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키지 여행사의 사상 최대 이익은 성장의 증거가 아니다
출국자 역대 최대의 해에 양대 여행사 송출객은 줄었다. 하나투어 영업이익 576억 원을 만든 세 가지 동인과 산업 성숙기의 마진 수확
여행업 시리즈 4편. 정비공업사 사장이 다른 산업을 같은 눈으로 추적한 기록이다.
2026년 2월에 나온 상장 여행사들의 2025년 실적 공시는 반대 방향의 숫자 두 벌을 담고 있었다. 법무부 출입국 통계 기준 2025년 내국인 출국자는 2,958만 명으로 역대 최대였다(여행신문, 2026.1). 해외여행 총량이 사상 최고점을 찍은 해에 하나투어의 패키지 송출객은 209만 명으로 전년 대비 5% 줄었고, 모두투어는 86만 7,000명으로 17.1% 줄었다(여행신문, 2026.2). 그런데 같은 해 하나투어의 연결 영업이익은 576억 원으로 창사 이래 최대였다. 손님은 줄고 이익은 최대가 된 이 어긋남이 이번 편의 주제다.
출국자가 가장 많았던 해에 패키지는 줄었다
패키지 송출객의 감소는 2025년에 갑자기 나타난 부진이 아니라 회복 국면 내내 이어진 추세다. 하나투어의 2024년 해외 송출객 약 356만 명은 2019년의 69.2% 수준이었다(트래비, 2025). 내국인 출국자 총량은 2024년에 이미 2019년 수준을 회복했으니, 시장이 100을 되찾는 동안 업계 1위는 69를 되찾은 셈이다.
| 지표 | 2019년 | 2024년 | 2025년 |
|---|---|---|---|
| 내국인 출국자 | 2,871만 명 | 2,872만 명 | 2,958만 명 (역대 최대) |
| 하나투어 패키지 송출객 | 약 290만 명 | 약 220만 명 | 209만 명 (-5%) |
| 모두투어 패키지 송출객 | - | 104.6만 명 | 86.7만 명 (-17.1%) |
출처: 법무부 출입국 통계·하나투어 모객 자료, 여행신문(2026.1~2) 재인용.
여행 형태의 비중도 같은 방향이다. 컨슈머인사이트의 2025년 여행소비자 조사에서 해외여행 중 개별여행 비중은 65%로 역대 최고였고, 단체 패키지는 27%로 전년보다 4%p 내려왔다. 다만 시계열을 길게 보면 개별여행 비중은 2017년 56%에서 8년에 걸쳐 9%p 오른 것이라 속도 자체는 완만하다(컨슈머인사이트, 2026.1). 총량 기준으로 "패키지는 죽는다"는 과장이고, "패키지가 출국자 성장에서 분리됐다"가 통계에 맞는 서술이다.
손님이 줄었는데 이익은 왜 사상 최대인가
답은 단가와 비용 구조에 있다. 하나투어의 2025 회계연도 연결 실적은 매출 5,869억 원으로 전년 대비 4.8%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576억 원으로 13.2% 늘었고, 영업이익률은 9.8%로 올라섰다(디지털투데이, 2026.2). 상장 여행사 평균 영업이익률이 4~6%대에 머무는 업계에서(세계여행신문, 2026) 혼자 10%에 근접한 수치다. 동인은 세 가지로 정리된다.
