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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 · 대중교통 밸류체인 · 9편 / 9편

규제 산업의 이윤은 가격표 밖에 있다

대중교통 여덟 편의 지도를 한 장으로 접는다. 그리고 이 지도는 정비업의 지도와 같은 지도다

홍정현·2026.12.11
12분 읽기

《대중교통 밸류체인》 시리즈의 마지막 편이다. 1편의 질문, "무료 환승의 돈은 누가 대는가"에서 시작한 추적을 여기서 접는다.

이 시리즈는 버스회사가 부동산으로 돈을 번다는 풍문 하나에서 출발했다. 여덟 편을 지나온 지금, 그 풍문은 더 정확한 문장들로 바뀌었다. 요금은 정치가 정하고 원가는 시장이 정하며 그 차액은 세금이 메운다. 그런 산업에서 이윤은 운송이라는 본업에 있지 않고, 정산 규칙과 원가표의 틈과 차고지와 지분에 흩어져 있다. 각 편은 그 흩어진 자리를 하나씩 찾아간 기록이었다.

마지막 편이 할 일은 두 가지다. 여덟 편의 지도를 한 장으로 접는 것, 그리고 이 지도가 대중교통만의 지도가 아니라는 것을 보이는 것. 나는 정비공업사를 운영하면서 이 시리즈를 썼다. 쓰는 내내 확인한 것은, 두 산업이 세부만 다를 뿐 같은 도면 위에 지어져 있다는 사실이었다.

여덟 편의 지도: 이윤이 앉아 있는 자리

이 밸류체인에서 각 층이 어떻게 돈을 벌고 잃는지는 여덟 편의 수치로 확정됐다. 층별로 접으면 이렇다.

주체손익의 원천근거 편
제도지자체환승할인·준공영제의 최종 지불자. 서울 버스 재정지원 2025년 4,575억원1, 4편
정산 관문티머니모든 거래의 수수료·단말기. 운송·규제 리스크 없음3편
버스 운송민간 65개사 안팎공식 이윤은 3%대로 상한. 실질 이윤은 표준단가와 실집행의 차액2, 4편
버스 자산회사 주주차고지 시세차익. 보유 비용은 원가표가 보전5편
자본사모펀드보장된 현금흐름 인수 후 고배당 회수. 배당성향 최대 204.3%6편
철도 운송서울교통공사승객 1명당 781원 손실, 무임수송 4,488억원 무보전. 2025년 순손실 8,268억원7편
해외 참조MTR·일본 사철역세권 지가 상승을 시스템 재원으로 설계8편

이 표에서 눈에 띄는 규칙성이 있다. 승객과 직접 만나는 층일수록 이윤이 얇거나 마이너스이고, 승객에게서 멀수록 안전하다. 운전대를 잡는 층은 원가로 정산되고, 정산 서버를 쥔 층은 수수료를 떼며, 지분을 쥔 층은 배당을 가져간다. 서비스가 나빠서가 아니다. 가격이 정치로 결정되는 순간 가격 경쟁이 사라지고, 경쟁이 사라진 자리에서 이윤은 규칙의 틈과 자산과 지분 쪽으로 이동하기 때문이다.

정비업은 같은 도면 위에 있다

사고 수리 정비업의 지도를 옆에 놓으면 층이 하나씩 겹친다. 정비업 시리즈에서 그린 구조 그대로다.

구조 요소대중교통사고 수리 정비업
가격 결정자지자체 (요금·표준운송원가)보험사 (수가·견적 승인)
소비자 체감 가격0원 (무료환승)0원 (보험처리)
실제 지불자납세자보험료 납부자 전체
정산 관문티머니보험 견적 전산망
사업자의 공식 이윤적정이윤 3%대수가에 압착된 공임
이윤의 실제 서식지원가표 틈·차고지·지분부품 유통·비보험 물량·부지

같은 도면에서 같은 병이 생긴다. 대중교통에서 정비직 인건비 차액이 연 271억원 발생하고 안전 마진이 인출되듯, 정비업에서도 눌린 수가는 결국 정비의 밀도를 깎는 방향으로 사업자를 민다. 지불자와 소비자가 분리된 산업에서 품질은 감시자가 없을 때 가장 먼저 양보되는 항목이다. 그리고 두 산업 모두에서 부동산이 최후의 저장고 역할을 한다. 버스회사의 차고지가 그랬듯, 오래된 공업사의 이윤도 상당 부분 수십 년 깔고 앉은 부지에서 나온다. 본업의 이윤이 눌린 산업에서 땅은 우연이 아니라 구조적 귀결이다.

