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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 · 전화 한국어를 팔 수 있는가 · 9편 / 17편

자격자는 8만 명인데 시급은 내려가지 않는다

열에 셋만 가르치고 절반은 한 번도 안 가르쳤는데 단가는 그대로다

홍정현·2027.04.06
12분 읽기

이 글은 《전화 한국어를 팔 수 있는가》 시리즈 9편이다. 앞 편까지 팔 상대를 찾았다. 이번 편은 팔 물건을 만드는 쪽, 가르칠 사람과 사업 자격을 본다.

가르칠 자격을 가진 사람은 8만 명이다

한국어를 외국인에게 가르치려면 한국어교원 자격이 있어야 한다. 문화체육관광부 소관이고 국립국어원이 실무를 맡는다. 급수는 셋으로 나뉜다.

급수취득 경로누적 취득자
3급양성과정 120시간 이수 후 검정시험 합격, 또는 학사 부전공14,768명
2급한국어교육학 학사 주전공·복수전공 또는 석사 학위64,963명
1급2급 취득 후 5년 이상 근무와 2,000시간 이상 경력으로 승급4,018명
합계83,749명

2024년 기준 수치이며, 국립국어원 정보공개 자료를 정리한 것을 인용했다. 협회 원본 통계를 직접 열람하지는 못했다.

구조를 보면 두 가지가 눈에 띈다.

2급이 전체의 77.6%다. 대학에서 한국어교육학을 전공하거나 대학원 석사를 마치면 바로 2급이 나온다. 시험 없이 학위만으로 취득되는 경로다.

1급은 새로 만들 수 없다. 2급을 딴 뒤 5년 동안 2,000시간을 가르쳐야 올라간다. 시장에 사람이 부족하다고 해서 1급 강사를 양성할 방법이 없다는 뜻이다. 전체의 4.8%인 4,018명이 전부다.

8만 3,749명이라는 숫자만 놓고 보면 인력이 넉넉해 보인다. 사업을 시작할 때 강사를 못 구할 걱정은 안 해도 될 규모다.

그런데 이 숫자는 "가르칠 수 있는 사람"의 상한이지 "가르치고 있는 사람"이 아니다.

열에 셋만 실제로 가르친다

국립국어원이 한국어교원의 활동 현황을 조사한 결과가 있다.

항목비율
현재 활동 중27.9%
과거에 활동했으나 지금은 안 함20.2%
한 번도 활동한 적 없음51.9%

절반이 넘는 사람이 자격을 딴 뒤 한 번도 가르치지 않았다.

급수별로 나누면 차이가 더 뚜렷하다.

급수활동률
1급89.8%
2급26.0%
3급15.5%

1급은 5년 경력으로만 딸 수 있으니 활동률이 높은 것이 당연하다. 문제는 전체의 77.6%를 차지하는 2급의 활동률이 26%라는 점이다.

조사에 잡힌 현재 활동자 수는 7,380명이었다. 국내 5,381명, 해외 1,999명이다. 누적 자격자 8만 3,749명에 활동률 27.9%를 곱하면 약 2만 3,366명이 나오는데, 조사에서 집계된 활동자 7,380명과는 차이가 크다. 조사 시점과 모집단이 다르기 때문으로 보이며, 어느 쪽이 실제 규모에 가까운지는 판별하지 못했다. 다만 방향은 같다. 자격자 수와 실제 가르치는 사람 수 사이에 큰 간격이 있다.

이 간격이 사업자에게는 좋은 소식처럼 보인다. 놀고 있는 인력이 수만 명 있다는 뜻이니 강사를 구하기 쉽고 값도 싸게 부를 수 있을 것 같다.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왜 자격을 따고도 가르치지 않는가

같은 조사에서 자격을 딴 이유를 물었다.

취득 목적비율
직업으로 삼기 위해27.8%
은퇴 후 부업이나 봉사로20.5%
자기계발이나 장래 대비20.3%
해외 이주나 유학에 활용10.9%

직업으로 삼겠다는 사람이 열에 셋이 안 된다. 나머지는 처음부터 전업을 생각하지 않고 딴 자격이다. 활동률 27.9%와 직업 목적 27.8%가 거의 겹치는 것을 보면, 자격자 대부분이 애초에 이 일로 먹고살 생각이 없었다고 읽는 편이 자연스럽다.

