6%, 2013년 10년 계약과 5년 변경권, 2019년 이탈로 공실 40%

공실을 떠안은 쪽이 벌었고, 값은 자본 국면과 함께 올랐다

세 번 팔렸고 세 번 다 사모 부동산펀드가 샀다. 리츠가 이 건물을 가진 적은 없다. 첫째는 2012년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의 KREDIT 사모부동산투자신탁 1호가 4,000억 원에, 둘째는 2014년 CBRE 글로벌인베스터스자산운용이 운용하고 아부다비투자청이 돈을 댄 펀드가 5,030억 원에, 셋째는 2019년 미래에셋자산운용의 펀드가 5,886억 원에 샀다. 연면적 20,206.5평으로 나누면 평당 1,980만, 2,489만, 2,913만 원이다.

거래시점매도 → 매수평당출처
12012-01 매매 완료, 2분기 등기㈜벽진씨앤디 → KREDIT 사모부동산투자신탁 1호 (신한BNPP)4,000억 원1,980만 원쌍용건설 사업보고서, 신영에셋 등기표, 인베스트조선
22014-08-01 우선협상, 4분기 등기KREDIT 1호 → CBRE Grey Mountain B 2014 사모부동산투자신탁 (ADIA)5,030억 원2,489만 원신영에셋 등기표, 더벨, 딜사이트
32019-01 우선협상, 4월 클로징ADIA 펀드 → 미래에셋맵스코어 계열 펀드5,886억 원2,913만 원머니투데이, 비즈니스포스트, 이데일리 마켓인

스테이트타워 남산 매매가: 2012년 4,000억 신한BNPP 펀드, 2014년 5,030억 ADIA, 2019년 5,886억 미래에셋 펀드. 세 번 다 펀드

첫 거래를 산 펀드는 1,030억 원을 남겼다. 5,030억에서 4,000억을 뺀 값이고 25.8%다. 보유 기간을 2.5~3년으로 놓으면 연 7.9~9.6%인데 차입과 운용보수와 보유 중 임대이익이 빠진 자산 수익률이지 투자자 수익률이 아니다. 같은 펀드는 2013년 5월 31일 스테이트타워 광화문을 사서 이듬해 라이나생명에 2,420억 원에 넘겼다. 더벨 2013년 9월 11일 보도에 따르면 자본시장법상 취득 뒤 1년간 처분이 제한돼 매수자를 정해 놓고도 기다렸다. 남산도 2013년에는 팔 수 있었지만 팔지 않았고, 매각 주관은 세빌스코리아·삼일PwC·메이트플러스 컨소시엄이 맡았다. 이 시리즈 목차의 "2013년 매각"은 같은 펀드의 다른 건물이 팔린 해였다.

둘째 거래의 값은 자료가 갈린다. 인베스트조선 2014년 8월 4일 보도는 5,000억 원 규모에 평당 2,450만~2,500만 원, 이투데이 8월 5일은 5,300억 원에 평당 약 2,600만 원, 더벨과 딜사이트는 5,030억 원에 평당 2,493만 원, 스매치는 2,489만 원이다. 이 글은 5,030억 원을 쓴다. 2019년 매각 때 널리 인용된 아부다비투자청의 차익 856억 원이 5,886억에서 5,030억을 뺀 값과 정확히 맞기 때문이다. 5,300억 원은 협상 단계의 호가로 읽는다. 취득 시점도 더벨과 딜사이트는 2015년으로 쓰지만 신영에셋의 2014년 4분기 등기 매매사례표에 매수 펀드 이름이 "CBRE Grey Mountain B 2014"로 실려 있고 당시 인베스트조선은 "이달 내로 인수를 마무리지을 예정"이라 썼다. 2014년 8월 1일에 우선협상대상자가 됐고 소유권은 그해 4분기에 넘어갔다. 매매계약일과 잔금일은 확인되지 않는다. 딜사이트에 따르면 이 거래는 아부다비투자청의 한국 부동산 첫 거래였다.

