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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무·자본
재무·자본 · 건물을 짓는 돈: 국내편 · 24편 / 24편

서울스퀘어는 네 번 팔렸고, 1,000억 원대를 들여 고친 주인이 아니라 그다음 주인이 벌었다

정부가 짓다 만 건물을 대우가 47억 원대에 사서 본사로 올렸다. 장부가 2,365억 원이 9,600억 원에 팔렸고, 2026년 1조 2,855억 원이 됐다

곰가드·2026.09.30
18분 읽기

이 글은 《건물을 짓는 돈: 국내편》 24편이다. 서울과 국내의 건물 한 채를 잡아 그 돈이 왜 그런 모양인지 본다. 편마다 메커니즘 하나와 건물 하나. 이번 건물은 1977년 서울역 앞에 선 옛 대우센터, 지금의 서울스퀘어이고, 메커니즘은 재단장한 건물의 값이 누구 손에서 오르는가다.

2010년 10월, 후순위 대주가 두 달 뒤 주인이 됐다

2010년 10월 8일 서울스퀘어의 인수금융이 통째로 다시 짜였다. 더벨이 그때 정리한 구조는 이렇다. 국민은행이 단독 주관한 선순위 6,000억 원 안팎은 만기 3년에 금리 6.5% 고정, 메리츠종합금융증권이 주관한 중순위 900억 원, 그리고 후순위 1,279억 원. 저축은행권은 일시대출 200억 원과 한도대출 700억 원이었다. 후순위를 댄 곳은 싱가포르계 운용사 알파인베스트먼트파트너스였다. 두 달 뒤 그 알파인이 이 건물을 넘겨받기로 했다. 계약은 2010년 12월, 종결은 2011년으로 보도가 갈린다. 모건스탠리가 2007년 9,600억 원에 사서 1,000억 원대를 들여 고친 건물을 8,000억 원에 넘겨받은 것이다.

넘겨받은 것은 건물이 아니라 지분이었다. 서울스퀘어의 등기 소유자는 2007년 모건스탠리가 자산관리회사 케이리츠앤파트너스를 통해 세운 케이알원 기업구조조정 부동산투자회사, 이른바 CR리츠였고, 그 리츠 지분 약 98%를 AHI홀딩스가 갖고 있었다. 알파인은 그 AHI홀딩스의 모회사 지분 100%를 샀다. 리츠가 그대로 남았으므로 건물에 붙는 취득세는 발생하지 않았다. 8년 뒤 알파인은 이 리츠가 건물을 9,882억 8,040만 원에 팔게 했다. 고친 쪽은 3,000억 원 가까이 잃었다고 보도됐고, 고쳐진 건물을 산 쪽은 8,000억 원에 받아 9,882억 8,040만 원에 팔았다. 다만 8,000억 원은 건물값이 아니라 지분과 떠안은 대출을 합쳐 표시한 값이다.

1976년 11월, 서울역 너머로 본 대우빌딩. 준공 일곱 달 전이고 옥상 옆에 타워크레인이 서 있다

사진: 대한민국 정부, Public domain, 위키미디어 공용

이 건물은 처음부터 정부의 것이었다. 1968년 정부가 서울역 맞은편에 교통부와 철도청이 들어갈 종합교통센터를 착공했고, 1970년 화재로 공사가 멈췄다. 정부는 완공에 38억 원이 더 든다는 이유로 1973년 대우에 47억 원대에 팔았다고 보도됐고, 대우는 1977년 그 자리에 23층 본사를 세웠다. 1999년 그룹이 해체되자 건물은 회사분할 서류를 따라 대우건설로 갔고, 2006년 대우건설을 산 금호아시아나는 이듬해 대우건설 주가를 떠받칠 돈을 마련하려고 이 건물을 팔았다. 그때 장부가는 2,365억 원, 매각가는 9,600억 원이었다.

이 편은 그 뒤 20년 동안 네 번 손을 바꾼 이 건물에서 누가 얼마를 넣고 얼마를 가져갔는지를 본다. 2026년 2월 26일 한국투자리얼에셋운용이 1조 2,855억 원에 잔금을 치렀을 때 자기자본은 3,500억 원, 담보대출은 9,800억 원이었다. 2007년 모건스탠리의 자기자본 비율이 33%였으니 값은 34% 오르고 자기 돈의 비율은 26%로 내려갔다. 그 사이에 이 건물을 거쳐 간 돈의 그릇은 CR리츠, 사모 부동산펀드, 상장 재간접리츠였고, 그 그릇마다 세금이 달랐다.

