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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 경험 (CX)
고객 경험 (CX) · 뛰어난 기업의 고객관리 · 15편 / 21편

코스트코, 영업이익의 절반을 회비에서 뽑는 회사

1976년 샌디에이고 Price Club에서 1983년 시애틀 창업과 1993년 합병까지, 회원 카드 1억 3,680만 장과 40년째 1.50달러인 핫도그

홍정현·2025.10.07
15분 읽기

이 글은 《뛰어난 기업의 고객관리》 시리즈 15편이다. 제품·인터페이스 캠프의 세 번째 사례로 코스트코를 본다. 13편 아마존은 손님과의 접점을 줄여 답을 냈고, 14편 애플은 접점 하나를 인터페이스로 응축했다. 15편 코스트코는 손님을 손님으로 두지 않고 연회비를 내는 가입자로 다시 정의했다. 발행 시점 이후 중요한 사실 변동이 확인되면 추후 업데이트한다.

코스트코 핫도그는 왜 40년째 1.50달러인가

핫도그가 상품이 아니라 회원증을 갱신할 이유이기 때문이다. 코스트코는 1984년 매장에서 핫도그·콜라 콤보를 1.50달러에 팔기 시작했고, 그 가격표가 2026년까지 40년째 그대로다. 그동안 미국 물가는 약 3배 올랐다. 명목 가격을 고정해 두면 실질 가격은 매년 조금씩 아래로 깎인다. 회사가 손해를 감수하면서 이 가격을 지키는 이유는 하나다. 핫도그를 사는 행위가 회원증이 아직 살아 있다는 확인 절차이기 때문이다.

1984년을 1로 놓은 지수. 미국 소비자물가는 약 3배가 되는 동안 핫도그 콤보 가격은 1.50달러에 머물렀다

이 배치는 14편 애플의 답과 정확히 반대편에 놓인다. 애플 매장은 응대 한 번이 회사 전체의 정체성을 대신하지만, 코스트코의 핫도그는 결제 한 번이 회원증의 생존 신호다. 두 회사가 제품·인터페이스라는 하나의 캠프 안에서 손님과 만나는 지점을 서로 다른 곳에 걸어 뒀다. 애플의 접점은 매장 안의 8분이고, 코스트코의 접점은 1년에 한 번 통장에서 자동으로 빠져나가는 회비 결제다.

손익 구조가 그 배치를 그대로 드러낸다. 코스트코의 2024 회계연도(2023년 9월부터 2024년 9월 1일까지) 회원비 수입은 48억 2,800만 달러였다. 같은 해 영업이익이 약 95억 달러다. 회원비라는 항목 하나가 영업이익의 절반을 채운다. 마진 14%에 묶인 일반 매출은 매장 운영비를 갚는 데 쓰이고, 이익은 해마다 65달러가 자동 결제되는 1억 3,680만 장의 카드에서 나온다.

코스트코 2024 회계연도, 회원비 수입 48억 2,800만 달러와 영업이익 약 95억 달러의 비교. 회원비가 영업이익의 50.8%

이 구조가 회사의 모든 운영 결정을 지표 하나로 정렬한다. 다음 해 갱신율을 0.1%포인트라도 깎느냐 마느냐. 품목 수를 4,000개로 묶어 두는 것, 마진에 14% 상한을 씌우는 것, 영수증 없이 환불을 받아 주는 것, 핫도그를 1.50달러로 두는 것, 시작 시급을 시간당 20달러로 잡는 것. 밖에서 보면 손님 호의나 직원 복지로 읽히지만, 회사 안에서는 전부 갱신율을 방어하는 동작이다. 그 갱신율이 미국·캐나다 92.9%, 글로벌 90.5%다. 카드 1억 3,680만 장 가운데 90% 이상이 해마다 한 번씩 다시 결제된다. 이 숫자가 회사의 진짜 자물쇠다.