두 거래는 자본 국면 위에 정확히 얹혀 있다. 신영에셋은 1998년부터 등기 기준으로 서울·분당 오피스 매매를 집계하는데, 2012년 3분기 보고서는 "3/4분기까지 연중 한 건도 매수에 성공하지 못한 외국자본들은 4/4분기에도 관망세를 유지할 전망에 따라 매매사례를 집계하기 시작한 1998년 이후 처음으로 외국자본의 매입이 없는 한 해가 될 것"이라고 썼다. 4분기 보고서는 "2012년 한 해 외국자본의 매수사례는 전무하였음"으로 확정했다. 그해 국내 펀드가 평당 1,980만 원에 등기를 가져갔다. 2014년 4분기 보고서는 "외국자본은 4건이나 매수에 성공하면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많은 매입건수를 기록"했다고 썼고, 그 분기에 중동 국부펀드가 평당 2,489만 원에 가져갔다. 2015년 1분기에는 외국 자본이 거래금액의 65%였다. 신영에셋이 적은 원인은 2012년 3분기 보고서의 저금리에 따른 연기금의 대체투자 확대와, 2014년 4분기 보고서의 "중동, 캐나다, 중국 등 신규 자본의 국내 진입"이다. 같은 건물이 국내 자본만 남았을 때 싸게, 외국 자본이 돌아왔을 때 비싸게 팔렸다. 건물이 공실 100%에서 2%로 채워진 것도 있지만 사는 쪽의 구성이 바뀐 것이 값에 얹혔다.

서울·분당 오피스 등기 매매의 외국 자본: 2012년 매수 0건, 그해 남산은 국내 펀드가 4,000억. 2014년 4분기 4건으로 최다, 그 분기 남산은 ADIA가 5,030억

공실 40%인 건물이 왜 도심 최고가에 팔렸나

산 쪽이 공실을 값으로 인수했고, 임차인이 지분을 댔기 때문이다. 더벨에 따르면 매각은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와 JLL이 주관해 15여 곳에 티저를 돌렸고, 2018년 12월 5일 본입찰에 10곳이 참여했으며, 숏리스트 6곳에서 이지스와 미래에셋의 2파전이 됐다. 매도자의 희망가는 약 6,000억 원, 업계 예상은 최대 5,600억 원이었고 체결가는 5,886억 원이다. 공실률 40%치고는 거의 깎이지 않았다. 딜사이트 2018년 11월 보도는 외국계 운용사가 공실 건물을 재단장해 순점유비용을 올리는 밸류애드 전략을 쓰고 국내 운용사는 투자자의 위험 선호 때문에 만실 자산을 선호한다고 정리했는데, 결과는 국내 운용사가 가져갔다. 스매치 인사이트에 따르면 경쟁자들이 임차 정도에 따라 값을 깎는 조건을 낸 것과 달리 미래에셋은 "현 상태 그대로를 인수하는 조건"으로 우선협상 지위를 얻었다.

돈의 구조는 이데일리 마켓인 2019년 4월 18일 기사에 통째로 남아 있다. "부대비용 등을 고려하면 매각가는 6300억원 수준이다. 이에 따라 미래에셋자산운용은 3500억원은 대출로 충당하고 2800억원은 미래에셋대우 자기자본을 이용해 총액인수한 후 셀다운을 진행하고 있다. … 애초 스테이트타워 남산에 입주하고 있는 한국투자공사(KIC)가 자기자본을 통해 1000억원 규모로 에쿼티 투자를 약정했고 나머지 부분을 우본의 블라인드 펀드가 가져간다." 대출 3,500억 원은 매매가의 59.5%이고 대주는 DB손해보험·KDB생명·삼성화재·현대해상이다. 우정사업본부가 수익자로 들어오면서 미래에셋대우 이사회는 셀다운 물량을 1,800억에서 709억 원으로 줄였다. 우정사업본부 블라인드펀드는 2018년 결성된 2,500억 원 규모로 성과보수는 순내부수익률 8% 초과분의 15% 이하다. 부대비용 약 414억 원 가운데 취득세는 4.6% 세율로 계산하면 약 271억 원이다. 실제 납부액은 확인되지 않는다.