수입을 보면 왜 그런지 짐작이 간다. 국립국어원 조사에서 한국어 교원의 평균 연 수입은 1,357만원이었고, 절반 이상이 월 200만원 미만이었다. 정규직이나 무기계약직 비율은 20%대에 머문다.

대학 부설 어학당의 근무 조건도 확인된다. 고용노동부는 어학당 강사를 고등교육법상 시간강사로 보기 어렵다며 기간제법 적용 대상으로 해석했고, 10주 단위로 매 학기 재계약하는 것이 표준이다. 계약서를 쓰지 않거나 4대보험에 가입되지 않거나 퇴직금을 받지 못한 사례가 보도된 바 있다. 교재를 만들고 시험을 출제하고 채점하는 일은 강의 시간에 들어가지 않아 값이 지불되지 않는다.

한 대학 사례에서는 연수생 2천 명 기준 어학당의 연간 수익이 약 72억원인데 30년 근속 강사의 연봉이 1,400만원이었다.

정리하면 이 일은 자격을 따기는 쉽고 전업으로 먹고살기는 어려운 구조다. 그래서 자격자는 계속 늘어나는데 그중 대부분은 시장에 나오지 않는다.

그런데 시급은 한 구간에 묶여 있다

인력이 남으면 값이 내려가는 것이 보통이다. 이 시장에서는 그렇지 않다.

채널시간당 강사료
대학 부설 어학당2만 5,000원~3만 5,000원
사회통합프로그램 위탁, 주간반2만 6,000원 이내
사회통합프로그램 위탁, 야간·주말반2만 9,000원 이내

민간이든 공공이든 시간당 2만 5천원에서 3만 5천원 사이에 모여 있다. 이 조사에서 확인한 것 중 가장 단단한 사실이다.

참고로 대학 시간강사 평균 시급은 6만 6천원이다. 한국어 강사는 그 절반 아래에서 움직인다.

공급이 남는데 값이 안 내려가는 이유는 두 가지로 보인다. 이 부분은 자료로 확인한 것이 아니라 구조에서 끌어낸 판단이다.

사는 쪽이 몇 곳뿐이다. 한국어 강사를 대량으로 쓰는 곳은 대학 어학당과 정부 위탁 기관이다. 이들이 단가를 정하면 시장 가격이 된다. 사회통합프로그램의 강사료 상한은 아예 공고문에 적혀 있다.

안 팔면 그만인 사람이 많다. 자격자의 절반이 부업이나 자기계발 목적으로 자격을 땄다. 이런 사람들은 값이 안 맞으면 그냥 안 한다. 생계가 걸린 공급자와 달리 값을 낮춰서라도 일하려는 유인이 약하다. 남아 있는 인력이 많아도 그 인력이 낮은 값에 나오지는 않는다는 뜻이다.

사업자 입장에서 이 조합은 최악에 가깝다. 인력이 남는다는 사실은 진입 장벽이 없다는 뜻이라 경쟁자를 막아 주지 못하는데, 정작 값을 깎을 수는 없다. 경쟁은 쉬워지고 원가는 굳는다.

온라인으로 가면 조건이 더 나빠진다

플랫폼에서 직접 가르치면 중간을 안 거치니 강사가 더 가져갈 것 같지만 계산해 보면 반대다.

플랫폼한국어 강사 표시 시급플랫폼 수수료
italki 전문 교사15~40달러15%, 21%로 올랐다는 정보도 있음
italki 커뮤니티 튜터8~20달러같음
Preply평균 22~27달러18~33%, 신규 강사가 가장 높음

표시 시급 20달러에서 27달러를 원화로 고치면 2만 7,560원에서 3만 7,206원이다(1달러 1,378원 기준). 국내 어학당 시급과 비슷해 보인다.

