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뜰폰의 매출은 광고에 붙은 가격에 없다
가입자당 월평균 16,008원, 계열사와 비계열사의 4,678원 격차, 그리고 12개월 뒤에 오는 정상가
이 글은 《알뜰폰의 손익계산서》 시리즈 4편이다. 3편에서 매출의 40%에서 60%가 도매대가로 확정된다는 것을 확인했다. 이번 편은 그 비율이 곱해지는 대상, 곧 알뜰폰의 실제 매출이 얼마인지를 본다.
가입자 한 명이 실제로 내는 돈
2023년 알뜰폰 가입자 한 명이 한 달에 낸 요금은 평균 16,008원이다. 국회 이훈기 의원실이 과기정통부에서 받은 자료를 인용한 스포츠경향 2024년 10월 보도 기준이며, 3년 전인 2020년의 10,421원에서 53.6% 오른 값이다. 증가율은 이 글에서 계산했고 계산식은 (16,008에서 10,421을 뺀 값) 나누기 10,421이다.
| 연도 | 전체 알뜰폰 | 이동통신 계열사 | 비계열사 |
|---|---|---|---|
| 2020 | 10,421원 | 17,558원 | 6,181원 |
| 2021 | 13,059원 | 18,810원 | 9,013원 |
| 2022 | 14,944원 | 18,675원 | 11,824원 |
| 2023 | 16,008원 | 18,621원 | 13,943원 |
값이 오르는 방향이라는 것부터 의외로 읽힌다. 알뜰폰은 저가 경쟁으로 요금이 계속 내려간다는 인상이 있는데, 가입자당 실제 청구액은 4년 동안 한 번도 내려가지 않았다. 저가 요금제가 늘어난 것과 가입자가 실제로 내는 돈이 줄어든 것은 다른 이야기다.
이 숫자를 3편의 원가율에 대입하면 매출 한 줄의 크기가 나온다. 16,008원짜리 LTE 요금제라면 도매대가 40%가 6,403원이고 알뜰폰 회사에 9,605원이 남는다. 두 값은 이 글에서 계산했고, 여기서 전파사용료와 유심과 콜센터와 결제 수수료가 빠지기 전 금액이다. 가입자 한 명의 최종 손익은 7편에서 계산한다.
이동통신 3사와 비교할 때는 조심할 것이 있다. 2편에서 정리한 대로 3사는 ARPU 산정에 사물인터넷 회선을 넣는 기준이 서로 다르다. 알뜰폰 16,008원을 SK텔레콤의 2024년 4분기 무선 ARPU 29,495원과 나누면 54.3%가 나오지만, 이 SK텔레콤 수치는 사물인터넷 회선을 포함한 값이다. 사물인터넷을 제외한 KT나 LG유플러스의 35,000원대와 비교하면 비율은 더 낮아진다. "알뜰폰 ARPU는 이동통신사의 절반"이라는 통념은 어느 분모를 쓰느냐에 따라 절반이 되기도 하고 그보다 낮아지기도 한다.
한 가지 더. 위 표의 알뜰폰 ARPU는 2023년이 마지막 확인값이다. 2024년과 2025년 수치는 확인되지 않는다.
같은 알뜰폰인데 매출 단가가 다르다
2023년 이동통신 계열 알뜰폰의 ARPU는 18,621원, 비계열 알뜰폰은 13,943원이었다. 차이는 4,678원이고 계열사가 비계열사의 1.34배다. 두 값 모두 이 글에서 계산했다.
같은 시장에서 같은 망을 빌려 파는데 가입자당 매출이 3분의 1 넘게 차이 난다. 그리고 4년 동안 두 집단이 지나온 경로가 정반대다. 계열사는 2020년 17,558원에서 2023년 18,621원으로 6.1% 오르는 데 그쳤고, 비계열사는 6,181원에서 13,943원으로 125.6% 올랐다. 두 증가율 모두 이 글에서 계산한 값이다.
| 구분 | 2020년 | 2023년 | 4년간 변화(이 글에서 계산) |
|---|---|---|---|
| 이동통신 계열사 | 17,558원 | 18,621원 | 6.1% 증가 |
| 비계열사 | 6,181원 | 13,943원 | 125.6% 증가 |
| 격차 | 11,377원 | 4,678원 | 6,699원 축소 |
격차가 좁혀진 것을 비계열사의 개선으로만 읽으면 절반만 본 것이다. 2020년 비계열사 ARPU 6,181원은 정상적인 요금 수준이 아니다. 월 6,000원대 요금으로 통신 서비스를 팔면서 도매대가와 전파사용료를 내고 남기는 것은 애초에 어려운 구조다. 그 시기 비계열 알뜰폰이 저가 요금제로 가입자를 모으는 것 말고 다른 카드를 갖고 있지 않았다는 뜻으로 읽는 편이 정확하다.