| 동인 | 수치 | 출처 |
|---|---|---|
| 상품 구성의 중·고가 전환 | 하나투어 중·고가 패키지 거래액 비중 2019년 14% → 2025년 연간 51% | 여행신문(2025.2), 딜사이트(2026.2) |
| 판매 채널의 온라인 전환 | 하나투어 온라인 판매 비중 2019년 19% → 2024년 43% | 여행신문(2025.2) |
| 구조조정에 따른 고정비 축소 | 2025년 매출 -4.8%에도 영업이익 +13.2%, 4분기 영업이익률 15.6% 사상 최대 | 디지털투데이(2026.2), 알파증류소(2026) |
첫째, 쇼핑 강요와 옵션 강매로 원가를 메우던 초저가 상품의 신뢰가 깨진 자리를 중·고가 상품이 채우고 있다. 고객 수가 줄어도 한 명이 내는 돈과 그 안의 수수료 폭이 커지면 이익은 늘 수 있다. 둘째, 홈쇼핑과 대리점에 수수료를 떼어주던 판매 구조가 자사 온라인 직판으로 옮겨가면서 판매비가 줄었다. 여행사 판매에서 외부 채널 중 비중이 가장 큰 곳이 홈쇼핑이었다(여행신문, 2020). 셋째, 코로나 기간의 구조조정으로 낮아진 고정비 위에 회복된 매출이 얹히며 이익률이 뛰었다. 셋 모두 손님을 늘리는 힘이 아니라 남은 손님에게서 더 남기는 힘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이익 개선은 하나투어만의 일도 아니다. 모두투어의 2025 회계연도 연결 영업이익은 105억 원으로 전년 대비 123% 늘었고(세계여행신문, 2026), 노랑풍선은 연결 기준 흑자로 돌아섰으며, 참좋은여행은 별도 기준 영업이익 98억 원으로 390% 늘었다(세계여행신문, 2026). 다만 모두투어의 증가율에는 2024년 티메프 미정산 대손상각 51억 원으로 이익이 눌려 있던 기저가 섞여 있다(딜사이트, 2025).
매출액은 이 업의 크기를 말해주지 않는다
한국 여행사의 매출액은 순액법 탓에 회사 간 그대로 비교할 수 없다. 연세법학 「여행업 세무회계상 매출인식방법에 대한 연구」에 따르면 여행사의 매출 인식은 고객이 낸 대금 전체가 아니라 항공·호텔·지상비 원가를 뺀 알선수수료 상당액만 매출로 잡는 순액법이 업계 관행이다. 하나투어 매출 5,869억 원은 고객 결제 총액이 아니며 실제 거래 규모는 이보다 훨씬 크다. 반대로 연결 매출에는 상품을 직매입해 총액으로 인식하는 자회사 매출이 섞여 들어온다. 양쪽 방향의 왜곡이 겹치므로, 이 업에서는 매출액보다 송출객 수와 영업이익이 왜곡이 적은 비교 지표다.
돈의 시차도 이 업 특유의 구조다. 소비자는 출발 수개월 전에 대금 전액을 내고, 여행사는 여행이 끝난 뒤에야 매출을 인식한다. 출발 전에 미리 낸 여행 대금이 여행사 재무에서 무엇이 되는지는 3편에서 정리했다.
여행사는 개별여행 시장에서 이미 밀려났다
패키지 바깥으로 나가면 여행사의 자리는 거의 없다. 컨슈머인사이트의 2025년 조사에서 개별여행 숙소 예약의 71%는 온라인 여행사(OTA)가 가져갔고, 종합여행사 이용률은 7%였다. 개별여행 항공권도 OTA 40% 대 종합여행사 10%다. 해외여행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개별여행에서 종합여행사는 한 자릿수 접점만 남았고, 좌석 선매입과 현지 수배와 인솔이 붙는 패키지 제조만 온전히 쥐고 있다.
그래서 지금의 사상 최대 이익은 줄어드는 구획 안에서 나온 이익이다. 전체 시장에서 여행사가 차지하는 자리는 계속 좁아지는데, 그 좁아진 구획 안에서 살아남은 소수가 단가를 올리고 비용을 줄여 이익을 수확하고 있다. 성장 없는 이익 개선이라는 점에서 성숙기 산업의 전형적인 실적이다.
이 수확 국면은 얼마나 가는가
패키지 구매층의 나이 구성이 이 질문의 핵심 변수다. TV홈쇼핑 전체 구매액에서 60대 비중은 34.8%인 반면 20~30대 합계는 5.7%다(뉴스웨이, 2026.7). 모두투어 고객의 55% 이상이 5060이다(비즈한국, 2025). 패키지의 수요 기반이 특정 세대에 얹혀 있다는 뜻이다.