요금 단위는 또 한 번 바뀌고 있다

1편에서 본 2004년의 교체, 수단에서 이동으로 바뀐 요금 단위가 지금 다시 움직이고 있다. 이동에서 기간으로다. 서울시가 2024년 1월 내놓은 기후동행카드는 월 6만원대 정액으로 서울 지하철과 시내버스를 무제한 이용하는 정기권이고, 정부의 K-패스는 이용액을 사후 환급한다. 방식은 달라도 방향은 같다. 요금이 회당 과금에서 구독으로 옮겨가는 것이다.

이 시리즈의 독법으로 보면 정기권은 요금 인하 정책이 아니라 정산 구조의 재편이다. 회당 요금이 사라지면 2편에서 본 배분 규칙, 승객이 낸 돈을 기관끼리 나누는 산식의 입력값 자체가 사라진다. 정액 수입을 이용 실적에 따라 나누는 새 규칙이 필요해지고, 그 규칙을 정하는 협상에서 또 한 번 누군가는 유리한 칸에 앉고 누군가는 손실을 장부에 받아 적게 된다. 2004년의 교체가 준공영제와 티머니와 재정지원 구조를 낳았듯, 이번 교체도 요금표가 아니라 산업 구조를 바꿀 것이다. 정기권의 손실을 누가 보전하는지, 그 정산 데이터를 누가 쥐는지를 지켜보면 다음 10년의 지도가 보인다.

규제 산업에서 사업자가 서는 자리

이 시리즈에서 사업자가 가져갈 결론은 세 개다.

첫째, 자기 산업의 가격이 어디서 결정되는지부터 확인해야 한다. 가격을 시장이 정하는 산업과 규칙이 정하는 산업은 다른 종목이다. 후자라면 경쟁력의 정의가 바뀐다. 서비스 품질은 기본기일 뿐이고, 손익은 규칙의 구조를 읽는 데서 갈린다. 이 시리즈가 보여줬듯 같은 규칙 아래서도 원가표를 읽은 주주와 못 읽은 주주의 수익률은 배당성향 204%와 0%만큼 벌어진다.

둘째, 관문을 봐야 한다. 3편의 티머니, 정비업의 견적 전산망처럼 거래가 반드시 지나가는 길목은 운송보다, 수리보다 안전한 사업이다. 자기 산업의 관문이 어디인지, 그 관문이 중립인지 지불자의 도구인지, 관문에 지분으로든 데이터로든 발을 걸칠 방법이 있는지. 이것이 규제 산업에서 포지션을 바꾸는 질문이다.

셋째, 규칙은 반드시 바뀐다는 것이다. 다만 규칙이 안정된 시기에 그 틈에 맞춰 최적화한 사업자는 규칙이 바뀔 때 가장 크게 흔들린다. 사모펀드의 버스 투자는 2024년 규제 강화 한 번으로 출구가 막혔다. 틈을 파는 전략과 구조를 이해하는 전략은 다르다. 전자는 지금 규칙에 베팅하고, 후자는 규칙이 바뀌는 방향을 읽는다. 이 매체가 하려는 것이 후자다.

대중교통 시리즈는 여기서 접지만 같은 방법으로 산업을 하나씩 열어볼 것이다. 전기차가 정비업 밸류체인을 어떻게 재편하는지는 전기차 밸류체인 시리즈에서 진행 중이다. 정비업 사장이라면 운산 모빌리티의 파트너 프로그램으로, 보험·차량 사업 쪽이라면 제휴 문의로, 일반 독자라면 뉴스레터로 이어지면 된다. 다음 산업에서 다시 만나자.

참고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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