1976년 Price Club과 1983년 코스트코

회원제 창고형 소매를 처음 만든 곳은 코스트코가 아니다. 1976년 7월 12일 미국 캘리포니아 샌디에이고의 모레나 대로(Morena Boulevard)에서 솔 프라이스(Sol Price)가 Price Club 1호점을 열었다. 처음에는 소상공인 전용이었다. 도매가에 가까운 가격을 매기는 대신 회원만 받는 조건이었다. 손님이 한 번에 큰 단위로 사 가니 매장에 깔 품목 수와 마진을 극단적으로 좁히고도 회사가 돌아갔다.

7년 뒤 이 모델이 시애틀로 옮겨갔다. 1983년 9월 15일 짐 시네갈(Jim Sinegal)과 제프 브로트만(Jeffrey Brotman)이 시애틀에 코스트코 1호점을 열었다. 시네갈은 1936년 1월 1일생으로, 1955년 솔 프라이스 밑 FedMart에서 식료품 봉투를 담는 일로 시작해 1979년 Price Company 부사장까지 올라간 사람이다. 스승의 회사에서 부사장을 지내다 나와 같은 모델의 회사를 직접 차린 것이다. 그해 10월 포틀랜드, 12월 스포캔에 매장이 이어서 열렸다. 1985년 12월에는 NASDAQ에 상장했다. 공모가 10달러, 그때 매장 17개에 직원 1,950명이었다.

두 회사는 1993년 10월 합병해 PriceCostco가 됐다. 합병 직후 매장 206개, 연매출 160억 달러. 1994년 프라이스 가문이 빠져나가 PriceSmart라는 별도 회사를 차렸고, 1997년 2월 사명과 티커가 코스트코로 환원됐다. 남아 있던 Price Club 매장도 전부 코스트코 간판으로 바뀌었다. 한 업태를 만든 두 회사가 하나로 합쳐지는 데 17년이 걸렸고, 그 뒤로 시네갈이 30년 가까이 회사를 이끌었다.

시점사건그때의 규모
1976년 7월 12일솔 프라이스, 샌디에이고에 Price Club 1호점 개점소상공인 전용 매장 1곳
1983년 9월 15일시네갈·브로트만, 시애틀에 코스트코 1호점 개점같은 해 포틀랜드·스포캔 추가
1985년 12월NASDAQ 상장공모가 10달러, 매장 17개, 직원 1,950명
1993년 10월Price Club과 합병, PriceCostco 출범매장 206개, 연매출 160억 달러
1997년 2월사명과 티커를 코스트코로 환원Price Club 매장 전부 리브랜딩
2024 회계연도3대 CEO 론 바크리스 체제매장 891개, 회원 카드 1억 3,680만 장

시네갈은 2012년 1월 1일 CEO에서 물러났고 후임은 크레이그 젤리넥(Craig Jelinek)이었다. 2018년 1월에는 이사회에서도 은퇴했다. 그가 사망했다는 이야기가 돌지만 사실이 아니다. 1936년 1월 1일생이니 2026년 4월 시점 90세이고, 본인 사무실에 주 1회 출근한다는 CNBC 2025년 5월 인터뷰가 1차 자료로 남아 있다. CEO 자리는 2024년 1월 1일 한 번 더 바뀌었다. 젤리넥이 사임하고 론 바크리스(Ron Vachris)가 회사 역사상 세 번째 CEO로 취임했다. 2024 회계연도 종료 시점의 규모는 글로벌 매장 891개, 회원 카드 약 1억 3,680만 장, 매출 약 2,750억 달러대였다. 1976년 샌디에이고의 매장 한 곳에서 출발한 모델이 50년 안에 14개국으로 퍼졌다.

코스트코는 왜 회원제를 고집하는가

물건을 팔아 남긴 마진으로는 운영비를 갚고 이익은 회비에서 뽑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매장 매출과 회원비가 손익계산서에서 하는 일이 처음부터 나뉘어 있다.

회원 등급은 셋이다.