거꾸로 계열사 쪽 숫자가 4년 동안 거의 그대로였다는 것도 정보다. 이동통신 3사의 자회사가 운영하는 알뜰폰은 도매대가 이하 판매가 규제로 원가 밑으로는 팔 수 없다. 저가 경쟁의 바닥으로 내려갈 수 없는 대신, 처음부터 18,000원대 자리를 잡고 그 자리를 지켰다. 1편에서 확인한 2023년 영업이익 100억 원대 한 곳이 계열사였다는 사실과 이 표는 같은 사실의 두 면이다.
비계열사가 계열사 수준의 ARPU로 올라가는 것이 목표라면 남은 거리는 4,678원이다. 그 거리를 채우는 방법이 요금 인상이라면, 가입자는 다른 알뜰폰으로 옮길 수 있다. 알뜰폰 가입자에게는 대부분 약정이 걸려 있지 않다.
광고에 걸린 9,900원은 몇 달짜리인가
대부분 6개월에서 12개월짜리다. 요금제 비교 플랫폼 모요의 2025~2026년 시점 실거래 목록에서 상위에 노출된 상품 셋을 그대로 옮기면 이렇다.
| 상품 조건 | 망 | 초기 요금 | 프로모션 종료 후 | 배수(이 글에서 계산) |
|---|---|---|---|---|
| LTE 7GB, 소진 후 1Mbps, 통화·문자 무제한 | KT | 9,900원 | 12개월 후 22,000원 | 2.22배 |
| LTE 4.5GB, 소진 후 1Mbps, 통화·문자 무제한 | LG유플러스 | 4,620원 | 12개월 후 16,500원 | 3.57배 |
| 이야기 라이트 7GB, 큰사람커넥트 | LG유플러스 | 12,000원 | 7개월 후 23,100원 | 1.93배 |
배수 열은 종료 후 요금을 초기 요금으로 나눈 값이며 이 글에서 계산했다.
숫자를 앞 절과 겹쳐 보면 그림이 맞아떨어진다. 광고가 9,900원과 정상가 22,000원 사이 어딘가에 2023년 알뜰폰 ARPU 16,008원이 있다. 가입자가 내는 실제 평균은 광고가도 아니고 정상가도 아니라 둘이 섞인 값이다. 광고에 걸린 최저가만 보고 알뜰폰 회사의 매출을 추정하면 실제보다 크게 낮게 잡는다. 반대로 정상가로 계산하면 크게 높게 잡는다.
이 요금 구조를 알뜰폰 회사 입장에서 다시 읽으면 이렇게 된다. 가입 첫 해에는 원가 이하이거나 원가에 가까운 가격으로 회선을 유지하고, 프로모션이 끝난 뒤 정상가 구간에서 그 손실을 회수한다. 회수가 시작되는 시점이 12개월 뒤 또는 7개월 뒤다. 손익계산서에서 첫 해 가입자는 매출을 만들지만 이익을 만들지 못한다.
여기에 3편에서 확인하지 못한 계약 조건이 하나 걸린다. 수익배분제의 기준 매출이 요금제 정가인지 실제 청구액인지는 사업자 간 계약 사항이라 확인되지 않는다. 실제 청구액이 기준이면 프로모션 기간에는 도매대가도 함께 낮아지므로 사업자 부담이 줄고, 정가가 기준이면 프로모션 할인을 알뜰폰 회사가 전액 부담한다. 어느 쪽인지에 따라 위 문단의 "원가 이하"라는 표현의 무게가 완전히 달라진다. 공개 자료로는 판별되지 않으므로 여기서는 단정하지 않는다.