항목산식·출처
총 투자약 6,300억 원이데일리 마켓인 2019-04-18
매매가5,886억 원머니투데이 2019-04-25
대출3,500억 원, LTV 59.5%3,500 ÷ 5,886
에쿼티2,800억 원, 미래에셋대우 총액인수이데일리 마켓인
KIC 출자약 1,000억 원 (취득원가 1,100억)이데일리 2019·2023
우정사업본부 블라인드펀드약 1,000억 원이데일리 마켓인
부대비용약 414억 원6,300 − 5,886
취득세 (계산)약 271억 원5,886 × 4.6%, 실납부액 미확인

2019년 미래에셋 인수 자금: 총 투자 6,300억, 매매가 5,886억, 대출 3,500억, 에쿼티 2,800억, KIC 약 1,000억, 우정사업본부 펀드 약 1,000억

한국투자공사는 이 건물의 임차인이면서 지분 투자자가 됐다. 2012년 공실이 높을 때 매년 임대료의 두세 달치를 렌트프리로 받는 조건으로 들어온 것으로 알려진 임차인이 2019년에는 그 건물 펀드의 수익증권을 1,100억 원어치 샀다. 한국경제는 2019년 3월 17일 기사 제목을 「KIC, 스테이트타워남산 세입자서 주주 될 듯」으로 뽑았다. 임대료가 자기 지분의 수익으로 돌아오는 구조이고, 이해상충을 어떻게 처리했는지는 확인되지 않는다. 대신 이 구조가 남긴 것이 있다. 한국투자공사는 고유자산으로 보유한 수익증권의 공정가치를 공시하고, 이데일리가 그 공시를 인용했다. 취득원가 1,100억 원이 2021년 말 1,392억 6,330만 원, 2022년 말 1,532억 6,960만 원, 2023년 말 1,548억 4,480만 원으로 평가됐다. 취득원가 대비 40.77%다. 다만 2023년 한 해의 증가는 1.03%로 사실상 멈췄고, 2024년과 2025년 말 값은 확인되지 않는다. 이 건물의 값을 바깥에서 볼 수 있는 유일한 창이다.

KIC가 보유한 스테이트타워 남산 펀드 수익증권 평가액: 취득원가 1,100억, 2021년 말 1,392.6억, 2022년 말 1,532.7억, 2023년 말 1,548.4억으로 40.8% 상승 뒤 정체

값은 임대료보다 빨리 올랐다. 2013년 한 개 층 883평의 월 임대료가 1억 773만 원이었다는 회고 보도를 평당으로 풀면 12.2만 원이고, 스매치의 2024년 6월 호가는 평당 16.8만 원이다. 11년 동안 37.7%다. 매매가는 2012년 평당 1,980만 원에서 2019년 2,913만 원으로 7년 동안 47.2% 올랐다. 2024년 호가로 만실 연 임대수입을 계산하면 약 407억 원이고 5,886억 원으로 나누면 6.9%인데 이것은 순영업소득이 아니다. 관리비·공실·운영비를 빼고 순영업소득을 임대료의 65%로 가정하면 캡레이트는 약 4.5%가 된다. 가정이다. 2013년 값은 실계약이고 2024년 값은 호가라 성격도 다르다. 방향만 읽는다.

스테이트타워 남산 임대료 대 매매가: 임대료 2013~2024년 +37.7%, 매매가 2012~2019년 +47.2%

한 달 전 옆 건물과 견주면 이 값의 크기가 보인다. 서울스퀘어가 2019년 3월 평당 2,460만 원에 팔릴 때 그 건물은 4만 평에 임대율 97%였고, 스테이트타워 남산은 2만 평에 공실 40%였는데 평당 2,913만 원이었다. 18% 비싸다. 2018년 삼성물산 서초사옥이 평당 3,050만 원으로 프라임 최고가였으니 그 바로 아래다. 규모와 역세권의 차이를 감안해도 격차가 크다. 2025년 11월에는 2011년 91% 공실로 문을 열었던 시그니쳐타워가 평당 약 3,420만 원에 거래가 종결됐고, 2026년 2월 서울스퀘어는 평당 3,200만 원이었다.