인구 쪽에는 유입이 있다. 한국은행 BOK이슈노트(2024)에 따르면 2차 베이비부머 954만 명이 2024년부터 11년에 걸쳐 60대에 진입한다. 패키지 핵심 구매층에 인구가 10년 이상 공급된다는 계산이 가능하다. 그러나 반대 방향의 힘이 같이 움직인다. 오픈서베이의 2025년 해외여행 조사는 60대에서도 유튜브와 AI 검색으로 정보를 얻어 스스로 일정을 짜는 흐름을 보고했고, 한국경제(2025.5)는 5060의 배낭여행 확산을 보도했다. 하나투어가 5060용 배낭여행 상품을 내놓은 것 자체가, 여행사도 이 세대를 순수 패키지 고객으로만 보지 않는다는 증거다. 인구는 늘고 세대 안의 패키지 성향은 낮아지는 두 힘이 상쇄 중이며, 어느 쪽이 이기는지 보여주는 직접 통계는 아직 없다. 이 세대가 주로 사는 홈쇼핑 상품의 표시 가격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는 2편에서 정리했다.
정리하면 이렇다. "패키지는 죽는다"는 총량 통계가 반박하고, "패키지는 건재하다"는 송출객 역성장이 반박한다. 남는 독해는 하나다. 시장의 양은 구조적으로 줄고 있고, 그 안에서 살아남은 과점 사업자가 단가·채널·비용의 세 손잡이로 이익을 수확하는 중이다. 수확은 성장이 아니다. 손잡이를 다 돌린 다음에도 이익이 늘려면 결국 새 손님이 필요한데, 그 손님의 다음 세대는 지금 다른 곳에서 예약하고 있다.
사장다리는 자영업 사장이 산업의 구조를 직접 추적하는 기록이다. 새 글은 뉴스레터로 받아볼 수 있다. 여행업이든 정비업이든, 같은 눈으로 자기 업을 뜯어보려는 사장의 연락은 문의로 환영한다.
출처
본문에 인용한 실적·통계는 공시 기반 보도와 조사기관 발표를 근거로 하며, 순액법 매출 인식의 왜곡 가능성은 본문에 병기했다.
출처 전체(17건) 펼치기
실적·공시 기반 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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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내국인 해외관광객수도 역대 최고치에 성큼 — 여행신문,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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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모두투어 2025년 실적: 패키지여행 역성장 시대? — 여행신문,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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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출객수 70% 회복에 그친 하나투어, 당기순익은 999억 최대 — 트래비,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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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투어, 2024년 999억원 벌었다…비결은? — 여행신문,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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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투어, 3분기 영업이익 83억원…전년 대비 31% 감소 — 디지털투데이,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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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투어(039130) 리포트 — 알파증류소,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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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상장여행사 연간실적 분석 — 세계여행신문(GTN),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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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여행사 재도약: 매출 회복 모두투어, 수익성 개선 과제 — 딜사이트,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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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투어, 중고가 패키지 중심 체질개선 — 딜사이트, 2026] 소비·세대 조사·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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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2026 국내·해외 여행소비자 행태의 변화와 전망 — 컨슈머인사이트,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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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워드로 보는 2020: Channel — 여행신문,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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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업 세무회계상 매출인식방법에 대한 연구 — 연세법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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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생방 늘리고 파크골프 열고, 시니어 모시기 — 뉴스웨이,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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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n Z 인사이트: 여행산업 대격변기, 모두투어가 맞은 위기와 기회 — 비즈한국,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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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베이비부머의 은퇴연령 진입에 따른 경제적 영향 평가 — 한국은행 BOK이슈노트,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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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패키지 누가 가요? "5060도 배낭여행" — 한국경제,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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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 트렌드 리포트 2025 — 오픈서베이, 2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