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펀드가 산 것은 버스가 아니라 현금흐름이다
서울 버스 13.3%를 쥔 자본은 준공영제에서 지자체가 보증하는 채권을 봤다. 배당성향 204%는 그 논리적 귀결이다
《대중교통 밸류체인》 시리즈의 6편이다. 4편의 원가표 차액과 5편의 차고지가 이 편에서 하나의 투자 공식으로 합쳐진다.
2019년, 버스회사 인수에 특화된 자산운용사가 설립됐다. 차파트너스자산운용. 같은 해 서울의 한국비알티를 시작으로 이 회사는 서울, 인천, 대전, 제주에서 버스회사 20여곳, 버스 약 2,000대를 사들였다. 더스쿠프 집계로 서울에서만 차파트너스와 그리니치PE 두 운용사가 7개 회사, 1,024대를 보유했다. 서울시 인가 대수 7,385대의 13.3%다.
버스는 성장 산업이 아니다. 승객은 정체됐고 요금은 정치가 누르고 있으며 회사들은 재정지원 없이는 적자다. 그런 산업에 수천억 원의 금융 자본이 몰려와 업계 지도를 바꿨다. 자본은 자선을 하지 않는다. 이들이 본 것이 무엇인지를 이해하면, 앞의 다섯 편에서 그린 구조가 하나의 그림으로 합쳐진다.
자본이 본 것은 지자체가 보증하는 현금흐름이다
준공영제 버스회사의 재무를 자본의 눈으로 다시 읽으면 이것은 운송회사가 아니라 채권이다. 매출은 표준운송원가가 보장하고, 부족분은 서울시 재정이 메우며, 적정이윤까지 제도가 얹어준다. 2편에서 본 것처럼 승객이 줄어도 회사 수입은 줄지 않는다. 경기를 타지 않고, 부도 위험은 사실상 지자체 신용에 연동된다. 게다가 4편에서 본 협약의 특성상 이 조건은 개정 절차가 없어 바뀌지도 않는다. 금리로 치면 지방정부 신용의 영구채인데, 시장에서 개인 오너들이 승계 문제로 헐값에 내놓는 자산이었다.
여기에 두 개의 덤이 붙는다. 하나는 5편에서 본 차고지, 장부가보다 훨씬 비싼 도심 토지다. 다른 하나는 원가표의 틈이다. 표준단가 항목의 실집행을 조이면 조인 만큼 남는 구조는, 비용 절감을 업으로 하는 금융 자본에게 훈련된 사냥터와 같다.
인수 자체는 새로운 일이 아니다. 승계에 실패한 버스회사 오너에게 사모펀드는 사실상 유일한 출구였고, 자본이 들어와 낡은 경영이 정리된 측면도 있다. 문제는 인수 후의 행동이 제도의 틈을 정확히 따라갔다는 점이다.
투자 공식: 다섯 단계
보도로 확인된 사실들을 시간 순으로 배열하면 공식이 드러난다.
| 단계 | 행동 | 확인된 사례 |
|---|---|---|
| 1. 인수 | 승계 곤란한 오너 회사를 매입 | 2019년 한국비알티부터 20여곳 (매일노동뉴스) |
| 2. 절감 | 표준단가 항목의 실집행 축소 | 명진교통: 정비 인력 축소, 부품 교체 지연 (뉴스토마토) |
| 3. 재원 확장 | 차고지 매각, 재평가적립금 계정 이전 | 선진운수 토지 매각, 동아운수·도원교통 계정 처리 (다음뉴스) |
| 4. 회수 | 고배당 | 순이익 22억에 배당 45억, 배당성향 204.3% (더스쿠프) |
| 5. 출구 | 보유 회사 일괄 매각 | 2024년 매각 개시, 희망가 5,000억원 안팎 (파이낸셜뉴스) |
숫자 몇 개를 더 놓는다. 더스쿠프가 확인한 그 회사는 2020년에도 순이익 27억원에 35억원을 배당해 배당성향 129.3%를 기록했다. 매일노동뉴스에 따르면 서울 버스업체 전체의 평균 배당성향도 2017~2021년 56.98%로, 같은 기간 코스피 상장사 평균인 약 36%를 20%포인트 웃돈다. 사모펀드가 극단값이긴 하나, 업계 전체가 이미 배당에 후한 체질이었다는 뜻이다. 원가는 보전되고 이윤은 보장되는데 이익을 회사에 쌓아 재투자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성장이 막힌 규제 산업에서 이익잉여금의 자연스러운 행선지는 배당이고, 사모펀드는 그 체질을 한계까지 밀어붙였을 뿐이다.