도심 오피스 거래 평당가: 삼성물산 서초사옥 2018년 3,050만, 스테이트타워 남산 2019년 2,913만(공실 40%), 서울스퀘어 2019년 2,460만, 서울스퀘어 2026년 3,200만, 시그니쳐타워 2026년 3,420만

2011년의 유령 빌딩들은 전부 채워졌고, 값은 올랐다

준공 뒤 공실은 이 건물만의 일이 아니라 2010~2011년 도심 신축의 기본값이었고, 그 전부가 결국 채워졌다. 신영에셋 등기 기준 매매사례와 각 분기 주요공실 표를 이으면 이렇다. 시그니쳐타워는 2011년 3분기 연면적의 91%인 91,000㎡가 비어 있었고, 두산에이엠씨가 시행해 싱가포르 아센다스 계열 펀드가 준공 전에 샀으며, 2017년 신한 계열 펀드가 약 7,200억 원에 팔았고, 딜사이트에 따르면 2025년 11월 1조 346억 원, 평당 약 3,420만 원에 거래가 종결됐다. 실물 매매가 아니라 이지스 펀드의 수익증권 일부가 KB자산운용 쪽 리츠로 옮겨 가고 차입 구조를 재편한 거래다. 파인애비뉴 B동은 2011년 11월 공실률 100%로 이 건물과 나란히 "유령 빌딩"이라 불렸는데 준공 시점 임대율 60%를 넘겼고 2013년 코람코 리츠가 4,760억 원에 샀다. 센트럴플레이스는 2011년 공실 20%를 넘겼다가 2014년 KB자산운용에 약 1,480억 원에 팔렸고, 트윈트리타워는 공실 70%를 넘겼다가 2011년 9월 대림산업이 두 동을 임차하며 풀렸다.

건물준공준공 뒤 공실첫 국면 전환그 뒤
시그니쳐타워2011-0691% (2011 3Q)2011 3Q 아센다스 계열 펀드, 선매입2017 약 7,200억 → 2025-11 1조 346억
파인애비뉴 B동2011-10100% (2011-11)2013 코람코 리츠 4,760억2020 약 6,000억 (보도 상충)
센트럴플레이스2010-1020% 초과2010 4Q 신한BNP파리바 펀드2014 KB자산운용 약 1,480억
트윈트리타워2010-1170% 초과2011-09 대림산업 2개 동 임차2013 2Q 외국 자본이 매도
헤론타워 (런던)2011 초오피스 59%만 임차 (2013-09)2013-10 스타우드 £2억 8,800만 리파이낸싱 (소유권 이전 아님)세일즈포스 입주, 2016-01 만실
스테이트타워 남산2011-07100% (2011-11)2012 신한BNPP 펀드 4,000억2014 4Q 5,030억 → 2019 5,886억

준공 뒤 공실로 출발한 건물들의 그 뒤: 시그니쳐타워 91%에서 2026년 1조 346억, 파인애비뉴 B동 100%에서 2013년 4,760억, 헤론타워 25%에서 2013년 리파이낸싱, 스테이트타워 남산 100%에서 2019년 5,886억

공실은 영구 손실이 아니라 시간 비용이었다. 시그니쳐타워는 91% 공실에서 14년 뒤 1조 원이 됐고, 이 건물은 100% 공실에서 8년 뒤 5,886억 원이 됐다. 그러니 이 편의 질문은 "왜 비었나"가 아니라 "그 1년 반의 이자와 관리비를 누가 냈고, 그 뒤의 값을 누가 가져갔나"다. 신영에셋 2011년 4분기 보고서는 준공 전 매매를 그해의 특징으로 뽑아 "준공 전 매매사례 시장 안착"이라 불렀다. 위험을 넘긴 것이 아니라 위험을 값으로 사고판 것이고, 그 위험을 값으로 떠안은 쪽이 3년이 안 되는 사이에 1,030억 원을 남겼다.