등급연회비2024년 9월 인상 전조건
Gold Star(일반)65달러60달러개인 가입
Business(사업자)65달러60달러사업자 등록 필요
Executive(임원)130달러120달러연간 결제액의 2%를 캐시백

회비가 마지막으로 오른 시점은 2024년 9월 1일이다. 일반 회원이 60달러에서 65달러로, 임원 회원이 120달러에서 130달러로 올랐다. 2017년 인상 이후 7년 만이었다. 7년에 한 번 5달러를 올리는 속도는 회사가 이 가격표를 얼마나 조심스럽게 다루는지를 보여 준다.

2024 회계연도 회원 카드는 1억 3,680만 장, 가구와 사업자를 합치면 7,340만 곳이 회원이다. 회원비 수입 48억 2,800만 달러는 전년보다 5% 늘어난 값이고, 같은 해 영업이익은 약 95억 달러였다. 뒤집어 읽으면 매장 운영에서 한 푼도 남기지 못했다고 가정해도 회비만으로 50억 달러대 영업이익이 남는다는 뜻이다. 품목 수와 마진과 환불 규정과 핫도그 가격과 시급이 지표 하나에 정렬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다음 해 갱신율을 깎지 않는 것.

갱신율은 미국·캐나다 92.9%, 글로벌 90.5%다. 회사 입장에서 이 90%대는 50억 달러대 영업이익이 다음 해에도 그대로 확보된다는 예고다. 새 회원을 끌어오는 비용보다 이미 들어온 회원이 떠나지 않게 하는 비용이 훨씬 싸다. 그래서 매장에서 내리는 일상 결정들이 전부 갱신율 방어 쪽으로 정렬된다.

매장 안에서 그 방어를 떠받치는 도구가 품목 수와 마진의 극단적 단순화다. 코스트코 매장 한 곳에 깔린 SKU는 약 4,000개다. 미국 월마트 슈퍼센터가 10만 개 이상이니 자릿수가 다르다. 4,000개라는 숫자는 손님이 매장에서 비교할 선택지가 적다는 뜻이다. 한 카테고리에 두세 가지만 놓이고, 그 두세 가지는 회사가 미리 골라 둔 것이다. 마진은 외부 브랜드 14%, 자체 브랜드 커클랜드 시그니처 15%로 상한이 걸려 있다. 보고된 연결 매출총이익률은 10%대 초반에서 14% 사이를 오간다. 마진이 낮은 만큼 재고 회전이 빠르고, 품목 하나를 놓고 공급사와 마주 앉을 때 회사가 쥔 힘은 자릿수 단위로 커진다.

항목코스트코비교 대상
매장당 취급 품목 수약 4,000개월마트 슈퍼센터 10만 개 이상
마진 상한외부 브랜드 14%, 커클랜드 15%일반 대형마트는 상한 없음
매장당 연매출(미국)약 2억 6,900만 달러비슷한 규모 슈퍼마켓 5,000만 달러대
매장당 연매출(글로벌 평균)약 2억 5,200만 달러(FY2023)

매장당 매출이 그 단순화의 결과다. 미국 코스트코 매장 한 곳이 연 약 2억 6,900만 달러를 판다. 글로벌 평균은 약 2억 5,200만 달러였다(FY2023 기준). 비슷한 규모의 일반 슈퍼마켓이 보통 5,000만 달러대인 것과 비교하면 5배가 넘는다. 마진은 절반인데 매출은 5배라는 계산이 이 매장 모델의 결과물이다. 그 매출 곡선이 1년에 한 번 자동 결제되는 회비와 만나는 지점에 회사 영업이익의 거의 전부가 들어 있다.

1.50달러 핫도그와 시간당 20달러

핫도그 가격을 40년간 고정하기 위해 회사가 실제로 한 결정은 두 가지다. 2013년 콜라 공급사를 코카콜라에서 펩시로 바꿨다. 비용 압박 때문이었다. 그리고 2011년 캘리포니아 트레이시(Tracy)와 2018년 일리노이 모리스(Morris)에 자체 핫도그 생산 공장을 세워 가동했다. 외부 공급에 의존하지 않고 회사가 직접 핫도그를 만든다. 가격표를 지키려고 공급사를 갈아치우고 공장을 지었다는 뜻이다.