정가와 실제로 오가는 돈이 따로 노는 구조는 요금이 규제를 받는 산업에서 반복해서 나타난다. 운임은 정치가 정하고 원가는 시장이 정하는 대중교통에서 이윤이 가격표 밖으로 옮겨 간 것과 같은 모양이다. 알뜰폰에서는 그 이동이 프로모션 기간이라는 시간 축을 따라 일어난다.
프로모션이 끝나는 달에 무슨 일이 일어나는가
요금이 두 배에서 세 배로 뛰고, 가입자를 붙잡아 둘 약정은 없다. 알뜰폰 요금제는 대부분 무약정이다. 단말 할부금이 걸려 있지 않으면 해지에 드는 비용이 사실상 없고, 유심만 갈아 끼우면 다른 사업자로 옮겨진다. 요금 인상 고지가 오는 달이 해지 유인이 가장 큰 달이 된다.
손익계산서 쪽에서 보면 이 시점이 결정적이다. 첫 12개월은 낮은 가격으로 회선을 유지한 기간이고, 회수는 13개월째부터 시작된다. 12개월째에 해지하는 가입자는 그 회사에 회수 없는 비용만 남긴다. 유치 과정에서 나간 유통 수수료와 유심 원가, 개통 처리 비용이 모두 첫 달에 나가고 그 뒤로 회수되지 않는다.
여기서 알뜰폰 사업의 손익을 판별할 가장 중요한 숫자가 나와야 한다. 프로모션 종료 시점의 해지율이다. 그 값이 몇 퍼센트인지에 따라 알뜰폰 회사의 손익계산서 해석이 완전히 달라진다. 그런데 확인되지 않는다.
알뜰폰과 이동통신사의 해지율을 비교한 정량 통계는 공개 자료에서 찾을 수 없었다. 사업자별 공시에도 나오지 않고, 정부 통계에도 별도 항목으로 잡히지 않는다. 확보되는 것은 방향뿐이다. 프로모션 종료 시점에 대량 해지가 발생하기 쉬운 구조라는 정성적 서술은 여러 기사에 반복되지만, 그것을 뒷받침하는 숫자는 어느 기사에도 없다.
간접 지표로 쓸 수 있는 것은 번호이동 순증감이다. 이동통신 3사에서 알뜰폰으로 매월 약 10만 명이 순유입된다는 보도가 있었지만 이는 총유입 방향의 지표이지 해지율이 아니다. 1편에서 확인한 대로 2026년 4월 이후 알뜰폰의 번호이동은 순감으로 돌아섰고 5월 순감 폭은 1만 1,211명이었다. 들어오는 사람과 나가는 사람의 차이만 보일 뿐, 나가는 사람이 언제 가입해서 몇 개월째에 나가는지는 이 지표로 알 수 없다.
해지율이 없으면 가입자 한 명의 생애 가치를 계산할 수 없고, 생애 가치가 없으면 가입자 한 명을 데려오는 데 얼마까지 써도 되는지를 계산할 수 없다. 알뜰폰 사업 계획서에서 가장 중요한 두 칸이 공개 자료로는 채워지지 않는다는 뜻이다. 이 공백은 7편에서 다시 마주치게 되며, 그때도 추정치로 메우지 않는다.
3사가 요금제를 정리하면서 알뜰폰의 자리가 좁아졌다
2026년 중반 이동통신 3사가 요금제를 손보면서 알뜰폰 대표 상품의 구성과 겹치는 영역이 생겼다. 3사는 2026년 6월 LG유플러스를 시작으로 7월 1일 KT, 7월 2일 SK텔레콤 순으로 5G와 LTE를 합친 통합요금제를 시행해 요금제 종류를 100여 종에서 18종 수준까지 줄였다. 같은 해 7월 1일부터는 기본 데이터를 다 쓴 뒤에도 400Kbps로 계속 쓸 수 있는 데이터안심옵션을 전 국민에게 무료로 제공하기 시작했다. ZDNet Korea 2026년 7월 보도 기준이다.