런던도 같은 해에 같은 일을 겪었다. 헤론타워는 2011년 초 문을 연 46층짜리 프라임 오피스로, 2007년 오만 국부펀드가 개발 자금에 들어왔고 2013년 9월까지 오피스의 59%만 임차됐다. 기존 3억 1,500만 파운드 대출의 협상이 깨져 법정관리 직전까지 갔고, 스타우드캐피털의 2013년 10월 보도자료에 따르면 2억 8,800만 파운드 선순위 대출로 리파이낸싱해 살아났다. 세일즈포스가 들어와 2016년 1월 만실이 됐다. 결말의 강도가 달랐다. 헤론타워는 개발사가 끝까지 들고 있다가 대출 만기에 걸렸고, 스테이트타워 남산은 준공 전에 팔려 있어서 그 국면을 겪지 않았다. 연면적은 헤론타워 약 43,000㎡, 이 건물 66,799㎡로 같은 급은 아니다. 같은 시기, 같은 문제로만 묶는다.

같은 펀드가 담은 건물이 하나 더 있다. 스테이트타워 광화문은 2012년 12월 준공한 40,991㎡짜리 오피스로, 신영에셋 2013년 1분기 보고서에 "신규 공급된 광화문 스테이트타워의 임대가 부진"하다고 적혔고, 더벨 2013년 9월 11일 보도에 따르면 남산을 산 바로 그 KREDIT 사모부동산투자신탁 1호가 2013년 5월 31일 이 건물을 사서 라이나생명에 2,420억 원에 팔기로 했다. 5,000억 원짜리 블라인드펀드가 두 건물을 잇달아 담았고, 한때는 둘을 함께 들고 있었다. 이 시리즈 목차에 적혀 있던 "2013년 매각"은 같은 펀드의 다른 건물이 팔린 해였다. 남산 쪽 등기 이전은 2012년과 2014년 두 번뿐이다.

2011년의 대칭이 2026년 도심에 있다

세빌스코리아는 2026년 도심 프라임 공실률을 8~10%로 봤고, 2011년 3분기 신영에셋 프라임 등급 공실률은 9.5%였다. 세빌스코리아 「2026 상업용 부동산시장 전망」에 따르면 2026년 도심 신규 공급은 약 25만㎡로 프라임 재고의 4.5%이고, 2015년 이후 공급된 프라임 오피스의 평균 임대 안정화 기간은 약 1~1.5년이라 2027년에 하락 전환한다. 2011년 7월 준공한 이 건물이 2012년 하반기에 안정된 기간도 약 1년 반이다. 뉴스핌 2025년 11월 18일 보도에 따르면 2026~2032년 도심 예정 공급은 26건 약 256만㎡이고 그중 서울역·남대문 권역이 29%인데, 2029년에 몰린 계획 물량 130만㎡ 중 실제로는 72.6만㎡만 나올 것으로 봤다. 계획의 3분의 1이 아직 본PF로 넘어가지 않았기 때문이다. 남산 힐튼 부지는 2025년 5월 1차 본PF 2조 2,000억 원을 받았고 2027년 5월 4조 5,000억 원의 2차 PF가 남아 있다. 그쪽은 3분의 1이 아니라 서울역·남대문 권역 29% 안에 있다.

세빌스코리아 2026 전망과 도심 공급 파이프라인: 2026년 공급 25만㎡, 공실 8~10%, 안정화 1~1.5년, 2026~2032년 256만㎡ 중 서울역·남대문 29%, 2029년 계획 130만㎡ 대 실질 72.6만㎡

같은 사람이 같은 시장을 14년 간격으로 반대로 읽었다. 2011년 조선일보 기사에서 "1997년 조사 개시 이후 가장 높은 공실률"을 말한 세빌스코리아의 홍지은 상무와, 2025년 뉴스핌 기사에서 "2028년까지 CBD 오피스 시장은 현재의 낮은 공실률 기조를 유지하며 물가 상승률을 상회하는 임대료의 안정적인 상승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말한 세빌스코리아의 홍지은 전무는 같은 사람이다. 그때는 임차 수요가 꺼진 상태의 공급이었고 지금은 임대료가 오르는 상태의 공급이라는 것이 세빌스가 안정화 기간을 짧게 잡는 근거다.

