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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시스템 · 알뜰폰의 손익계산서 · 1편 / 12편

천만 명이 쓰는 시장에서 다섯 곳 중 두 곳이 적자다

알뜰폰 1,047만 회선, 업계 평균 영업이익률 1.6%. 이 시리즈가 답할 질문

홍정현·2026.08.19
8분 읽기

이 글은 《알뜰폰의 손익계산서》 시리즈 1편이다. 망을 빌려 파는 사업의 돈이 어디서 들어와 어디로 나가는지를 장부 단위로 해부하고, 지금 새로 들어간다면 어느 문으로 들어가야 하는지까지 열두 편에 걸쳐 설계한다.

규모는 커졌는데 장부는 비어 있다

알뜰폰은 이미 틈새 시장이 아니다. 과기정통부 통계를 인용한 머니투데이 2026년 6월 보도에 따르면 2026년 4월 기준 알뜰폰 가입 회선은 1,047만 8,867개로 전체 이동통신 시장의 18.18%다. 휴대폰 다섯 대 중 하나에 가까운 비중이고, 사업자 수는 50곳을 넘는다. 규모만 보면 성공한 산업의 지표다.

같은 산업의 장부를 펼치면 다른 그림이 나온다. 국회 이훈기 의원실이 과기정통부에서 받은 자료를 인용한 스포츠경향 2024년 10월 보도에 따르면, 2023년 알뜰폰 사업자의 평균 매출은 270억 원, 평균 영업이익은 4억 4천만 원이었다. 영업이익률로 환산하면 1.6%다. 계산식은 4.4억 원 나누기 270억 원이고, 이 값은 이 글의 유도 수치다.

1.6%가 어느 정도인지는 옆 가게와 대보면 안다. 편의점 가맹점의 영업이익률이 흔히 2~3%대로 이야기되고, 그 숫자가 낮아서 문제라는 기사가 십 년째 나온다. 알뜰폰은 그보다 낮다. 통신사라는 이름이 붙어 있고, 전국에 천만 명이 넘는 가입자를 태우고 있으며, 매출이 수백억 원 단위인 회사들의 이야기다.

평균이 낮은 것보다 중요한 것은 분포다. 같은 자료 계열을 다룬 디지털데일리 2025년 9월 보도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추적 대상 알뜰폰 사업자 53곳 가운데 영업이익이 100억 원대를 넘긴 곳은 단 한 곳이었다. 수천만 원대 흑자가 16곳으로 27.6%, 적자가 21곳으로 39.6%였다. 다섯 곳 중 두 곳이 적자라는 뜻이고, 평균 4억 4천만 원이라는 숫자는 상위 소수가 끌어올린 값이다.

2023년 알뜰폰 사업자 53곳곳 수비중
영업이익 100억 원대 이상11.9%
수천만 원대 흑자1627.6%
적자2139.6%

비중 합이 100%가 되지 않는 것은 원자료가 세 구간만 공개했기 때문이다. 나머지는 억 단위 흑자 구간에 걸쳐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세부는 공개되지 않았다.

이익이 안 붙는 이유는 경쟁이 심해서인가

경쟁 탓으로 설명하면 절반만 맞는다. 사업자가 50곳이 넘고 요금제 비교 사이트에서 몇백 원 단위로 붙어 있으니 경쟁이 심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경쟁이 심한 시장은 원래 이익률이 낮아지다가 사업자가 줄면서 회복한다. 알뜰폰은 그 회복이 오지 않는다. 매출이 늘어도 이익이 같이 늘지 않기 때문이다.

숫자로 보면 분명하다. 같은 국회 자료 계열에서 알뜰폰 사업자 평균 매출은 2020년 147억 원에서 2023년 270억 원으로 늘었다. 3년 동안 83.7% 증가했다. 계산식은 (270에서 147을 뺀 값) 나누기 147이고, 유도 수치다. 같은 기간 평균 영업이익은 7억 8천만 원에서 4억 4천만 원으로 줄었다. 매출이 두 배 가까이 커지는 동안 이익은 오히려 44% 감소했다.

연도평균 매출평균 영업이익영업이익률(유도)
2020147억 원7억 8천만 원5.3%
2021178억 원-1억 9천만 원-1.1%
2022256억 원1억 2천만 원0.5%
2023270억 원4억 4천만 원1.6%

영업이익률 열은 각 행의 영업이익을 매출로 나눈 값이며 이 글에서 계산한 것이다.