정부가 짓다 만 건물이 본사가 됐고, 회사분할과 풋백옵션이 팔게 했다

서울역 앞 남대문로5가 541번지는 처음부터 민간 땅이 아니었다. 뉴스핌이 2009년 정리한 연혁에 따르면 정부는 1963년 이 자리에 지하 2층, 지상 23층의 종합교통센터를 계획했고, 파이낸셜뉴스가 조선일보 1976년 지면을 근거로 전한 바로는 1968년 착공해 1970년 4층까지 쓰던 중 큰불이 나 공사가 멈췄다. 1972년 하반기 철도청이 매각을 결정했지만 세 차례 공개입찰에 응찰자가 없었고, 뉴스핌이 정리한 연혁은 1973년 5월 대우개발이 대지 3,752평과 건물을 47억 948만 원에 샀다고 적는다. 매입 시점은 자료마다 1973년 5월·8월·12월로 갈리고, 완전 인수는 1974년 12월이다. 지금 건축물대장의 대지면적은 3,201평이라 551평이 줄었는데 사유는 확인되지 않는다. 일요신문에 따르면 국회에서 야당이 헐값 매각이라고 따졌고, 철도청장은 완공에 38억 원이 더 드는데 재원이 없어 연말까지 일시불로 받는 조건으로 싸게 팔았다고 답했다. 국회 회의록 원문은 확인하지 못했고 보도 인용이다.

건축물대장에는 이 건물의 사용승인일이 1970년 12월 23일로 남아 있다. 부속 수위실만 1977년 6월 11일이다. 대우가 교통센터를 헐고 새로 지은 것이 아니라 이어받아 완성했다는 쪽을 지지하는 기록이다. 뉴스핌 연혁도 1975년 5월 9일 기공식 때 이미 23층까지 철골 골조가 끝나 있었다고 적는다. 다만 화재로 잔해를 철거했다는 서술도 있고 대장의 허가일과 착공일이 공란이라 단정하지는 못한다. 준공은 1977년 6월이다. 최상층에 김우중 회장의 집무실이 있었고, 신경숙은 「외딴방」에서 이 건물을 "거대한 짐승"이라고 썼다.

시점사건근거
1968~1970정부 종합교통센터 착공, 화재로 중단파이낸셜뉴스 2025-01-16
1970-12-23건축물대장 사용승인(본동)건축물대장
1973-05대우개발 매입, 47억 948만 원뉴스핌 2009-12-01
1977-06대우센터 준공뉴스핌, 헤럴드경제
2000-12-27㈜대우 인적분할, 건설부문이 승계대법원 2004다17191
2006-12-15금호아시아나, 대우건설 인수 완료나무위키, 더벨
2007-07-09모건스탠리 매각 계약 9,600억 원주간경향, 더벨

건물이 대우건설의 것이 된 것은 상징 때문이 아니라 서류 때문이다. 1999년 8월 대우 12개사가 워크아웃에 들어갔고, 2000년 12월 27일 ㈜대우가 인적분할되며 건설부문이 대우건설로 떨어져 나갔다. 대법원 2004다17191 판결의 사실관계에 대우센터빌딩 임대차에 관한 ㈜대우의 권리와 의무를 대우건설이 포괄승계한다는 2000년 12월 27일자 변경계약이 나온다. 그룹 본사였기 때문에 남겨 준 것이 아니라 회사분할에서 건설부문 자산으로 배정됐기 때문에 남았다.

서울스퀘어 1968~2026. 정부 교통센터 착공, 대우 인수, 준공, 모건스탠리 CR리츠, 재개관, 알파인 지분 인수, ARA 펀드, 한국투자리얼에셋

판 이유도 통설과 다르다. 2006년 한국자산관리공사는 대우 사태 때 들어간 공적자금을 회수하려고 대우건설 지분 72.1%를 팔았고, 금호아시아나가 6조 4,255억 원에 샀다. 인수 대금 6조 4,255억 원 가운데 금호가 직접 댄 2조 9,000억 원은 대부분 차입이었고, 나머지는 연기금과 사모펀드 같은 재무적투자자가 댔다. 그 투자자들에게 2009년 대우건설 주가가 기준가 3만 원대 초반에 못 미치면 금호가 지분을 되사는 풋백옵션이 붙어 있었다. 프레시안에 따르면 금호는 2007년 3월 대우건설 주식 감자로 주가를 떠받치려 했고, 그 재원을 마련하려고 그해 7월 대우센터빌딩을 팔았다. 인수 대출을 갚기 위해서가 아니라 주식으로 회사를 산 대가로 따라온 주가 관리 의무 때문이었다. 시사뉴스가 전한 캠코 관계자의 말대로 매각 계약의 행위 제한에 자산 재매각 금지는 없었다.