이 건물에서 나간 임차인이 어디로 갔는지도 대칭을 만든다. 스타벅스코리아는 2020년 5월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 지하에서 이 건물로 본사를 옮겼고, 뉴시스 2025년 2월 20일 보도에 따르면 본사 인력이 늘어 공간이 필요해진 상황에서 현 사무실의 임대계약 종료 시점과 맞아 2025년 5월 옛 르네상스호텔 자리에 선 강남 센터필드로 옮겼다. 2019년 세종이 비운 건물을 채운 임차인이 5년 뒤 다시 나갔고, 그 사이 도심의 임대료는 강남에 처음으로 역전됐다. 세빌스코리아에 따르면 2026년 2분기 평당 명목임대료는 강남 13만 6,200원, 도심 13만 5,200원이다.

드러난 것: 공실의 시간 비용은 짓는 쪽의 PF가 냈고, 그 뒤의 값은 넘길 때마다 올랐다

준공 뒤 공실은 입지의 문제가 아니라 쓸 사람을 정하지 않고 지은 구조의 값이었다. 2010~2013년 도심 신축 중 건축주가 직접 쓴 페럼타워, LG유플러스타워, 그랑서울은 준공과 함께 채워졌고, 자산운용사가 임대 목적으로 선매입한 스테이트타워 남산, 시그니쳐타워는 100%와 91% 공실로 문을 열었다. 신영에셋에 따르면 안정기의 준공 시 계약률은 70~80%였고 2010년은 50% 미만이 대부분이었다. 같은 분기 도심 공실률이 신영에셋 전 등급 4.4%와 세빌스 A급 18.8%로 갈린 것은 공실이 시장 전체가 아니라 새로 지은 큰 건물 몇 채에 몰려 있었다는 뜻이다.

매각 시점을 정한 것은 시장이 아니라 PF 만기였다. 쌍용건설 2011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시행사 벽진씨앤디의 ABCP 1,900억 원과 대출 250억 원의 만기가 둘 다 2012년 1월이었고, 그달 "준공 후 매각이 완료되어" 전액 상환됐다. 시공사는 도급 1,065.97억 원을 전액 회수했고 채무인수는 실행되지 않았다. 사용승인에서 매매 완료까지 여섯 달 남짓의 PF 이자와 관리비는 시행사 몫이었고, 연 6~8%를 가정하면 이자만 70억~90억 원이다. 남은 절반의 공실은 펀드가 안고 반년 만에 채웠다. 선매입 계약의 임대율 보증 조항은 확인되지 않았다. 값이 4,000억 원으로 잡힌 것은 그 시점의 시장에서였다. 2012년은 신영에셋이 매매사례를 집계한 1998년 이래 처음으로 외국 자본이 서울 오피스를 한 채도 사지 않은 해였다.

공실을 떠안은 쪽이 벌었다. 외국 자본 매입이 금융위기 뒤 가장 많던 2014년 4분기에 아부다비투자청이 5,030억 원, 평당 2,489만 원에 가져갔고, 신한BNPP 펀드는 3년이 안 되는 사이에 1,030억 원, 25.8%를 남겼다. 2019년 미래에셋 펀드는 공실 40%를 안고 5,886억 원, 평당 2,913만 원에 샀다. 한 달 전 서울스퀘어 실거래보다 18% 비쌌고, 아부다비투자청은 856억 원, 17.0%를 남겼다. 그 거래의 에쿼티 2,800억 원 가운데 약 1,000억 원(공시 취득원가 1,100억 원)을 임차인 한국투자공사가 냈고, 그 지분의 평가액은 2023년 말 취득원가 대비 40.8% 올랐다가 그해 1.03%로 멈췄다. 가격이 임대료보다 빨리 올랐다. 임대료는 2013년 한 개 층 실계약에서 역산한 평당 12.2만 원에서 2024년 호가 16.8만 원으로 37.7%, 매매가는 2012년에서 2019년 사이 47.2% 올랐다.

