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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시스템 · 알뜰폰의 손익계산서 · 8편 / 12편

0원 요금제는 알뜰폰 회사 돈이 아니었다

2023년 가입 한 건당 20만원이던 이동통신 3사 판매장려금이 10만원대로 줄자 요금제도 함께 사라졌다

홍정현·2026.08.26
10분 읽기

이 글은 《알뜰폰의 손익계산서》 시리즈 8편이다. 7편까지 가입자 한 명이 한 달에 얼마를 남기는지를 원가 항목 단위로 따라갔다. 이번 편은 그 계산을 잠깐 무의미하게 만들었던 사건, 2023년의 0원 요금제가 누구 지갑에서 나왔는지를 되짚는다.

0원 요금제의 값은 누가 냈는가

이동통신 3사가 냈다. 2023년 상반기 요금제 비교 화면에 월 0원짜리 알뜰폰 상품이 줄줄이 걸렸을 때, 그 요금표를 만든 돈은 알뜰폰 회사의 원가 절감분이 아니라 이동통신 3사가 알뜰폰 가입 한 건당 지급하던 판매장려금이었다.

구조는 단순하다. 알뜰폰 사업자의 지출은 도매대가와 자체 마케팅비로 나뉘고, 여기에 이동통신 3사가 얹어 주는 가입자당 장려금이 수입으로 들어온다. 디지털데일리 2023년 4월 보도에 따르면 알뜰폰 사업자들은 이 장려금을 요금 할인 재원으로 그대로 흘려보냈고, 일부 업체는 장려금을 넘어 자체 마케팅비까지 추가로 태우며 경쟁했다. 소비자가 본 0원은 알뜰폰 회사가 만든 가격이 아니라 이동통신 3사의 마케팅 예산이 알뜰폰 채널을 한 번 통과해 소비자가로 표시된 숫자다.

장려금의 크기가 이 구조를 결정한다. 여러 매체가 공통으로 전한 바로는 이동통신 3사가 2023년 2분기까지 알뜰폰 가입 한 건당 지급한 금액은 약 20만원 수준이었다. 다만 이 20만원은 검색 스니펫 계열의 2차 인용으로 확인한 값이고, 3사가 공시한 원자료를 직접 대조하지는 못했다.

20만원이 어느 정도인지는 그 가입자가 실제로 내는 돈과 대보면 바로 나온다. 국회 이훈기 의원실이 과기정통부에서 받은 자료를 인용한 스포츠경향 2024년 10월 보도 기준으로, 2023년 이동통신 3사 비계열 알뜰폰의 가입자당 월평균 매출은 13,943원이었다. 장려금 20만원을 12개월로 나누면 월 16,667원이다. 계산식은 200,000 나누기 12이고, 이 값은 이 글의 유도 수치다.

항목금액성격
가입 한 건당 장려금(2023년 2분기까지)약 200,000원인용, 2차
장려금을 12개월로 균등 배분16,667원/월이 글의 유도 수치
비계열 알뜰폰 가입자당 월평균 매출(2023년)13,943원인용

한 건을 유치하면 그 가입자가 1년 내내 낼 요금 전액보다 큰 돈이 먼저 들어온다는 뜻이다. 이 조건에서는 여섯 달을 0원으로 주고도 장부가 버틴다. 요금을 0원으로 내릴 수 있었던 이유는 원가가 0에 가까워져서가 아니라, 요금과 무관한 별도의 현금이 앞단에 들어와 있었기 때문이다.

장려금이 반으로 줄자 요금제도 사라졌다

0원 요금제의 수명은 알뜰폰 회사의 결정이 아니라 이동통신 3사의 분기 예산 결정이 정했다. 2023년 3분기부터 가입 한 건당 장려금이 10만원대로 축소됐고, 0원 요금제는 그 뒤 빠르게 자취를 감췄다. 비즈니스포스트가 2025년 이후 시점에서 이 흐름을 되짚은 보도가 같은 인과를 전한다.