매각은 JP모건이 자문했고 국민은행·코람코·모건스탠리·맥쿼리가 들어왔다. 주간경향에 따르면 모건스탠리가 1조 1,000억 원 안팎으로 최고가를 냈고, 2007년 7월 9일 9,600억 원에 계약했다. 2006년 장부가는 2,365억 원이었다. 1970년대 건물을 30년 감가상각한 장부와 거래가가 4배 벌어졌고, 매각 차익은 대우건설 쪽에, 갚아야 할 6,820억 원은 사는 쪽에 생겼다. 잔금과 소유권 이전은 2007년 10월이었다.

등기 소유자는 11년 넘게 한 회사였고, 바뀐 것은 그 회사의 주주였다

건축물대장 기준으로 서울스퀘어는 대지 10,583.4㎡에 연면적 132,806㎡, 지상 23층에 지하 2층, 높이 81.9m다. 건폐율 75.84%, 용적률 1,132.94%로 저층부가 대지의 4분의 3을 그대로 덮고 올라간다. 기준층 바닥면적 3,925㎡, 승강기 19대, 주차 457대, 철골철근콘크리트 구조다. 위키백과의 지하 3층과 높이 109m는 대장과 다르다. 원설계는 동우건축, 시공은 대우건설이었다. 대우센터 시절에는 4층과 13층을 건너뛰어 최상층을 25층으로 불렀다고 전해지고, 건축물대장은 처음부터 지상 23층이다.

서울스퀘어 건축물대장. 대지 10,583.4㎡, 연면적 132,806㎡, 지상 23층 지하 2층, 높이 81.9m, 용적률 1,132.94%, 사용승인 1970-12-23, 주차 457대

리모델링은 2008년 1월 착공해 2009년 11월 16일 재개관했다. 설계는 정림건축과 아이아크의 김진구·김정임이 맡았다. 원래 계획은 전면을 유리 커튼월로 바꾸는 것이었으나 현행 법을 적용하면 건폐율과 용적률 초과가 재개발로 간주돼 주변 땅을 사서 기부채납해야 했다. 그래서 기존 타일을 떼고 테라코타 타일을 붙인 뒤 그 위에 LED를 심는 방식으로 바꿨다. 4층부터 23층 외벽에 LED 4만 2,000개가 들어갔고 첫 작품은 줄리언 오피의 「군중」이었다. 석면을 전부 걷어냈고 천장고를 10cm 올렸다. 2010년 서울특별시건축상 야간경관 부문 최우수, 2014년 미국 LEED 기존건물 최고 등급을 받았다.

2024년 10월, 서울역 앞에서 본 서울스퀘어. 꼭대기에 위워크 간판이 붙어 있다

사진: Narubaru7, CC BY 4.0, 위키미디어 공용

소유는 세 겹이었다. 2007년 모건스탠리는 건물을 직접 사지 않고 케이알원 기업구조조정 부동산투자회사를 세워 샀다. 자산관리회사는 케이리츠앤파트너스, 일반업무수탁은 KPMG였다. 리츠 지분 약 98%는 AHI홀딩스가 갖고, 그 모회사를 모건스탠리 펀드가 지배했다. 2010년 말에서 2011년 사이 알파인베스트먼트파트너스가 산 것은 이 모회사 지분 100%였다. 등기부의 소유자는 2007년 10월부터 2019년 3월 22일까지 11년 5개월 동안 케이알원 리츠 한 곳이었고, 2019년에야 리츠가 건물을 ARA코리아자산운용의 사모 부동산투자신탁 제1호에 팔았다. 그 펀드의 수익증권 410억 원어치를 상장 리츠인 NH프라임리츠가 2019년 말 사들였다. 2026년 2월 26일 한국투자리얼에셋운용이 잔금을 냈다. 매수 그릇의 이름은 확인되지 않는다.

오피스는 절반만 채워서 열었다. 2009년 재개관 때 연말까지 임대면적의 절반을 채우는 것이 목표였고, 위키백과가 인용한 조선비즈에 따르면 2013년까지 공실률이 40%였다. 리모델링 기간에 나간 LG 계열사들이 돌아오지 않은 몫이 컸다는 서술이 있다. 2017년 11번가가 5개 층에 들어왔고, 2018년 위워크가 4개 층 약 2만㎡를 20년 계약으로 잡으면서 건물 꼭대기 간판이 위워크로 바뀌었다. 더벨에 따르면 2018년 9월 말 임대율은 82.7%, 임대차 계약 76건, 연 임대료 465억 원이었고, 대한경제는 2019년 3월 임대율 97%에 임차인의 60% 이상이 글로벌 기업이라고 적었다. NH프라임리츠는 2024년 6월 투자자 설명회에서 공실률 3.9%, 잔여 임대기간 5.3년을 강조했다. 그 석 달 뒤 11번가가 광명으로 옮겼고, 위워크 일부 층이 비면서 2025년 6월 인베스트조선 기준 임대율은 81.8%로 내려왔다.