같은 해 준공한 유령 빌딩들은 전부 채워졌고 값은 올랐다. 시그니쳐타워는 91% 공실에서 2025년 1조 346억 원이 됐고, 런던 헤론타워는 준공 2년 뒤에도 59%만 임차된 채 법정관리 직전까지 갔다가 리파이낸싱으로 살아났다. 공실은 영구 손실이 아니라 시간 비용이었다. 다만 그 시간을 낸 쪽과 그 뒤의 값을 가져간 쪽이 달랐다. 2026년 도심은 다시 프라임 공실 8~10%를 앞두고 있고, 세빌스코리아는 안정화 기간을 1~1.5년으로 본다. 2011년 이 건물이 채워지는 데 걸린 시간과 같다.

확인하지 못한 것을 적는다. 시행사 벽진씨앤디는 공시 대상이 아니라 토지비와 총사업비, 시행 이익을 알 수 없다. 2012년 매수 펀드의 투자자와 차입, 아부다비투자청 쪽 펀드의 차입, 2019년 대출 3,500억 원의 금리와 만기는 사모라 공시가 없다. 2015년 매매가는 5,030억 원과 5,300억 원 보도가 갈리고, 이 글은 856억 원 차익과 맞는 5,030억 원을 썼다. 2007년 정비계획 변경으로 용적률이 780%에서 1,000%가 될 때 기부채납한 용지의 면적과 항목은 고시 원문을 열지 못했다. 2024년과 2025년 말 한국투자공사의 평가액, 2026년 9월 현재 펀드 만기 처리와 매각 추진 여부, 2020년 이후 이 건물의 공실률은 확인되지 않는다. 세종의 입주는 2012년 3월인데 10년 계약은 2013년으로 보도돼 계약 시점이 갈린다. 취득세 약 271억 원은 4.6% 세율을 적용한 계산이고 실납부액은 미확인이다. 세빌스코리아의 2026년 도심 공실 8~10%와 안정화 1~1.5년은 리포트 본문 수치로, 공개 요약 페이지에는 공급 비율 4.5%만 실려 있다.

다음 편은 센트로폴리스다. 도시환경정비로 세운 종로 공평동 타워와 그것을 산 펀드를 본다. 시리즈 전체는 건물을 짓는 돈: 국내편에서 이어진다.

출처

이 글의 개발 자금과 매각 완료 시점은 쌍용건설이 전자공시(DART)에 낸 2011년 사업보고서에서, 건물 제원은 국토교통부 건축물대장에서, 정비구역 연혁은 중구 고시 원문에서, 등기 기준 소유권 이전과 2010~2015년 도심 공실률·매매 동향은 신영에셋의 분기 보고서 「Offi Scope」에서, 서울 전체 공실률은 국토교통 통계누리에서, 세 거래의 값과 2019년 자금 구조는 인베스트조선·이투데이·더벨·딜사이트·머니투데이·이데일리 마켓인에서, 한국투자공사의 평가액은 이데일리가 인용한 공시에서, 준공 뒤 공실의 증언은 신동아와 조선일보에서, 대조군은 신영에셋 매매사례와 한국경제·딜사이트·스타우드 보도자료에서, 2026년 시장은 세빌스코리아와 뉴스핌에서 가져왔다. 한국경제와 조선비즈 기사는 접근이 막혀 미러와 제목으로 확인했다. 시행사의 토지비와 시행 이익, 2012년 매수 펀드의 투자자, 2019년 대출 금리, 2007년 정비계획 변경 고시 원문, 2024년 이후 한국투자공사 평가액은 확인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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