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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 · 대중교통 밸류체인 · 7편 / 9편

지하철은 승객을 태울수록 손해를 본다

한 명당 781원 손실, 무임수송 4,488억은 보전 없음. 버스와 정반대 장부를 가진 같은 밸류체인

홍정현·2026.11.13
12분 읽기

《대중교통 밸류체인》 시리즈의 7편이다. 버스 쪽 밸류체인을 다룬 4편~6편과 정반대의 장부를 이번 편에서 본다.

서울 지하철 요금은 1,550원이다. 서울교통공사가 승객 한 명을 실어 나르는 데 드는 원가는 그보다 크다. 아주경제와 세계일보가 보도한 2025년 수치로 공사는 승객 1명당 781원을 손해 본다. 하루 수백만 명이 타는 시스템에서 이 단가는 그대로 적자의 속도가 된다. 2025년 공사의 당기순손실은 8,268억원이다.

버스 편들을 읽은 독자라면 기묘함을 느낄 것이다. 같은 환승 통행을 나눠 나르는 두 수단인데, 버스회사는 재정지원이 이윤까지 보장해 사모펀드가 사러 오는 자산이 됐고, 지하철 운영자는 태울수록 쌓이는 손실을 자기 장부에 받아 적는다. 이 비대칭이 어디서 오는지가 이번 편의 질문이다.

적자의 첫 번째 원천은 눌린 요금이다

지하철 적자의 뼈대는 원가에 못 미치는 요금이 수십 년 누적된 것이다. 요금은 시민 부담과 물가를 이유로 정치가 누른다. 서울 지하철 기본요금은 2023년 10월 1,400원, 2025년 6월 1,550원으로 올랐지만 인상 때마다 수년의 논쟁이 필요했고, 그 사이 인건비와 전기료와 노후 시설 투자비는 시장 가격으로 올랐다. 1편부터 반복해온 이 시리즈의 명제가 여기서도 작동한다. 운임은 정치가 정하고 원가는 시장이 정한다. 버스는 그 간격을 재정지원금이 메우지만, 지하철은 상당 부분을 공사의 부채가 메운다.

간격을 키우는 두 번째 힘이 무임수송이다. 65세 이상, 장애인, 국가유공자는 지하철을 무료로 탄다. 세계일보에 따르면 2025년 서울교통공사의 무임수송 손실은 4,488억원으로, 2020년 2,643억원에서 5년 사이 약 70% 늘었다. 고령화가 이 숫자의 기울기를 정한다. 전국 6개 도시철도 운영기관의 무임 손실 7,754억원 중 절반 이상이 서울교통공사 몫이다.

문제는 손실의 크기보다 귀속이다. 노인 무임승차는 서울시 정책이 아니라 국가 복지제도인데, 그 비용을 중앙정부가 보전하지 않는다. 같은 무임수송이라도 한국철도공사(코레일)는 정부 보전을 받지만 도시철도 공사들은 받지 못한다. 같은 승객이 같은 제도로 무료 승차해도 1호선 코레일 구간에서 타면 국가가 부담하고 서울교통공사 구간에서 타면 공사 적자가 되는 셈이다. 복지의 결정권자와 비용 부담자가 분리된 구조, 2편에서 본 "손실이 어느 장부에 앉는가"의 가장 큰 사례다.

무임수송은 왜 지하철에만 있는가

버스에 무임승차가 없는 이유는 복지 설계가 아니라 회계 구조의 차이다. 지하철 무임은 1980년대에 국가가 도입한 제도가 공기업 장부에 얹히며 지금까지 왔다. 버스에 같은 제도를 얹으려면 민간 회사들에게 무료 승객을 강제해야 하므로 보전 없이는 불가능하고, 그래서 도입되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무임 복지의 비용은 지하철이라는 공기업 회계 안에 격리됐다. 다음뉴스가 전한 2026년 6월 서울시 논의처럼 무임 연령 상향과 버스 요금 지원 재편이 함께 검토되는 것은, 이 격리가 한계에 왔다는 신호다. 서울 시내버스에 노인 무임을 도입하는 방안은 연 9,500억원의 적자를 더할 것으로 추산됐다.