서울스퀘어 오피스 공실률. 2009년 재개관 약 50%, 2013년 40%, 2017년 이전 20%대, 2018년 9월 17.3%, 2019년 3월 3%, 2024년 5월 3.9%, 2025년 6월 18.2%

임대료는 2024년 2월 중개 자료로 임대면적 3.3㎡당 월 14만 4,000원에서 15만 1,000원, 관리비를 더한 전용면적 기준 부담은 35만 5,000원에서 36만 8,000원이다. 기준층 전용률은 55.6%다. 2018년 연 임대료 465억 원을 2019년 매입가 9,882억 8,040만 원으로 나누면 4.7%이고, 운영비와 공실을 빼면 순영업소득 수익률은 그보다 낮다.

값은 30% 올랐는데 자기 돈은 줄었다

2007년 이후 이 건물을 자기 돈으로 산 주인은 없었다. 2007년 모건스탠리는 매입가 9,600억 원에 국민은행 등 국내 금융회사 차입 6,820억 원을 얹었고, 경찰공제회·국민은행·대상홀딩스·대한전선·신영 등 국내 6개사가 389억 원을 출자했으며, 헤럴드경제 보도 기준 모건스탠리 자기자본은 약 3,000억 원이었다. 매입가 대비 차입 비율은 71%였고, 조달한 돈 1조 209억 원 가운데 자기 돈은 33%였다. 그릇은 CR리츠였다. 더벨은 이를 "세금이 면제되는 구조조정리츠"라고 적었다. 기업구조조정 부동산투자회사는 배당가능이익의 90% 이상을 배당하면 법인세를 사실상 내지 않는 구조이고, 취득 단계 감면의 근거 조항과 감면액은 확인되지 않는다.

시점매수자자기자본차입매입가 대비 차입
2007모건스탠리, 국내 6개사3,389억 원6,820억 원71%
2019ARA 펀드, NH투자증권4,114억 원약 6,411억 원65%
2026한국투자리얼에셋운용3,500억 원9,800억 원76%

매수자의 자기자본과 차입. 2007년 3,389억과 6,820억, 2019년 4,114억과 약 6,411억, 2026년 3,500억과 9,800억 원

고친 주인의 손실

리모델링 비용은 매입 직후 예상이 2,000억 원, 준공 뒤 보도가 1,000억 원대였다. 실제 집행액의 1차 자료는 없다. 재개관한 2009년 말 건물은 절반이 비어 있었고, 만기가 돌아온 인수금융을 다시 짜야 했다. 새 대출이 집행된 날이 2010년 10월 8일이다. 선순위 6,000억 원 안팎은 국민은행 주관에 신한·우리·기업은행·동양생명이 남고 새마을금고 1,000억 원과 메리츠종금 300억 원이 새로 들어와 만기 3년, 금리 6.5% 고정으로 묶였다. 중순위 900억 원은 메리츠종금이 주관했고, 저축은행권 900억 원, 후순위 1,279억 원은 알파인베스트먼트가 댔다. 선순위 이자만 연 390억 원이다. 중순위·후순위·저축은행 금리를 연 10%로 놓으면 연 이자가 600억 원을 넘는데, 2018년에도 이 건물의 연 임대료는 465억 원이었다. 임대료로 이자를 감당하지 못하는 상태가 이어졌다는 뜻이다.

2010년 10월 서울스퀘어 리파이낸싱. 선순위 약 6,000억 6.5%, 중순위 900억, 저축은행 900억, 후순위 알파인 1,279억 원

두 달 뒤인 2010년 12월 알파인이 모건스탠리 펀드로부터 AHI홀딩스 모회사 지분 100%를 인수하기로 했고, 종결은 2011년으로 보도된다. 보도된 값은 8,000억 원인데, 리츠가 그대로 존속하는 지분 거래라 건물값이라기보다 지분과 인수한 대출 포지션의 합산 표시로 읽어야 한다. 자산 이전에 따르는 취득세는 발생하지 않았고, 과점주주 간주취득세가 걸렸는지는 확인되지 않는다. 모건스탠리의 손실은 매입가와 매각가의 차이만 보면 1,600억 원이고, 리모델링 1,000억 원을 더한 보도는 3,000억 원 가까이로 적었다. 두 값은 상충이 아니라 계산 범위가 다르다. 헤럴드경제는 이 매각을 두고 "대우빌딩의 저주"라고 썼고, 서울경제는 외국계 자본이 한국 대형 오피스에서 처음 실패한 사례로 꼽았다. 모건스탠리는 2013년 한국 인수 법인을 닫기로 하고 2016년 수송스퀘어를 사며 돌아왔는데, 그때는 고쳐 파는 펀드가 아니라 임대료를 받는 코어 펀드였다.