이 가격이 회사 안에서 무엇인지를 가장 분명하게 말한 사람이 짐 시네갈이다.

"If the price of the hot dog ever goes up, what will it mean? That I'm dead."

핫도그 가격이 오르면 그게 무엇을 뜻하겠나. 내가 죽었다는 뜻이다.

짐 시네갈, 시애틀 타임스 인터뷰, 2009년

같은 사람이 후임 CEO 크레이그 젤리넥에게 남긴 말도 있다. 젤리넥 본인이 2018년 공식 석상에서 회상한 발언이다.

"If you raise the f---ing hot dog, I will kill you. Figure it out."

그 빌어먹을 핫도그 값을 올리면 너를 죽일 거다. 알아서 해라.

짐 시네갈이 후임 CEO 크레이그 젤리넥에게

1.50달러라는 가격표가 회사의 정체성 자체가 된 지점이다. 1985년 콤보 가격을 손댄 뒤로 40년이 지났고, 그 사이 CEO가 두 번 바뀌었는데 가격표는 그대로다.

회사가 직원 쪽에 적어 둔 가격도 있다. 2025년 초 기준 코스트코 미국 매장의 시작 시급은 시간당 20달러다.

항목코스트코비교
시작 시급20달러미국 소매업 평균보다 약 50% 높음
책임 직무 시급21달러
평균 시급31.90달러
의료보험 가입 조건주 평균 24시간 이상 근무자, 입사 180일 후
의료보험 직원 부담률약 8%월마트 33%, 4분의 1 수준
이직률약 8%미국 소매업 평균 60%, 7분의 1 수준

임금에 대한 시네갈 본인의 설명은 짧다.

"If you're going to ask 100,000 people to be loyal to the company, then the company has to be loyal to them."

10만 명에게 회사에 충성하라고 요구할 거라면, 회사도 그들에게 충성해야 한다.

짐 시네갈

이 발언은 9편에서 본 사우스웨스트의 순서, 직원이 먼저이고 고객이 다음이고 주주가 마지막이라는 순서와 같은 계열에 있다. 시네갈 본인의 CEO 시절 보수는 2006년 기준 기본급 35만 달러에 보너스 20만 달러, 합쳐서 55만 달러였다. 같은 시기 Fortune 100 CEO의 기본급 평균이 100만 달러, 총보수 중위값이 830만 달러였으니 자릿수 단위로 낮다. 다만 2011년 시네갈이 스톡옵션 행사로 1,230만 달러를 별도 수령했다는 사실도 같이 적어 둔다. 급여는 낮게 가져갔지만 회사 주식의 형태로는 보상을 받았다.

손님에게 받는 가격은 손해를 보면서 동결하고, 직원에게 주는 가격은 업계 평균보다 50% 높게 잡는다. 두 결정이 방향은 반대인데 목적지는 같다. 1.50달러로 핫도그를 산 기억과 시급 20달러를 받는 직원이 응대한 기억이 이듬해 회비 자동 결제로 회수된다.

자랑된 이미지의 뒷면

한 면만 보면 미화가 된다. 코스트코가 내세운 이미지에는 함께 봐야 할 뒷면이 있다.

노조가 거의 없다. 코스트코는 미국 매장 직원에게 업계 평균보다 높은 시급을 주지만 같은 매장에 노조는 사실상 없다. 2024년 1월 일부 매장 직원이 Teamsters 노조 가입에 찬성표를 던진 일이 있었으나, 회사 전체 직원 31만 명 가운데 노조 가입자는 약 1%에 그친다. 고임금과 무노조가 한 회사 안에서 나란히 굴러가는 상태다. 미국 노동계는 이를 두고 직원 우대 서사가 노조 회피의 다른 얼굴이라고 비판한다. 좋은 임금을 주는 결정과 직원이 회사와 단체로 협상할 통로를 갖지 못하는 상태는 서로 대체되지 않는다.