여기서 버스와의 대칭이 완성된다. 버스의 적자는 매년 재정지원금으로 정산되어 회사 장부에는 남지 않는다. 지하철의 적자는 보전되지 않고 공사 부채로 쌓인다. 한쪽은 흐르는 물이고 한쪽은 고이는 물이다. 정치적으로 보면 합리적 선택의 결과다. 민간 회사는 적자를 견디지 못하니 매년 메워줘야 하고, 공기업은 부채를 쌓아도 당장 멈추지 않으니 미룰 수 있다. 공기업 장부는 미래로 비용을 보내는 통로가 된 것이다.

부대사업으로 메울 수 있는가

부대사업은 적자의 구멍에 비해 한 자릿수 작다. 서울시의회 2025년 2월 교통위원회 회의록에 따르면 공사의 2025년 운수사업수익은 1조6,234억원, 부대사업수익은 2,103억원이다. 부대수익의 내역은 광고료 570억원, 임대료 945억원, 기타 588억원. 운수수입 대비 13% 수준이고, 당기순손실 8,268억원과 비교하면 4분의 1에 그친다.

개별 사업의 단위는 더 작다. 역 이름 옆에 병원이나 기업 이름을 붙여주는 유상 역명병기 사업은 조세금융신문 보도 기준 40개 역 계약 총액이 144억원이다. 그마저 한국일보에 따르면 강남역, 홍대입구역 같은 목 좋은 역도 유찰을 겪었다. 지하상가 임대는 상권 침체를 타고, 광고는 경기를 탄다. 공사가 경영개선 전략의 초점을 비운수수익 확대에 두겠다고 밝혀온 것은 방향으로서 맞지만, 자릿수가 다른 구멍을 메울 규모는 아니다.

이 대목에서 던져야 할 질문은 "부대사업을 더 열심히 해야 한다"가 아니다. 왜 한국 지하철의 부대수익은 13%짜리 곁가지에 머무는가다. 방금 본 광고, 임대, 역명병기는 모두 이미 지어진 역사 안에서 자투리 공간을 파는 사업이다. 세계에는 다른 답이 있다. 역을 짓는 행위 자체를 부동산 사업으로 설계해, 철도가 만든 땅값 상승을 철도 회사가 회수하는 모델. 홍콩 지하철은 그 방식으로 2024년 한 해 순이익의 대부분을 부동산에서 냈다. 그 구조는 다음 편에서 통째로 다룬다.

같은 체인, 반대의 장부

버스 편들과 이번 편을 겹치면 하나의 표가 나온다.

서울 시내버스서울 지하철
운영 주체민간 65개사 안팎공기업 (서울교통공사)
적자 처리매년 재정지원으로 정산 (2025년 4,575억원)공사 순손실로 누적 (2025년 8,268억원)
이윤적정이윤 보장없음
무임수송없음2025년 4,488억원, 보전 없음
자본의 관심사모펀드 인수 대상해당 없음

같은 요금 체계로 묶인 하나의 밸류체인에서 민간이 앉은 칸에는 이윤이 보장되고 공공이 앉은 칸에 손실이 쌓인다. 음모의 결과가 아니라 두 개의 다른 시대에 만들어진 회계가 한 체인에 묶인 결과다. 그러나 결과만 보면, 이 체인의 리스크 배분은 정확히 거꾸로 되어 있다. 감당 능력이 가장 큰 주체가 이윤을 보장받고, 요금 결정권도 없는 공기업이 무한 손실을 진다.

다음 편은 바다 건너의 반례다. 지하철 회사가 이 나라 최대의 부동산 개발업자인 도시, 홍콩과 일본의 사철이 같은 문제를 어떻게 설계로 풀었는지 본다.

이 시리즈는 격주로 이어진다. 새 글은 뉴스레터로 받아볼 수 있고, 정비·검사 물량이나 제휴 논의는 운산 모빌리티 쪽으로 연락하면 된다.

참고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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