고쳐진 건물을 산 주인의 이익

알파인은 고치지 않았다. 공실을 채웠다. 2018년 1월 더벨은 위워크의 20년 임대차로 공실률이 20%대에서 10%가량으로 내려올 전망이라며 매각 착수를 알렸다. JP모건이 주간을 맡았고 2018년 9월 12일 NH투자증권이 우선협상대상자가 됐다. 그런데 NH와 공동 운용하기로 한 케펠자산운용이 매도자 알파인베스트먼트와 같은 케펠캐피탈홀딩스 산하라는 점이 드러났고, 이해상충 논란 끝에 운용사가 ARA코리아자산운용으로 바뀌었다. 자산관리회사 케이리츠앤파트너스는 리츠의 이사회와 주주총회를 거치지 않고 주간사와 우선협상자를 정했다고 지적했고, 법적 결말은 알려지지 않았다. 2019년 3월 22일 케이알원 리츠는 ARA코리아의 사모 부동산투자신탁 제1호에 건물을 9,882억 8,040만 원에 넘겼다. 이번에는 자산 거래였다. NH프라임리츠 투자설명서에 실린 삼일회계법인 주석으로 임대보증금을 뺀 그 펀드의 총 조달액은 1조 525억 3,800만 원, 자기자본은 4,114억 3,800만 원이었다. 차입은 6,411억 원으로 한국리츠협회 투자간담회 자료 기준 금리 3.46% 고정, 만기 2026년이었다. 연 이자 222억 원은 2018년 임대료 465억 원의 절반이 안 된다. 2010년 선순위 6.5%에 이자가 임대료를 넘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것과 반대 국면이다. 매입가와 총 조달액의 차이 642억 원 안에 취득세 등 4.6% 약 455억 원이 들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NH투자증권이 인수한 에쿼티 4,114억 원은 ARA애셋매니지먼트 600억 원, 국내 기관 900억 원 등으로 나눠 팔렸다.

케이알원 리츠는 마지막 해에 이자에 먹혔다. 더벨에 따르면 2017년 흑자였던 리츠가 2018년 9월 누적으로 적자 전환했는데, 싱가포르 특수관계 법인과의 거래에서 이자비용이 발생했기 때문이었다. 주주가 배당 대신 이자로 현금을 가져가는 구조의 정황이다. 표면상의 차이는 9,882억 8,040만 원에서 8,000억 원을 뺀 1,883억 원이다. 두 값은 거래 형태가 달라 그대로 빼기 어렵고, 8년치 이자와 비용도 공개되지 않았다.

2026년, 값은 오르고 자기 돈은 줄었다

ARA 펀드의 운용기간은 2019년 3월 1일부터 2026년 2월 28일까지였다. 2025년 4월 매물로 나왔고 8월 입찰에서 캡스톤자산운용과 한국투자리얼에셋운용이 맞붙었다. 인베스트조선이 2025년 11월 전한 한국투자 측 계획은 인수가 약 1조 3,000억 원에 대출 8,000억 원, 우선주 3,500억 원에서 4,000억 원, 보통주 1,000억 원에서 1,500억 원, 현금수익률 연 6% 중반과 내부수익률 10% 초반, 7년 뒤 3.3㎡당 4,000만 원 중반대 매각이었다. 자금 모집은 두 번 미뤄졌고 2026년 2월 26일, 펀드 만기 이틀 전에 잔금이 들어갔다. 결과는 계획과 달랐다. 딜사이트 리그테이블 기준 담보대출이 9,800억 원으로 커졌고 에쿼티는 3,500억 원 수준으로 줄었다. 삼성증권이 중순위 대출과 우선주 잔액을 인수했고 삼성생명·삼성화재가 우선주에 들어왔으며 한국투자캐피탈이 에쿼티를 댔다. 인수가 1조 2,855억 원 대비 대출 비율은 76%다. 값은 2019년보다 30% 올랐고 자기 돈은 15% 줄었다.