공급사가 비용을 떠안는다. 마진 14% 상한은 결국 공급사 쪽으로 압력을 미는 구조다. SKU 4,000개 안에 들지 못하면 그 카테고리에서 코스트코 매장 전체를 잃으므로, 공급사의 협상력이 극단적으로 약해진다. 손님이 받는 14% 마진의 값은 여기서 나온다.

매장이 동네에 미치는 부담도 있다. 한국에서 가장 오래된 코스트코 매장 가운데 하나인 양재점은 주말 혼잡과 주차난, 인근 도로 정체로 주민 갈등이 반복적으로 보도돼 왔다. 매출 곡선이 가파를수록 그 매장이 있는 동네가 감당하는 몫도 같이 커진다.

한국 시장과 양재점의 시간

코스트코 코리아는 1994년 서울 영등포구 양평동에서 시작했다. 당시에는 신세계와 미국 Price Club의 합작법인이었고 간판도 Price Club이었다. 1997년 대구점, 1998년 대전점이 차례로 붙었다. 1998년 말 신세계가 매장 전부를 신설법인 Costco Korea로 넘겼고, 1999년 초 사명이 정식으로 바뀌었다. 이마트가 한동안 코스트코 코리아 지분 3.3%를 들고 있다가 2017년 미국 본사에 전량 매각했다. 그때부터 코스트코 코리아는 미국 본사 100% 자회사가 됐다.

2024 회계연도 기준 한국 매출은 6조 5,301억 원, 영업이익은 2,186억 원으로 전년보다 16% 늘었다. 매장은 19개, 점포당 평균 매출은 약 3,436억 원이다.

한국 창고형 매장의 점포당 연매출. 코스트코 코리아 3,436억 원, 이마트 트레이더스 1,613억 원

한국 창고형 시장에서 코스트코의 우위는 지금까지 압도적이다. 두 번째인 이마트 트레이더스 홀세일 클럽은 매장 22개에 점포당 매출 1,613억 원으로 코스트코의 절반이 안 된다. 롯데마트 맥스(구 빅마켓)는 6개 매장으로 사실상 후퇴했다. 유료 회원제와 점포당 매출 1위를 동시에 쥔 곳은 한국에서 코스트코뿐이다.

양재점은 한때 코스트코 글로벌 단일 매장 매출 1위였다. 2019년 한 매체 르포에서 일 매출이 약 13억 원으로 보도됐다. 매장 한 곳이 하루에 13억 원을 판다는 계산이었다. 그 1위는 2023년에서 2024년 사이 상하이 매장에 넘어간 것으로 보도되고 있다. 코스트코가 매장별 매출을 공식 발표하지 않으므로 정확한 추월 시점과 매출은 익명 업계 추정이다. 양재점의 글로벌 1위는 과거형으로 적는 것이 안전하다.

양재점이 한때 1위였다는 사실이 말해 주는 것은 이 모델의 상한이다. SKU 4,000개, 마진 14%, 영수증 없는 환불, 1.50달러 핫도그, 연회비 자동 갱신이라는 운영이 수도권의 인구 밀도와 차량 보급률을 만났을 때 어디까지 가는지를 보여 준 사례다. 그 모델이 통하는 조건이 상하이로 옮겨 갔을 뿐 조건 자체는 바뀌지 않았다. 두 매장의 공통점은 하나다. 인구가 매우 조밀한 도시에서 자가용으로 30분 안에 닿는 외곽 입지라는 조건.

회비를 먼저 받으면 순서가 거꾸로다

코스트코 모델을 가게로 옮기려는 시도는 대개 순서를 거꾸로 잡는다. 회비를 먼저 걷고 그 값어치는 나중에 만든다. 50년 기록은 반대 순서다.

