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입자 한 명은 한 달에 얼마를 남기는가
3만원 요금제 한 장을 끝까지 분해하면 계산이 멈추는 자리가 나온다
이 글은 《알뜰폰의 손익계산서》 시리즈 7편이다. 앞 편에서 도매대가 외 원가 항목의 절반이 공개되지 않는다는 것을 확인했다. 이번 편은 그 조건에서 할 수 있는 계산을 끝까지 해 본다. 요금제 한 장을 분해하고, 계산이 멈추는 지점에 표시를 남긴다.
3만원짜리 요금제 한 장을 분해하면 어디서 멈추는가
세 번을 빼고 나면 더 뺄 수 없다. 도매대가와 전파사용료와 결제 수수료까지는 공개 자료로 갈 수 있고, 그 뒤에 남은 원가 항목은 단가가 없다. 먼저 이 계산에 넣은 가정을 전부 적어 둔다. 가정을 밝히지 않은 단위 경제 계산은 검증할 수 없기 때문이다.
| 가정 | 값 | 근거와 상태 |
|---|---|---|
| 요금제 소매가 | 월 30,000원 | LTE 11GB 요금제를 대표 상품으로 놓은 가정. 실제 시장가는 요금제마다 다르다 |
| 도매대가율 | 매출의 40% | 2025년 자율협상 결과 LTE 기준, 아이티데일리 2026년 5월 보도 |
| 전파사용료 | 월 400~667원 | 분기 1,200~2,000원을 3으로 나눈 유도 수치. 원 단가 자체가 출처마다 다름 |
| 카드결제 수수료 | 매출의 3% | 일반 전자상거래 요율 참고치. 통신 요금 실제 적용률은 확인 안 됨 |
| 유심 상각 | 확인 안 됨 | 조달원가 비공개 |
| 판매관리비 | 확인 안 됨 | 인건비·마케팅비·콜센터·빌링 전부 비공개 |
| 가입자 유치 비용 | 확인 안 됨 | 정량 데이터 없음 |
| 해지율 | 확인 안 됨 | 정량 데이터 없음 |
여기까지가 재료다. 이제 순서대로 뺀다.
| 단계 | 계산 | 남는 금액 |
|---|---|---|
| 소매 요금 | 기준 | 30,000원 |
| 도매대가 차감 | 30,000 × 40% = 12,000원 | 18,000원 |
| 전파사용료 차감 | 400~667원 | 17,333~17,600원 |
| 결제 수수료 차감 | 30,000 × 3% = 900원 | 16,433~16,700원 |
| 유심·판관비·유치비 차감 | 금액 확인 안 됨 | 계산 불가 |
전부 이 글의 유도 수치이고 위 가정이 성립할 때만 유효하다. 세 번째 단계까지 오면 가입자 한 명당 월 16,400원 안팎이 남아 있다. 나쁘지 않은 숫자처럼 보인다.
그런데 이 숫자를 다른 쪽에서 온 값과 나란히 놓으면 문제가 드러난다. 1편에서 인용한 2023년 알뜰폰 사업자 평균 영업이익률은 1.6%였다. 이 비율을 3만원 요금제에 그대로 적용하면 480원이다. 계산식은 30,000 곱하기 1.6%다. 산업 전체의 매출 대비 이익률을 요금제 한 장에 대입하는 것이라 거친 근사이고, 요금제 구성이나 사업자별 차이를 전부 무시한 값이다. 그래도 자릿수는 말해 준다.
16,400원과 480원의 차이가 15,900원가량이다. 매출 30,000원의 53%에 해당하고, 도매대가 40%보다 큰 몫이다. 이 15,900원이 유심과 인건비와 마케팅비와 콜센터와 전산 비용으로 나가는 돈이다. 그리고 그 안쪽 구성은 6편에서 확인했듯이 공개되지 않는다.
이것이 알뜰폰 단위 경제의 실제 모양이다. 매출의 40%는 어디로 가는지 정확히 알려져 있고, 매출의 절반이 넘는 몫은 어디로 가는지 알려져 있지 않다. 크게 새는 쪽이 보이지 않는 쪽이다.