서울스퀘어 거래가. 2006년 장부가 2,365억, 2007년 9,600억, 2011년 8,000억, 2019년 9,883억, 2026년 1조 2,855억 원

매도자의 총액 차익은 1조 2,855억 원에서 9,882억 8,040만 원을 뺀 2,972억 원이다. 지분 투자자가 실제로 받은 값은 NH프라임리츠 공시에 있다. 2019년 12월 410억 원에 산 수익증권을 2026년 2월 27일 550억 8,200만 원에 처분했다. 운용분배금을 뺀 자본차익 140억 8,200만 원, 34.3%, 6년 2개월을 단리로 나누면 연 5.6%다. 상장 당시 이 지분의 예상 배당은 연 23억 원 안팎이었다. 조 단위 건물의 손바뀜을 개인 투자자 단위로 환산하면 이 숫자다.

NH프라임리츠의 서울스퀘어 펀드 지분. 2019년 12월 취득 410억, 2026년 2월 처분 550.8억 원

세금은 그릇이 정했다. 2007년 CR리츠는 세금이 면제되는 그릇으로 설계됐고, 2011년 지분 거래에는 자산 이전에 따르는 취득세가 없었으며, 2019년 자산 거래에는 약 455억 원이 붙은 것으로 추정된다. 2026년 거래는 딜사이트가 지분 거래 담보대출로 분류하고 NH프라임리츠 공시는 자산 매각으로 적어 형태가 갈린다. 자산 거래라면 약 591억 원, 지분 거래라면 0에 가깝다. 케이알원 리츠는 배당 손금산입으로 법인세를 사실상 내지 않았고 NH프라임리츠의 법인세비용도 세 반기 연속 0원이다. 이 건물의 자본이득에 국내 법인세는 사실상 붙지 않았다. 3.3㎡당 값으로 보면 2006년 장부 589만 원, 2007년 2,390만 원, 2011년 1,991만 원, 2019년 2,460만 원, 2026년 3,200만 원이다. 2018년 더벨은 서울스퀘어가 당시 최고가였던 삼성물산 서초사옥의 3.3㎡당 3,050만 원을 넘으려면 총액 1조 2,253억 원이 필요하다고 계산했다. 2019년 거래는 그 문턱에 못 미쳤고 2026년 거래가 넘었다.

같은 각본의 런던은 값이 안 돌아왔고, 같은 표면의 뉴욕은 돈을 번다

고쳐서 되파는 투자는 2007년에 사서 2010년 말에 판 쪽이 지고, 2009년에 사서 10년 버틴 쪽이 이겼다. 서울역에서 남산으로 이어지는 같은 축에서 같은 전략이 반대 결과를 냈다. 극동빌딩은 2003년 맥쿼리 리츠가 1,583억 원에 샀고, 2009년 국민연금이 지이NPS제1호 리츠로 3,184억 원에 취득해 남산스퀘어로 고친 뒤 2019년에서 2020년 사이 이지스와 KKR에 5,050억 원에 팔았다. 총액 차익 1,866억 원이다. 모건스탠리는 금융위기 직전 고점에 사서 3년여 만에 팔았고 국민연금은 위기 직후에 사서 10년을 들고 있었다. GE리얼에스테이트는 2001년부터 B급 빌딩을 사서 고치는 같은 전략을 100건 넘게 2조 원 규모로 반복하다 2010년 적자로 돌아섰고 2014년 한국에서 완전히 철수했다. 실패가 개별 건물의 운이 아니라 2008년 이후 국면 자체였다는 쪽에 무게가 실린다. 같은 해 조성된 모건스탠리의 88억 달러 부동산 펀드가 61%를 잃을 것으로 보도됐는데, 서울스퀘어가 그 펀드에 담겼는지는 확인되지 않는다.

사례투자자매입매각총액 결과
서울스퀘어모건스탠리2007년 9,600억 원2011년 8,000억 원리모델링 포함 약 3,000억 원 손실
서울스퀘어알파인2010년 말~2011년 8,000억 원(지분)2019년 9,883억 원표면상 1,883억 원
서울스퀘어ARA·NH2019년 9,883억 원2026년 1조 2,855억 원2,972억 원
남산스퀘어국민연금2009년 3,184억 원(취득가액)2019~2020년 5,050억 원1,866억 원
런던 시티포인트비컨캐피털2007년 6억 5,000만 파운드2012년 디폴트채권자 손으로

재단장형 오피스 투자의 결과. 모건스탠리 약 -3,000억, 알파인 +1,883억, ARA·NH +2,972억, 국민연금 남산스퀘어 +1,866억, 런던 시티포인트 6.5억 파운드 매입과 2024년 입찰가 3.6~3.75억 파운드