축소된 금액을 앞과 같은 방식으로 환산하면 월 8,333원이다. 계산식은 100,000 나누기 12이고 유도 수치다. 비계열 알뜰폰의 2023년 가입자당 월평균 매출 13,943원의 60% 수준으로 떨어진다. 앞서 장려금 한 건이 1년치 요금 전액을 덮던 관계가, 1년치 요금의 절반 남짓을 덮는 관계로 바뀐 것이다. 그 차이만큼 요금 할인 재원이 사라졌고, 요금표는 즉시 정상가 쪽으로 되돌아갔다.

시점가입 한 건당 장려금월 환산(유도)시장에서 벌어진 일
2023년 2분기까지약 20만원16,667원0원 요금제 대량 출시
2023년 3분기부터10만원대약 8,333원0원 요금제 소멸

월 환산 열은 각 금액을 12로 나눈 값이며 이 글에서 계산했다. 장려금이 12개월에 걸쳐 균등하게 대응된다는 가정이 들어가 있고, 실제 회계 처리 방식과 상각 기간은 사업자별 비공개다.

이 인과가 알뜰폰 사업자에게 뜻하는 바는 분명하다. 그해 가장 큰 판촉의 스위치가 자기 회사 안에 없었다. 요금을 얼마까지 내릴 수 있는지, 언제까지 유지할 수 있는지가 도매 계약 상대편의 마케팅 회의에서 정해졌다. 사업자는 그 결정을 통보받고 요금표를 고쳤을 뿐이다.

여기서 한 가지를 구분해 두어야 한다. 장려금은 매출이 아니다. 요금 매출은 소비자에게서 나오는 돈이고, 장려금은 도매 거래 상대에게서 들어오는 판촉 지원금이다. 소비자에게 0원을 받는 동안 회사의 요금 매출은 실제로 0에 수렴한다. 장려금이 각 사의 손익계산서에서 수익으로 잡혔는지 마케팅비 차감으로 잡혔는지는 사업자별 회계 정책이라 공개 자료로 확인되지 않는다. 어느 쪽이든 성격은 같다. 판매가 늘어서 들어온 돈이 아니라 거래 상대가 판촉비를 대신 내 준 돈이다. 이 둘을 같은 칸에 넣고 읽으면 그해 실적이 실제보다 튼튼해 보인다.

왜 0원 경쟁의 주체는 중소 사업자였는가

이동통신 3사 계열 알뜰폰은 도매대가보다 싸게 팔지 못하도록 규제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디지털데일리 2023년 4월 보도는 계열 알뜰폰에 원가 이하 판매가 원천 제한된다는 점을 짚으면서, 0원 경쟁의 실제 주체가 비계열 중소 사업자였다고 전한다.

이 제한이 왜 계열사에만 붙었는지는 규제 논리로 보면 자연스럽다. 모회사가 망을 도매로 넘기고 계열 자회사가 그 망을 원가 이하로 팔면, 그룹 전체로는 손실을 감수하면서 비계열 경쟁자를 시장에서 밀어낼 수 있다. 계열사의 적자는 그룹 안에서 상계되지만 비계열 중소 사업자에게는 상계할 다른 지갑이 없다. 규제는 그 비대칭을 막는 쪽으로 걸려 있다.

문제는 그 규제가 판촉 자체를 막지는 않았다는 데 있다. 계열사가 못 하게 되어 있는 원가 이하 판매를, 비계열 사업자들이 이동통신 3사가 대준 장려금을 재원 삼아 대신 했다. 규제의 문장은 지켜졌고 시장에서 일어난 일은 규제가 막으려던 것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이동통신 3사가 왜 알뜰폰 가입자에 장려금을 얹었는지, 그 의사결정의 목적이 무엇이었는지는 공개 자료로 확인되지 않는다. 다만 회선이 어느 브랜드 이름을 달고 개통되든 망 도매 매출은 3사로 돌아온다는 사실만 남는다.

같은 자료에서 계열과 비계열의 가입자당 월평균 매출을 나란히 놓으면 두 집단이 서로 다른 시장을 살고 있었다는 것이 보인다.

연도이동통신사 계열비계열전체 알뜰폰
202017,558원6,181원10,421원
202118,810원9,013원13,059원
202218,675원11,824원14,944원
202318,621원13,943원16,008원

계열사는 4년 내내 18,000원 근처에서 거의 움직이지 않았다. 2020년 17,558원에서 2023년 18,621원으로 6.1% 올랐을 뿐이다. 계산식은 (18,621에서 17,558을 뺀 값) 나누기 17,558이고 유도 수치다. 같은 기간 비계열은 6,181원에서 13,943원으로 125.6% 올랐다.