여기서 수수료를 뗀다. 15%에서 33%를 빼면 실제 수취액은 시간당 1만 4천원에서 3만 1천원으로 내려간다. 국내 오프라인 강사직과 같거나 더 낮다.

플랫폼에서 파는 한국어 수업 가격이 왜 그 자리에 머무는지도 여기서 설명된다. 이 값에 일하는 사람들은 전업 강사가 아닐 가능성이 높다. 앞에서 본 대로 자격자의 절반은 부업이나 자기계발로 자격을 땄고, 해외에 사는 자격자도 2천 명 가까이 된다. 시간당 2만원을 부업으로 받는 것과 그 값으로 생계를 꾸리는 것은 다른 문제다.

부업 공급이 가격을 눌러 놓은 시장이라고 보는 편이 맞다. 그리고 이 구조는 새로 들어가는 사업자에게 불리하다. 상품 가격은 부업 공급자가 만든 낮은 선에 맞춰져 있는데, 사업으로 하려면 전업 인력을 안정적으로 확보해야 하고 그 값은 더 비싸기 때문이다.

값싼 인력을 해외에서 구한다는 계획

원가를 낮추는 길은 하나 남아 있다. 한국어를 모어로 쓰면서 한국 밖에 사는 사람을 쓰는 것이다. 중국 옌볜의 조선족, 중앙아시아의 고려인, 해외 거주 한국인이 후보다.

제도는 이미 있다. 재외동포를 대상으로 한국어 교사 인증을 부여하는 체계가 운영되고 있고, 한글학교 교사 양성 지원 사업도 있다. 세금 쪽도 오히려 단순하다. 소득세법상 인적 용역의 소득은 용역을 수행한 나라에 원천이 있으므로, 해외에 사는 강사가 그곳에서 수업을 했다면 한국에서 원천징수할 의무가 없다. 계약서와 송금 내역으로 용역 수행 장소를 입증하면 된다.

그런데 정작 중요한 숫자를 찾지 못했다. 조선족이나 고려인 강사를 온라인으로 고용해 실제로 얼마를 주는지, 그런 사례가 얼마나 되는지에 관한 자료가 어느 경로로도 나오지 않았다. 중국어권 구인 플랫폼과 현지 커뮤니티를 뒤져야 나올 만한 정보이고 이번 조사에서는 확보하지 못했다.

시차를 계산해 보면 지역별로 쓸모가 갈린다. 옌볜은 한국과 한 시간 차이라 야간 시간대를 나눠 갖는 이점이 거의 없다. 중앙아시아는 한국보다 네 시간 늦어, 한국 저녁 8시부터 10시 사이가 현지 오후 4시부터 6시가 된다. 현지 사람에게는 정규 근무 시간이고 한국 학습자나 일본 학습자에게는 저녁이다. 구조적으로는 맞아떨어지지만, 실제로 그렇게 운영하는 사례를 확인한 것은 아니다.

이 경로는 계산에 넣을 수 없다. 단가를 모르는 항목을 그럴듯한 숫자로 채우면 그 뒤의 계산이 전부 그럴듯한 오답이 된다. 다음 편의 계산에서는 국내 강사 단가를 기준으로 쓰고, 이 우회로는 "확인되면 달라질 수 있는 변수"로 남겨 둔다.

이 사업을 하려면 무엇이 필요한가

가르칠 사람 다음은 파는 자격이다. 온라인으로 성인 외국인에게 한국어를 가르쳐 돈을 받으려면 어떤 절차를 밟아야 하는지 확인했다.

먼저 강사 개인의 자격증은 등록 요건이 아니다. 학원법과 평생교육법은 교습 행위를 규제하지만 강사가 한국어교원 자격을 갖고 있어야 한다고 정하지는 않는다. 자격이 없는 사람이 대화 상대 역할로 값을 받는 것 자체를 막는 법령은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국내에 체류 중인 외국인이 비자 조건을 벗어나 유료 교습을 하는 것은 명백히 불법이고 단속 사례도 있다.

사업자 쪽 절차는 갈린다.