런던 시티포인트는 같은 각본이다. 1967년 BP 본사로 준공됐고, 2000년 재단장하며 이름을 바꿨고, 2007년 미국 사모펀드 비컨캐피털이 6억 5,000만 파운드에 샀다. 2012년 대출이 디폴트가 나 법정관리로 갔고, 2016년 브룩필드가 채권을 사들이는 방식으로 6억 700만 파운드에 가져갔다. 2024년 매각을 시도했을 때 감정가는 6억 7,000만 파운드였는데 입찰가는 3억 6,200만에서 3억 7,500만 파운드에 그쳤다. 2025년 4월 4억 6,000만 파운드 대출 만기를 2028년으로 미루며 새로 2,200만 파운드를 금리 15%에 빌렸다. 같은 해 같은 방식으로 실패했는데 서울은 값이 돌아왔고 런던은 아직 돌아오지 않았다. 런던 시티의 임차 수요가 새로 고친 다른 건물로 옮겨 갔다는 해석이 가능하지만 정량으로 확인한 것은 아니다.

서울스퀘어의 가로 100m 미디어파사드는 돈을 벌지 않는다. 서울시 빛공해 방지 조례 제2조 제4호는 미디어파사드를 광고조명이 아니라 건축물과 한 몸인 '미디어파사드 장식조명'으로 따로 정의하고, 설치는 좋은빛위원회 심의를 거친다. 조명디자이너 백지혜는 이 구분 때문에 콘텐츠가 공익성·예술성 심의를 받고 광고로 간주되면 안 된다고 정리한다. 일몰 30분 뒤 켜서 23시에 끄고, 영상 연출은 시간당 20분이었다가 2023년 7월 개정으로 40분이 됐다. 광고를 틀 수 있는 자리는 옥외광고물 자유표시구역으로 따로 지정되는데 2016년 코엑스 일대, 2023년 12월 명동관광특구·광화문광장·해운대해수욕장이고 서울역은 없다. 2012년 전기신문 보도 기준 설치비 약 30억 원에 월 전기료 약 40만 원, 매시 정각 10분간 가동이다. 2013년 LG전자가 한 차례 제품 조명광고를 띄운 기록은 있다. 뉴욕 원 타임스스퀘어는 반대다. 오피스가 사실상 빈 채로 디지털 사이니지 임대료가 2012년 기준 연 2,300만 달러, 건물 총수입의 85%였고, 2022년 제임스타운이 5억 달러를 들여 재개발하면서도 북측 사이니지는 끄지 않았다. 같은 표면인데 한쪽은 매출이고 한쪽은 비용이다. 차이는 기술이 아니라 그 자리가 어느 구역인가다.

서울스퀘어와 원 타임스스퀘어의 외벽. LED 4만 2,000개, 설치비 약 30억, 광고 수입 0, 매시 10분 가동, 원 타임스스퀘어 광고 연 2,300만 달러, 총수입의 85%

시장은 같은 국면을 두 번 돈다. 모건스탠리가 고친 건물을 내놓은 2009년에서 2010년은 센터원 편이 짚은 도심 대형 공급의 한복판이었고, 같은 해 준공된 페럼타워도 그 물량의 하나였다. 한국투자리얼에셋운용이 산 2025년에서 2026년은 그다음 사이클의 초입이다. 알스퀘어는 2025년부터 2031년까지 서울 오피스 공급 760만㎡ 중 도심이 297만㎡로 2009년에서 2014년 사이클과 비슷하다고 봤고,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 기준 2026년 2분기 도심 A급 공실률은 G1 서울과 르네스퀘어 준공으로 9.0%까지 올랐다. 반대편에는 서울역 북부역세권 편의 한화 2조 7,000억 원 개발과 힐튼호텔 자리의 이지스 개발이 있다. 두 사업만 합쳐도 연면적 80만㎡가 서울역 반경 안에 들어오고, 2026년 언론은 이 일대를 서울역 권역이라 부르기 시작했다. 한국투자 측이 낸 1조 2,855억 원은 50년 된 건물값이자 그 권역의 자리값이고, 같은 공급이 공실 위험이기도 하다. 2026년 8월 파이낸셜뉴스는 도심 오피스의 78%가 준공 10년을 넘겨 재단장이 다시 투자처가 됐다고 전했다. 2007년 모건스탠리가 했던 일을 2026년의 도심이 다시 하고 있다.