0원 요금제가 한창이던 해에 비계열의 평균 청구액이 오히려 오른 것은 얼핏 어긋나 보인다. 저가 회선 구성이 바뀌면서 생긴 효과로 읽는 것이 자연스럽지만, 요금제별 회선 구성 변화를 분해한 자료는 공개되지 않아 원인은 확인되지 않는다. 확실한 것은 하나다. 같은 산업 통계 안에 성격이 다른 두 집단이 섞여 있고, 0원 경쟁의 비용과 위험은 그중 아래쪽 집단이 졌다.

장려금이 지나간 자리에 남은 장부

0원 요금제가 가장 크게 번졌던 2023년 알뜰폰 업계의 평균 영업이익률은 1.6%였다. 국회 이훈기 의원실 자료를 인용한 스포츠경향 2024년 10월 보도 기준으로 그해 사업자 평균 매출은 270억원, 평균 영업이익은 4억 4천만원이다. 영업이익률 1.6%는 4.4억원을 270억원으로 나눈 유도 수치다.

연도평균 매출평균 영업이익영업이익률(유도)
2020147억원7억 8천만원5.3%
2021178억원-1억 9천만원-1.1%
2022256억원1억 2천만원0.5%
2023270억원4억 4천만원1.6%

영업이익률 열은 각 행의 영업이익을 매출로 나눈 값이며 이 글에서 계산했다.

산업 역사상 가장 공격적인 판촉이 한 해를 통째로 지나갔는데 장부의 맨 아랫줄은 5년 전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자리에 있다. 2020년 5.3%에서 시작한 이익률이 2023년 1.6%다. 장려금은 알뜰폰 회사를 통과해 소비자에게 갔고, 통과하는 동안 회사에 남긴 것은 가입자 명부의 줄 수뿐이었다.

원가 쪽이 그대로였기 때문이다. 아이티데일리 2026년 5월 보도가 전한 2025년 협상 결과 기준으로 LTE 요금제는 매출의 40%, 5G 요금제는 60%가 도매대가로 이동통신 3사에 간다. 이 비율은 장려금이 20만원이든 10만원이든 움직이지 않는다. 판촉은 소매가를 건드리고, 마진은 도매 계약이 정한다. 소매가를 0원까지 내려도 그 밑에 깔린 배분율은 그대로 있고, 판촉이 끝나 소매가가 정상으로 돌아오면 배분율도 그대로 다시 작동한다.

승객이 낸 요금 한 건이 이동 단위로 걷힌 뒤 회사 단위로 다시 나뉘는 대중교통의 정산과 같은 모양이다. 소비자가 어느 창구에서 얼마를 냈는지와 그 돈이 최종적으로 누구 장부에 얼마씩 남는지는 별개의 표에 적힌다. 알뜰폰은 그 두 번째 표를 도매 계약서와 장려금 정책이라고 부를 뿐이다.

한 가지가 더 남는다. 0원 요금제로 들어온 가입자가 프로모션이 끝난 뒤 얼마나 남았는지다. 알뜰폰의 해지율은 사업자별로도 산업 전체로도 공개되지 않아 확인되지 않는다. 대부분 약정이 없어 요금이 정상가로 오르는 시점에 이탈이 몰리기 쉬운 구조라는 정성적 서술은 여러 보도에 반복되지만, 그 정도를 재는 숫자는 없다. 가입자 수를 성과로 보고한 그해 자료들이 실제로 무엇을 보고한 것이었는지는 그래서 지금도 검산되지 않는다.

2026년에 같은 화면이 다시 떴다

0원 요금제와 쇼핑 지원금 형태의 프로모션이 2025년에서 2026년 사이 다시 등장했다는 보도가 있다. 다만 이번에 이동통신 3사가 알뜰폰 가입 한 건당 얼마를 지급하고 있는지는 확인되지 않는다. 2023년의 20만원과 10만원대는 여러 매체가 공통으로 전한 수치지만, 재등장 국면의 장려금 액수를 밝힌 보도는 찾지 못했다.