코로나 시기는 이 채권의 안전성을 실증했다. 매일노동뉴스에 따르면 운송적자가 2~3배로 불었던 그 기간에 재정지원금이 함께 불어나면서 업계 순이익은 오히려 늘었다. 승객이 사라져도 돈이 들어오는 자산이라는 것이 실제 위기에서 증명된 것이다. 자본시장에 이보다 좋은 영업 자료는 없다.
왜 전부 합법인가
이 공식의 다섯 단계에는 위법이 없고, 그 사실이 이 이야기의 핵심이다. 회사를 사는 것, 비용을 줄이는 것, 자산을 파는 것, 배당하는 것, 지분을 되파는 것 모두 상법과 협약이 허용하는 행동이다. 재평가적립금의 계정 이전 같은 처리는 회계 적정성 논란이 있지만 외부감사를 통과했다. 사모펀드는 규칙을 어긴 것이 아니라 규칙이 놓친 곳을 정확히 밟았다.
규칙이 놓친 이유는 시점이다. 2004년 협약을 설계할 때 상대는 버스 오너들이었다. 평생 그 업으로 먹고살고, 지역에 얼굴이 알려져 있고, 면허를 자식에게 물려줄 사람들. 협약의 느슨한 부분들은 이 사람들이 업을 계속한다는 암묵적 전제 위에서만 안전했다. 20년 뒤 그 자리에 들어온 것은 5~7년 안에 수익을 실현하고 떠나는 것이 존재 이유인 자본이었다. 같은 규칙이 주인이 바뀌자 다른 기계가 된 것이다.
서울시의 2024년 대응은 5편에서 본 대로 배당성향 100% 제한, 차고지 임의 매각 시 임차료 지원 중단, 지분 취득 사전 협의다. 그러나 더스쿠프가 짚었듯 강제 수단은 성과이윤 감점 정도가 사실상 전부다. 성과이윤은 4편에서 본 것처럼 적정이윤의 절반가량이고, 그 정도 벌점은 배당 강행의 이익 앞에서 크지 않다. 개정 조항 없는 협약이 여기서 다시 발목을 잡는다. 규칙을 고칠 수 없는 규제자는 벌점표만 만지작거리게 된다.
출구에서 판이 멈춰 있다
공식의 마지막 단계인 출구가 지금 이 이야기의 현재 진행형이다. 파이낸셜뉴스에 따르면 차파트너스는 2024년 4개 펀드가 보유한 버스회사 16곳의 일괄 매각에 나섰고 희망가는 5,000억원 안팎이다. 딜사이트 보도로는 그리니치PE와 이지스자산운용이 원매자로 나서 실사까지 진행했으나, 그리니치PE의 투자 제안을 받은 기관들이 서울시 정책 변화를 이유로 출자를 주저하면서 거래는 확정되지 못했다. 더벨에 따르면 매각이 길어지자 차파트너스는 2025년 6월 보유 버스회사들의 리파이낸싱, 곧 만기를 늘려 버티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서울경제가 짚은 대로 서울시의 규제 강화가 이 자산의 매력을 정확히 깎았기 때문이다. 배당이 막히면 이 채권의 쿠폰이 사라진다.
출구가 막힌 판의 결말은 몇 가지로 갈린다. 규제가 풀리기를 기다리며 보유를 이어가는 것, 할인된 가격에 다른 금융 자본에게 넘기는 것, 그리고 노조와 시민사회가 요구해온 방향인 지자체의 공공 인수다. 노동과세계에 따르면 서울에서는 사모펀드 보유 버스회사를 시가 인수해 공영제로 전환하자는 운동이 조직되어 있다. 어느 쪽이든 계산서는 같은 질문으로 끝난다. 자본이 가져간 배당과 앞으로 치를 인수 비용을 합친 금액은, 처음부터 이 틈을 막아뒀을 때의 비용과 비교해 얼마나 큰가.
이 산업의 다른 칸에는 정반대의 장부가 있다. 재정이 이윤까지 보장해주는 버스와 달리, 태울수록 쌓이는 손실을 보전 없이 떠안는 회사. 다음 편은 서울교통공사의 적자 구조를 다룬다.
이 시리즈는 격주로 이어진다. 새 글은 뉴스레터로 받아볼 수 있고, 정비·검사 물량이나 제휴 논의는 운산 모빌리티 쪽으로 연락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