반대편에서 나누면 월 123원이 나온다
요금제에서 원가를 빼는 방향이 막히면 반대로 이익을 가입자 수로 나눠 볼 수 있다. 재료는 2023년 자료 세 개다.
| 재료 | 값 | 출처 |
|---|---|---|
| 사업자당 평균 영업이익 | 4억 4,000만원 | 국회 이훈기 의원실이 과기정통부에서 받은 자료, 스포츠경향 2024년 10월 보도 |
| 전체 알뜰폰 가입자 | 1,585만 명 | 2023년 기준 |
| 추적 대상 사업자 수 | 53곳 | 디지털데일리 2025년 9월 보도 |
계산은 두 단계다. 사업자당 평균 가입자 수는 1,585만 명을 53으로 나눈 약 29만 9,000명이다. 사업자당 평균 영업이익 4억 4,000만원을 이 값으로 나누면 가입자 한 명당 연간 약 1,472원이 된다. 12로 나누면 월 약 123원이다. 세 값 모두 이 글에서 계산한 유도 수치다.
앞 절에서 요금제 한 장을 분해했을 때 세 번째 차감까지 남은 금액이 16,400원 안팎이었다. 여기서 나온 값은 월 123원이다. 133배 차이다. 계산식은 16,433 나누기 123이며 역시 유도 수치다.
이 133배가 알뜰폰 사업의 실제 구조를 압축한다. 회선 한 개를 팔면 도매대가를 내고도 만 원대가 남는데, 회사 전체 장부의 맨 아랫줄에서는 백 원대만 남는다. 그 사이를 무엇이 먹는지가 이 산업의 핵심 질문인데, 앞 편에서 본 대로 그 항목들의 단가는 공개돼 있지 않다.
다만 이 123원이라는 값을 그대로 들고 다니면 안 된다. 세 가지 이유가 있고, 전부 계산 자체의 성질에서 나온다.
첫째, 이것은 평균의 평균이다. 사업자당 평균 영업이익을 사업자당 평균 가입자로 나눴으니 분자와 분모가 모두 평균이고, 두 평균이 같은 회사에서 나온 값이 아니다. 둘째, 분포가 심하게 기울어 있다. 1편에서 확인했듯이 2023년 53곳 중 영업이익 100억원대가 1곳, 수천만원대 흑자가 16곳, 적자가 21곳이었다. 평균 4억 4,000만원은 상위 소수가 끌어올린 값이고, 이 분포에서 평균은 실재하는 사업자를 한 곳도 묘사하지 않는다. 셋째, 가입자 1,585만 명 중 상당 부분이 이동통신 3사 계열 알뜰폰의 회선인데, 계열사와 비계열사는 가입자당 매출부터 다르다.
그러니 123원은 결론이 아니라 자릿수다. 알뜰폰의 가입자당 월 이익이 만 원 단위도 천 원 단위도 아니고 백 원 단위에서 논의된다는 것, 그 이상은 이 계산으로 말할 수 없다.
가입자를 데려오는 값은 어느 장부에도 적혀 있지 않다
알뜰폰 사업자가 가입자 한 명을 유치하는 데 쓰는 금액은 공개 자료로 확인되지 않는다. 개별 사업자의 감사보고서에는 판매관리비가 뭉쳐서 들어가고, 업계 통계에도 유치 비용 항목은 없다. 이 편에서 확보한 것은 간접 증거 세 갈래뿐이다.
첫째는 앞 편에서 본 유통 구조다. 이동통신 3사가 자사 대리점에 알뜰폰 유치 시 리베이트를 40만원 감액하는 정책을 두면, 알뜰폰은 기존 통신 유통망을 쓸 수 없다. 자체 온라인 채널과 요금제 비교 플랫폼과 개별 판매점에 마케팅비를 직접 넣어야 한다는 뜻이고, 이것이 유치 비용을 어디에 쓰는지는 알려 주지만 얼마를 쓰는지는 알려 주지 않는다.