1976년 솔 프라이스가 샌디에이고에서 한 일은 회비를 걷는 것이 아니었다. 도매가에 가까운 가격을 먼저 만들고, 그 가격을 유지하기 위해 손님을 회원으로 좁힌 것이다. 회비는 그 가격의 대가였지 그 자체가 상품이 아니었다. 시네갈이 1983년 시애틀에서 복제한 것도 회비 징수 방식이 아니라 그 가격을 만들어 내는 운영이었다. 품목을 4,000개로 좁히고, 마진에 상한을 걸고, 재고를 빠르게 돌리는 방식이다. 1.50달러 핫도그와 시급 20달러는 그 운영이 40년 동안 흔들리지 않았다는 증거로 뒤에 붙었다.

흔한 해석50년 기록이 말하는 것
회비를 받으면 단골이 생긴다회비를 낼 이유를 먼저 만든 뒤에 회비를 받았다. 1976년 Price Club은 도매가가 먼저였다
갱신율은 회원 혜택을 늘리면 오른다갱신율 92.9%를 만든 것은 혜택 추가가 아니라 품목 축소와 마진 상한이다
핫도그 1.50달러는 손님을 향한 호의다회사 안에서는 갱신율 방어 비용이다. 그래서 2011년과 2018년에 공장을 직접 지었다
회비를 받으면 회원이 줄어든다7년에 한 번 5달러를 올리는 속도로 관리하면 갱신율 90%대가 유지된다

순서를 바로 세우면 사장이 던질 질문의 형태가 바뀐다. 회비를 얼마 받을까가 아니라, 회비를 내지 않은 손님에게는 주지 않을 것이 우리 가게에 있는가. 그것이 없으면 회비는 할인 쿠폰의 다른 이름이고, 첫해가 지나면 갱신되지 않는다. 코스트코가 회비를 내지 않은 사람에게 주지 않는 것은 명확하다. 매장 문 안쪽 전부다. 작은 가게에서 그만큼 선명한 경계를 긋기는 어렵지만, 경계가 아예 없으면 회비 자체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조건은 규모와 무관하다.

이 순서에는 값이 붙어 있다는 점도 함께 봐야 한다. 손님에게 14% 마진을 보장하는 결정은 공급사의 협상력을 깎아 만든 것이고, 시급 20달러는 노조가 없는 매장에서 회사가 일방적으로 정한 금액이다. 코스트코의 가격표를 흉내 내는 사장은 그 가격을 누가 부담하고 있는지도 같이 옮겨 오게 된다. 우리 가게에서 그 부담이 어디로 가는지 확인하지 않으면, 옮겨 온 것은 모델이 아니라 청구서다.

16편에서는 같은 캠프의 마지막 사례로 넷플릭스와 스포티파이를 다룬다. 사람 대신 추천 알고리즘이 손님과의 관계를 유지하는 두 회사다.

출처

Costco 공식 (1차)

연혁·인물

Kirkland·핫도그

임금·운영

한국 시장


이 글에서 단정하지 않은 것

  • 양재점이 글로벌 1위에서 상하이 매장에 밀린 정확한 시점과 매출은 확인하지 못했다. 코스트코가 매장별 매출을 공식 공개하지 않기 때문이다. 본문은 한때 글로벌 1위였다는 사실과 2023년에서 2024년 사이 추월된 것으로 보도된다는 정도까지만 적었다.
  • 양재점 일 매출 13억 원은 2019년 Money S 단일 르포 보도이고 회사 공식 자료가 아니다. 본문에 보도된 수치라고 표시했다.
  • 마진 14% 상한이 사규로 명문화돼 있는지는 확인하지 못했다. 코스트코 IR과 10-K에서 해당 문구를 찾지 못했고, 본문의 14%는 보도된 운영 원칙이자 분석가 추정이다.
  • 이직률 약 8%는 2024년에서 2025년 사이 자료이고 장기 근속자 기준으로 보인다. 회사 공식 발표 수치가 아니므로 10% 안팎으로 넓게 읽는 편이 안전하다.
  • 짐 시네갈이 사망했다는 이야기는 사실이 아니다. 2026년 4월 시점 90세로 생존해 있고, 근거는 CNBC 2025년 5월 인터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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