이 표가 말하는 것은 하나다. 알뜰폰에서 매출은 이익의 선행 지표가 아니다. 가입자를 열 배 모아도 손익계산서의 맨 아랫줄이 열 배가 되지 않는다. 어떤 사업이 이런 모양을 하고 있다면 원인은 경쟁이 아니라 원가 구조에 있다. 매출이 늘어날 때 원가가 거의 같은 비율로 따라 붙는 구조라면, 규모를 키워도 남는 몫의 비율이 그대로다.

알뜰폰의 원가에서 가장 큰 항목은 도매대가다. 이동통신 3사의 망을 빌려 쓰는 값이고, 정액 요금제에서는 매출의 일정 비율을 떼어 주는 방식으로 계산된다. 아이티데일리 2026년 5월 보도에 따르면 2025년 협상 결과 기준으로 LTE 요금제는 매출의 40%, 5G 요금제는 60%를 통신 3사가 가져간다. 요금제를 하나 팔 때마다 매출의 절반 안팎이 원가로 확정되는 구조다.

여기서 규모의 경제가 작동하지 않는 이유가 나온다. 제조업이라면 생산량이 늘 때 단위당 고정비가 줄어 마진이 커진다. 알뜰폰의 최대 원가는 고정비가 아니라 매출에 비례하는 변동비다. 가입자를 두 배 늘리면 도매대가도 두 배가 된다. 남는 것은 나머지 60%에서 인건비와 마케팅비와 전산 비용을 뺀 값이고, 그 폭이 애초에 좁다.

규제 산업에서 이윤이 가격표 밖에서 결정되는 구조는 버스와 지하철 요금을 다루면서 이미 본 그림이다. 운임을 올려도 사업자가 가져가는 몫이 정해져 있으면, 승객을 더 태우는 것으로는 손익이 바뀌지 않는다. 알뜰폰은 그 구조를 도매 계약으로 옮겨 놓은 산업이다.

2026년에는 성장마저 멈췄다

지금까지는 그래도 가입자가 늘고 있었다. 이익이 얇아도 회선이 계속 붙으면 언젠가는 규모가 답을 준다는 이야기가 가능했다. 2026년에 그 전제가 깨졌다.

아주경제 2026년 6월 보도에 따르면 알뜰폰은 2026년 4월 번호이동 기준으로 7,353명 순감을 기록했고, 5월에는 순감 폭이 1만 1,211명으로 커졌다. 아시아타임 2026년 5월 보도는 이 흐름이 4월부터 4개월 연속 이어졌다고 전한다. 알뜰폰으로 들어오는 사람보다 알뜰폰에서 이동통신 3사로 돌아가는 사람이 많아졌다는 뜻이다. 십 년 넘게 한 방향으로만 흐르던 물길이 방향을 바꿨다.

원인으로 지목되는 것은 2025년 7월 22일 시행된 단말기유통법 폐지다. 지원금 공시 의무와 유통점 추가지원금 상한이 사라지면서 이동통신 3사가 단말 지원금을 자유롭게 쓸 수 있게 됐다. ZDNet Korea 2026년 8월 보도에 따르면 폐지 1년을 비교했을 때 알뜰폰 신규가입은 8만 2천여 건, 번호이동은 4만 4천여 건 줄었다. 여기에 3사가 3만 원대 중저가 요금제를 앞세우면서, 알뜰폰이 유일하게 갖고 있던 무기인 가격 우위가 좁아졌다.

버티지 못한 곳들은 나가고 있다. 아시아타임 2026년 5월 보도는 세종텔레콤을 비롯한 중소 사업자 여럿이 알뜰폰 사업에서 철수했다고 전한다. 세종텔레콤은 알뜰통신사업자협회 회장사를 지냈던 곳이다. 다만 이 보도의 사업자 명단은 2차 인용이고 각 회사의 철수 형태가 폐업인지 사업 양도인지 등록 말소인지는 확인되지 않는다.

정리하면 2026년 알뜰폰 시장의 상태는 이렇다. 회선 수는 사상 최대인데 순유입은 마이너스고, 평균 영업이익률은 1%대이며, 사업자는 줄고 있다. 이런 시장에 새로 들어가겠다는 이야기는 보통 말리는 것이 맞다. 그런데 정확히 같은 시점에 정부가 이 시장의 규칙을 바꾸겠다고 발표했고, 그 발표가 이 시리즈를 쓰게 된 이유 중 하나다.