둘째는 2023년 0원 요금제다. 이때 이동통신 3사는 알뜰폰 가입자 1건당 약 20만원의 판매장려금을 지급하다가 2023년 3분기부터 10만원대로 줄였다. 이 장려금은 알뜰폰 사업자가 낸 돈이 아니라 이동통신 3사가 낸 돈이다. 그럼에도 이 수치는 시장에서 알뜰폰 가입자 한 명을 움직이는 데 실제로 얼마가 오갔는지를 보여 준다.
여기에 앞 절의 123원을 붙이면 규모 감각이 생긴다. 가입자 한 명을 데려오는 데 20만원이 들고 그 가입자가 월 123원을 남긴다면, 회수에 1,626개월이 걸린다. 계산식은 200,000 나누기 123이며 유도 수치다. 135년이다. 물론 20만원은 알뜰폰이 지출한 금액이 아니고 123원은 왜도가 큰 평균이므로, 이 나눗셈을 실제 회수 기간으로 읽으면 안 된다. 다만 두 숫자가 왜 같은 장부에 놓일 수 없는지는 분명해진다. 0원 요금제가 2023년 3분기 이후 사라진 것도 이 계산과 무관하지 않다. 이 이야기는 다음 편에서 따로 다룬다.
셋째는 토스모바일이다. 이 회사의 2024년 적자 전환 원인으로 지목된 것은 마케팅비가 아니라 정보보호관리체계 인증 취득과 정보보호 인력 확충이었다. 규제 대응 비용이다. 신규 진입자가 가입자를 모으는 동안 그와 별개로 인증과 보안 인력에 돈을 써야 하고, 그 지출이 유치 비용과 함께 손익을 눌렀다는 사례다.
세 갈래를 모아도 유치 비용의 절대액은 나오지 않는다. 이 편이 이 항목에 대해 말할 수 있는 것은 여기까지다.
요금이 두 배로 뛰는 달에 무슨 일이 생기는지도 숫자가 없다
알뜰폰과 이동통신 3사의 해지율을 비교한 정량 통계는 확보하지 못했다. 그런데 이 산업에는 해지가 몰릴 수밖에 없는 시점이 구조적으로 박혀 있다. 프로모션이 끝나는 달이다.
요금제 비교 플랫폼 모요의 2025~2026년 시점 실거래가에서 몇 개를 옮기면 이렇다.
| 요금제 조건 | 초기 요금 | 프로모션 종료 후 |
|---|---|---|
| LTE 7GB에 속도제한 1Mbps, 통화·문자 무제한, KT망 | 9,900원 | 12개월 후 22,000원 |
| LTE 4.5GB에 1Mbps, 통화·문자 무제한, LG유플러스망 | 4,620원 | 12개월 후 16,500원 |
| 이야기 라이트 7GB 이상, LG유플러스망 | 12,000원 | 7개월 후 23,100원 |
요금이 1.9배에서 3.6배로 뛴다. 배율은 이 글에서 계산한 값이고, 세 번째 요금제는 7개월 만에 그렇게 된다. 그리고 알뜰폰은 대부분 약정이 없다. 위약금 없이 다음 날 다른 회사로 옮길 수 있다는 뜻이다.
가입자 입장에서 이것은 매년 돌아오는 갱신 결정이고, 사업자 입장에서는 매년 돌아오는 이탈 위험이다. 앞 절의 유치 비용이 얼마든 간에, 그 비용을 회수하기 전에 가입자가 나가면 그 회선은 손실로 끝난다. 프로모션 기간이 길수록 회수 기간과 겹치는 구간이 줄어드는데, 이 두 기간의 관계를 보여 주는 자료는 없다.
간접 데이터로 이동통신 3사에서 알뜰폰으로 매월 약 10만 명이 순유입된다는 보도가 있었다. 이것은 들어오는 쪽의 숫자이고 나가는 쪽은 포함하지 않는다. 1편에서 본 것처럼 2026년 들어 이 순유입이 마이너스로 뒤집혔지만, 그 역시 번호이동 순증감이지 해지율이 아니다.
해지율을 모르면 가입자 한 명의 생애 가치를 계산할 수 없다. 생애 가치를 모르면 유치 비용을 얼마까지 써도 되는지 판정할 수 없다. 단위 경제 계산이 여기서 한 번 더 멈춘다.