배경은 2023년과 다르다. 2025년 7월 22일 단말기유통법이 폐지되면서 지원금 공시 의무와 유통점 추가지원금 상한이 사라졌고, 이동통신 3사의 마케팅비가 다시 늘고 있다. 3사 합산 마케팅비는 2024년 7조 6,096억원에서 2025년 8조 240억원으로 늘었고, 2026년 1분기에는 2조 423억원으로 전년 동기 1조 8,670억원 대비 9.4% 증가했다.

이 돈이 알뜰폰 쪽으로 흐르지 않는다는 신호도 같이 나와 있다. 비즈니스포스트가 전한 SK텔레콤 도매 정책 기준으로, 대리점이 이동통신사 가입자를 유치하면 70만원에서 95만원대의 리베이트를 받지만 알뜰폰 가입자를 유치하면 40만원이 감액된다. ZDNet Korea 보도에 인용된 3만 3,000원대 요금제 24개월 기준 대리점 장려금은 약 88만원 수준이다. 다만 이 88만원이 어느 시점의 수치인지는 보도에 특정되지 않았다.

유치 대상유통망이 받는 돈성격
이동통신 3사 직접 가입70만~95만원대인용, SK텔레콤 도매 정책 기준
알뜰폰 가입위 금액에서 40만원 감액인용, 동일 출처

같은 판매점 카운터에서 같은 손님을 앞에 두고 어느 상품을 권할지는 이 표 하나로 정해진다. 알뜰폰의 유통 문제는 알뜰폰이 광고를 덜 해서가 아니라 유통망에 지급되는 금액이 상대편 결정으로 벌어져 있기 때문이다.

본사 판촉비로 만든 가격은 내 경쟁력이 아니다

판촉비가 만든 매출과 자기 원가가 만든 매출을 구분하지 못하면, 판촉이 끝날 때 매출이 통째로 사라진다. 이 구조는 통신에만 있지 않다.

프랜차이즈 가맹점이 본사 전액 부담 행사 기간에 객수가 두 배로 뛰는 일은 흔하다. 카드사 제휴 청구할인이 걸리면 그 카드 결제 비중이 급등하고, 배달 플랫폼이 쿠폰을 뿌리면 주문 수가 함께 뛴다. 정비업에서도 타이어 제조사나 오일 브랜드가 판촉 기간에 시공비 일부를 부담하면 그 품목의 회전이 눈에 띄게 올라간다. 문제는 그 기간의 숫자를 보고 인력을 늘리거나 리프트를 한 대 더 놓을 때 생긴다. 행사가 끝나면 매출은 원래 자리로 돌아오고, 늘어난 고정비만 남는다.

검산 방법은 어렵지 않다. 판촉 기간의 손익을 두 번 그린다. 한 번은 지원금을 넣고, 한 번은 지원금을 빼고. 지원금을 뺀 장부가 적자라면 그 기간의 매출은 내가 만든 것이 아니다. 그다음에 볼 것은 잔존율이다. 행사로 들어온 손님이 정상가로 돌아온 뒤에도 몇 퍼센트가 남는지를 세면, 그 판촉이 고객 획득이었는지 일시적 매출 이전이었는지가 갈린다.

알뜰폰 업계는 2023년에 첫 번째 검산을 하지 않았고, 두 번째 검산은 지금도 할 수 없다. 해지율이 공개되지 않기 때문이다. 회선 수가 사상 최대라는 발표와 평균 영업이익률 1.6%가 같은 해에 나란히 존재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출처

가입 한 건당 판매장려금 20만원과 10만원대라는 수치는 여러 매체가 공통으로 전한 값을 종합한 것이며, 이동통신 3사가 공시한 원자료를 직접 대조하지는 못했다. 2025년에서 2026년 사이 재등장한 프로모션의 장려금 액수, 알뜰폰의 해지율, 장려금의 사업자별 회계 처리 방식은 공개 자료에서 확인되지 않아 본문에 숫자를 쓰지 않았다. 대리점 장려금 88만원의 기준 시점도 원보도에 특정되지 않았다. 월 환산액과 영업이익률, 증감률은 이 글에서 계산한 값이고 계산식을 본문에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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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원 요금제와 판매장려금

가입자당 매출과 사업자 손익

도매대가

유통망 리베이트와 마케팅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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