학원법은 2021년 개정으로 원격 교습을 학원의 정의에 포함시켰다. 그런데 등록 요건을 정한 조항은 여전히 면적과 설비 같은 오프라인 시설을 전제로 만들어져 있다. 이 어긋남 때문에 2010년 법제처 유권해석은 온라인 교습이 학원법 적용 대상이 아니라고 판단했고, 화상이나 인터넷 강의로 10명 이상에게 일정 시간 이상 가르치면 평생교육법에 따른 원격평생교육시설 신고 대상이라고 정리했다.

문제는 그 해석이 2021년 개정 이전 것이라는 점이다. 개정 뒤에도 같은 결론이 유지되는지를 확인할 갱신된 유권해석이나 판례를 찾지 못했다. 성인 대상 어학 서비스라는 점에서 평생교육법 신고 경로가 유력해 보이지만 확정적으로 말할 수 없다. 신고 기준의 숫자도 자료마다 "30시간 이상"과 "30일 이상"으로 갈렸다.

분명한 것 하나는 등록보다 신고가 가볍다는 것이다. 통신 사업처럼 수십억 원의 자본금을 요구하는 진입 장벽은 이 업종에 없다.

공공 영역은 반대로 닫혀 있다. 사회통합프로그램은 법무부가 운영기관을 지정하는 방식이라 공고 시기를 기다려 심사를 통과해야 하고, 고용허가제 관련 교육은 양국 공공기관이 관리해 민간이 들어갈 공식 경로가 확인되지 않는다.

정리하면 민간 시장에 들어가는 문은 거의 열려 있고, 공공 시장의 문은 좁거나 닫혀 있다.

숫자가 다 모였다

이 편에서 확인한 것은 셋이다.

가르칠 사람은 넘친다. 자격자가 8만 명이 넘고 그중 절반은 한 번도 가르치지 않았다. 그런데 시급은 2만 5천원에서 3만 5천원 사이에 묶여 있고, 온라인 플랫폼을 거치면 수수료를 떼고 그보다 낮아진다. 사업을 시작하는 데 필요한 절차는 가볍다.

인력이 남는데 값은 안 내려가고, 진입은 쉬운데 방어는 안 된다. 이 조합이 이 사업의 공급 쪽 조건이다.

이제 계산에 필요한 숫자가 전부 모였다.

항목확인된 값
강사 시급2만 5,000원~3만 5,000원
국가가 매긴 소비자 가격시간당 1,000원
송출국 현지 학원 가격시간당 4천~9천원(추정)
일본 매일형 어학 상품시간당 4,470~5,497원
일본 저빈도 한국어 상품시간당 32,964원
광고선전비 비중매출의 30% 이상

다음 편은 이 숫자들을 한자리에 놓고 계산한다. 강사 한 사람을 시간당 얼마에 쓰고 학생에게 얼마를 받으면 남는지, 1대1로 가르칠 때와 여럿을 모아 가르칠 때가 어떻게 다른지를 계산식과 함께 확인한다.

미리 말해 두면, 계산은 한 줄로 끝나지 않는다. 파는 방식에 따라 답이 갈리고, 갈린 답 중 하나는 성립하고 하나는 성립하지 않는다.

출처

자격 취득자 수는 국립국어원 정보공개 자료를 정리한 것을 인용했고 원본 통계를 직접 열람하지는 못했다. 활동률과 취득 목적은 국립국어원 활동현황 조사 결과인데 보고서 원문 대신 이를 인용한 자료에서 확인했다. 활동자 7,380명과 자격자에 활동률을 곱한 값 사이의 차이는 원인을 판별하지 못했다. 플랫폼 실수취액은 표시 시급에서 수수료율을 뺀 값으로 이 글에서 계산했고, italki 수수료는 15%와 21%라는 상충하는 정보가 있어 양쪽을 적었다. 사회통합프로그램 강사료는 공고문 검색 결과의 표기를 원 단위로 해석한 것이라 한 자리 불확실성이 있다. 재외동포 강사의 실제 시급은 확인하지 못했다. 학원법 2021년 개정 이후의 갱신된 유권해석도 찾지 못해 본문에 그대로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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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격과 활동 현황

강사 처우

규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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