이 시리즈가 답할 세 가지 질문

이 시리즈는 세 가지를 순서대로 푼다. 첫째, 알뜰폰 회사의 매출은 어디서 들어오는가. 둘째, 그 돈은 어디로 나가는가. 셋째, 그 구조를 아는 사람이 지금 들어간다면 어느 문으로 들어가야 하는가.

먼저 판을 그린다. 2편은 상대를 본다. 이동통신 3사는 2025년 한 해 마케팅비로만 8조 240억 원을 썼고, 같은 해 SK텔레콤은 유심 해킹 사고로 십 년 만에 점유율 40%가 무너졌다. 알뜰폰이 상대하는 것이 어떤 체급의 회사들이며 지금 그들에게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부터 본다.

그다음이 장부다. 3편부터 8편까지가 손익계산서 해부다. 3편은 매출의 40~60%를 떼어 가는 도매대가의 계산 방식과 2018년 이후 요율이 어떻게 움직였는지를 본다. 4편은 매출 쪽이다. 광고에 걸린 월 9,900원과 실제 가입자 한 명이 내는 평균 요금은 다른 숫자이고, 그 차이가 어디서 생기는지를 본다. 5편에서는 아이즈비전, 프리텔레콤, 유니컴즈, 큰사람커넥트, 세종텔레콤, KB리브엠, 토스모바일의 실제 재무제표를 나란히 펼친다. 6편은 도매대가 말고 나가는 돈이고, 여기서 2027년까지 단계적으로 오르는 전파사용료가 중소 사업자 몇 곳을 적자로 밀어 넣는지를 본다. 7편은 이것을 가입자 한 명 단위로 환산한다. 8편은 2023년 0원 요금제가 누구 지갑에서 나왔는지를 되짚는다.

그다음이 바깥이다. 9편은 해외에서 성공한 알뜰폰들이 무엇을 했는지 본다. 공통점이 하나 있는데, 요금을 깎은 것이 아니라 원가 항목 하나를 통째로 지웠다는 것이다. 10편은 반대다. 광고를 보여 주고 통신을 공짜로 주겠다는 계획이 영국에서 어떻게 무너졌고, 미국 통신사 두 곳이 같은 아이디어로 조 단위를 태운 경위를 본다.

마지막이 설계다. 11편은 2026년 7월 31일 정부가 발표한 알뜰폰 2.0을 읽는다. 저가 경쟁을 밀어주던 정책을 접고 자체 설비를 갖춘 사업자를 키우겠다는 방향 전환이고, 그 안에 지금까지 국내에 없던 사업 유형이 두 개 들어 있다. 12편은 이 전부를 재료로 삼아, 회선 마진이 아니라 다른 것을 파는 통신사를 손익 모델로 세워 본다.

다루는 것
2이동통신 3사의 2026년, 마케팅비 8조와 해킹 두 건
3도매대가, 매출의 40~60%가 확정되는 방식
4알뜰폰의 매출, 광고가와 실제 청구액의 거리
5사업자 여덟 곳의 손익계산서
6전파사용료·유심·콜센터·전산·유통 수수료
7가입자 한 명의 월 단위 경제
80원 요금제와 판매장려금
9해외 성공 사례가 지운 원가 항목
10광고 기반 무료 통신의 실패
11알뜰폰 2.0과 풀MVNO·MVNE
12회선이 아니라 장부를 파는 통신사 설계

미리 밝혀 둘 것이 있다. 이 시리즈가 다루는 원가 항목 중 몇 개는 끝내 숫자를 못 채웠다. 유심 조달 원가, 알뜰폰허브 입점 수수료, 판매점에 나가는 리베이트, 가입자 유치 비용과 해지율이 그렇다. 전부 사업자 간 비공개 계약 영역이라 공개 자료로는 접근되지 않는다. 이 항목들은 추정치로 채우는 대신 공백으로 표시하고 넘어간다. 손익계산서를 다루면서 모르는 칸을 그럴듯한 숫자로 메우면, 그 뒤의 계산이 전부 그럴듯한 오답이 된다.

출처

알뜰폰 사업자의 매출·영업이익 통계는 국회 이훈기 의원실이 과기정통부에서 받은 자료를 인용한 언론 보도가 근거이며, 원자료 자체를 직접 열람하지는 못했다. 영업이익률과 증감률은 이 글에서 계산한 값이고 본문에 계산식을 밝혔다. 2026년 사업자 철수 명단은 2차 인용이라 각 회사의 철수 형태는 확인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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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입자·점유율

사업자 손익 통계

도매대가

2026년 시장 국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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