드러난 것: 고친 사람이 아니라 다음 사람이 벌고, 그릇이 세금을 정한다

이 편에서 드러난 것은 재단장한 건물의 값이 고친 사람 손에서 오르지 않는다는 점이다. 모건스탠리는 9,600억 원에 사서 1,000억 원대를 들여 고치고 8,000억 원에 넘겼다. 그 고쳐진 건물을 8,000억 원에 산 알파인은 공실만 채우고 9,883억 원에 팔았고, 그것을 산 ARA와 NH는 7년 뒤 1조 2,855억 원에 팔았다. 고친 값은 첫 주인이 치렀고 그 값이 만든 임대료는 다음 두 주인이 받았다. 국민연금의 남산스퀘어가 같은 전략으로 1,866억 원을 남긴 것을 보면 갈린 것은 전략이 아니라 진입 시점과 버틴 기간이다.

2007년 이후 자기 돈으로 산 주인은 없었다. 자기자본 비율은 2007년 33%, 2019년 39%였다가 2026년 26%로 떨어졌다. 값이 30% 오른 마지막 구간에서만 자기 돈이 15% 줄었다. 2026년 매수자는 에쿼티 모집을 두 번 미루고 대출을 1,800억 원 늘려 매도자 펀드의 만기 이틀 전에 잔금을 냈다. 2010년 선순위 금리 6.5%에 총 차입 9,000억 원대의 이자가 임대료를 웃돌았을 것으로 추정되는 구조가 2026년 담보대출 9,800억 원 위에서 되풀이될지는 금리와 공실이 정한다. 확인된 임대료 실측치는 2018년의 연 465억 원뿐이다. 2024년 5월 공실 3.9%였던 건물이 임차인 두 곳이 빠지자 1년 만에 20%가 됐다. 11번가가 다섯 개 층을 비우고 위워크가 일부 층을 내놨다.

그릇이 세금을 정했다. 2007년 CR리츠는 배당 손금산입으로 법인세를 사실상 내지 않는 그릇이었고, 2011년 지주회사 지분 거래에는 자산 이전에 따르는 취득세가 없었으며, 2019년 자산 거래에는 약 455억 원이 붙은 것으로 추정된다. 2026년 거래는 지분 거래인지 자산 거래인지 서술이 갈려 591억 원의 발생 여부가 미확인이다. 리츠와 펀드로 이어진 19년 동안 이 건물의 자본이득에 국내 법인세는 사실상 붙지 않았다. 개인 투자자 단위로 환산하면 NH프라임리츠의 410억 원이 6년 2개월 뒤 550억 8,200만 원, 자본차익 연 5.6%였다.

땅의 출발점과 표면의 끝점이 이 건물의 두 끝이다. 정부가 완공에 38억 원이 더 든다는 이유로 47억 원대에 팔았다고 보도된 자리는 50년 뒤 1조 2,855억 원이 됐다. 가로 100m 화면은 광고를 팔 자리가 아니어서 전기료를 쓰고, 뉴욕의 같은 화면은 연 2,300만 달러를 번다. 2026년의 도심은 준공 10년 넘은 건물의 재단장을 다시 투자처로 부르고 있다.

확인하지 못한 것이 셋 있다. 2026년 거래의 법적 형태와 매수 펀드의 이름, 그리고 취득세 발생 여부다. 케이알원 리츠의 재무제표가 전자공시에 없어 2007년부터 2019년까지 연도별 임대수익과 이자비용을 만들 수 없다. 리모델링의 실제 집행액도 1,000억 원대라는 보도 범위 안에 있다.

다음 편은 외환위기 뒤 외국 펀드가 사들인 여의도와 을지로의 건물들이다. SK증권빌딩을 중심으로 그 결말을 본다. 강남파이낸스센터 편이 론스타 한 건물의 매각 차익에 붙은 법인세를 봤다면 이번에는 여러 건물의 결말을 본다. 시리즈 전체는 건물을 짓는 돈: 국내편에서 이어진다.

출처

이 글의 제원은 국토교통부 건축물대장에서, 부지 내력과 대우 시절은 뉴스핌·파이낸셜뉴스·일요신문·대법원 판결에서, 2007년과 2010년의 조달 구조는 더벨 원문에서, 2019년 매입과 2026년 처분은 NH프라임리츠가 전자공시(DART)에 낸 투자설명서·처분공시와 한국리츠협회 IR 자료에서, 2026년 거래는 인베스트조선·딜사이트·CBRE에서, 대조군은 이코노미스트·서울경제·일요시사·Bisnow·Wikipedia에서, 미디어파사드 규제는 서울문화투데이·전기신문과 서울시 조례에서 가져왔다. 케이알원 리츠의 재무제표, 리모델링 실제 집행액, 2026년 매수 펀드의 이름과 거래 형태, 개별공시지가·재산세는 확인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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