가입자당 마진은 사업자군마다 다른 값을 갖는다
"알뜰폰 가입자 한 명은 얼마를 남기는가"라는 질문은 어느 사업자군을 두고 묻는지를 정하지 않으면 답이 없다. 같은 회선, 같은 도매대가율, 같은 전파사용료를 놓고도 세 부류가 서로 다른 계산을 한다.
이동통신 3사 계열 알뜰폰은 매출부터 다르다. 2023년 기준 계열사의 가입자당 월평균 매출은 18,621원, 비계열사는 13,943원이었다. 계열사가 33.6% 높고, 계산식은 (18,621에서 13,943을 뺀 값) 나누기 13,943이며 유도 수치다. 여기에 이들은 원가 이하 판매가 규제로 제한되는 대신 모회사의 전산과 유통을 공유한다. 같은 회선에서 매출이 더 나오고 원가 일부가 그룹 안에서 처리된다.
금융권 알뜰폰은 계산의 목적지가 다르다. 5편에서 본 KB리브엠은 5년 누적 605억원 적자를, 토스모바일은 진입 2년 차에 순손실 16억원을 기록했다. 이 장부를 회선 사업의 실패로만 읽으면 절반이다. 통신 가입자는 매달 요금을 내고 매달 앱을 열며 실명과 결제 수단이 확인된 고객이다. 금융회사가 그 접점을 사는 값으로 605억원을 봤다면 계산의 분모가 통신 매출이 아니라 금융 본업의 무엇이 된다.
본업이 아닌 곳에서 영업이익을 뽑는 구조는 다른 산업에서도 반복된다. 회원권으로 이익을 내고 상품은 원가 근처에서 파는 회사가 있고, 그 회사의 상품 마진율만 떼어 보면 사업이 망해 가는 것처럼 보인다. 알뜰폰에 들어온 금융회사의 손익계산서도 같은 방식으로 오독될 수 있다. 다만 이 글은 리브엠과 토스모바일이 실제로 그 계산을 했는지 확인하지 못했다. 적자 규모는 공개돼 있고, 그 적자를 무엇으로 상쇄하려 했는지는 공개돼 있지 않다.
남은 것이 중소 독립계 사업자다. 이들에게는 모회사의 전산도 없고 본업의 접점도 없다. 회선에서 남는 몫이 그대로 회사의 손익이 되고, 그래서 5편에서 본 것처럼 영업이익률이 1~4% 구간에 몰린다. 앞서 계산한 월 123원이라는 값은 사실상 이 부류의 현실에 가장 가깝다.
이 세 부류가 같은 시장에서 같은 요금제를 판다. 가격표는 같고 손익계산서는 다르다. 어느 부류가 요금을 낮출 여력이 있는지, 어느 부류가 적자를 몇 년 버틸 수 있는지가 다르다는 뜻이다. 가입자당 마진이라는 지표 하나로 이 시장을 판정하려 하면, 판정 대상이 누구인지부터 틀린다.
출처
이 편의 계산은 전부 유도 수치이며 근거가 된 인용 값과 계산식을 본문에 밝혔다. 인용 값은 도매대가율 40%(아이티데일리 2026년 5월 보도), 2023년 사업자당 평균 영업이익 4억 4,000만원과 평균 영업이익률 1.6%(국회 이훈기 의원실 자료 인용 보도), 사업자 53곳 분포(디지털데일리 2025년 9월), 계열사·비계열사 가입자당 월평균 매출(스포츠경향 2024년 10월), 요금제 실거래가(모요 플랫폼 스냅샷)다. 요금제 소매가 3만원, 전파사용료 월 400~667원, 결제 수수료 3%는 가정이고 본문 표에 그렇게 표시했다. 유심 조달원가, 판매관리비 세부, 가입자 유치 비용 절대액, 해지율은 확보하지 못했으므로 순마진의 최종 수치는 제시하지 않았다. 2023년 0원 요금제의 판매장려금 20만원과 10만원대라는 수치는 원문 재확인을 하지 못한 종합 보도 인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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