앞 절의 요금제 표를 다시 보면 겹치는 지점이 보인다. 알뜰폰 대표 상품 셋은 모두 "데이터 몇 GB에 소진 후 1Mbps 무제한, 통화·문자 무제한" 구성이다. 데이터를 다 써도 끊기지 않는다는 것이 이 구성의 핵심 판매 포인트였고, 그동안 이동통신 3사 요금제에서 같은 조건을 얻으려면 별도 부가서비스를 사거나 고가 요금제로 가야 했다. 그 조건이 2026년 7월부터 3사 가입자 전원에게 기본으로 붙었다.
| 항목 | 알뜰폰 대표 상품 | 3사 데이터안심옵션 |
|---|---|---|
| 데이터 소진 후 | 1Mbps 무제한 | 400Kbps 무제한 |
| 비용 | 요금제에 포함 | 2026년 7월부터 무료 기본 제공 |
속도는 여전히 두 배 이상 차이가 난다. 400Kbps로는 고화질 영상이 어렵고 1Mbps는 가능하다. 조건 자체가 같아진 것은 아니다. 다만 "데이터가 끊기지 않는다"는 한 문장으로 상품을 설명하던 시절과, 그 문장이 모든 요금제에 붙어 있는 시절은 다르다. 알뜰폰이 팔던 차이 중 하나가 설명해야 알 수 있는 차이로 내려갔다.
여기에 3사의 3만 원대 중저가 요금제가 늘어난 것이 겹친다. 2023년 알뜰폰 ARPU가 16,008원이고 3사 요금제의 하단이 3만 원대로 내려오면 격차는 월 1만 5,000원 안팎이다. 24개월로 환산하면 36만 원 정도이고, 단통법 폐지 이후 상한이 사라진 단말 지원금이 그 금액대에서 움직인다. 2편에서 본 마케팅비 증가가 알뜰폰 쪽 숫자로 옮겨 붙는 경로가 이것이다.
이 변화가 알뜰폰 매출에 미친 정량적 영향은 확인되지 않는다. 2026년 4월부터 알뜰폰 번호이동이 순감으로 돌아섰다는 사실과 시점이 겹치지만, 통합요금제와 데이터안심옵션 시행은 그보다 두세 달 뒤다. 순감의 원인을 이 조치로 돌리기에는 시간 순서가 맞지 않는다.
매출 쪽에서도 통제권은 얇다
3편에서 원가율이 계약으로 확정된다는 것을 봤고, 이번 편에서 매출 단가도 사업자가 마음대로 정하지 못한다는 것을 봤다. 요금을 올리면 무약정 가입자가 빠지고, 요금을 내리면 원가율 40%가 그대로 곱해져 남는 몫이 같은 비율로 줄어든다. 위아래가 다 막혀 있다.
가격을 올릴 수 있는 사업자와 없는 사업자를 가르는 것은 대체재의 존재다. 알뜰폰 가입자에게 대체재는 넘친다. 요금제 비교 플랫폼에서 몇백 원 단위로 정렬된 상품이 수백 개고, 옮기는 데 드는 비용은 유심 하나다. 이 조건에서는 서비스 품질로 차별화한다는 말이 성립하기 어렵다. 망은 이동통신 3사 것이라 통화 품질이 같고, 요금제 구성도 도매대가 구조 안에서 만들다 보니 서로 비슷해진다.
계열사와 비계열사의 4,678원 격차가 여기서 다시 읽힌다. 계열사는 브랜드와 유통망과 결합 상품을 갖고 있어 가격만으로 경쟁하지 않아도 된다. 비계열사는 가격이 유일한 무기이고, 그 무기를 쓸 때마다 자기 마진이 줄어든다. 1편에서 본 53곳 중 21곳 적자라는 분포는 이 조건의 산술적 결과에 가깝다.
그러면 실제 회사들의 장부는 어떻게 생겼는가. 지금까지는 업계 평균과 도매대가율과 ARPU라는 세 개의 추상적인 숫자를 다뤘다. 5편에서는 아이즈비전, 프리텔레콤, 유니컴즈, 큰사람커넥트, 세종텔레콤, KB리브엠, 토스모바일의 실제 재무제표를 나란히 펼친다. 상장사는 공시 재무 요약을, 비상장사는 감사보고서 기반 재무 정보를 쓴다. 평균이 감추고 있던 것이 거기서 나온다.
출처
알뜰폰 ARPU 시계열은 국회 이훈기 의원실이 과기정통부에서 받은 자료를 인용한 언론 보도가 근거이며 원자료를 직접 열람하지는 못했다. 증가율, 격차, 요금 배수, 도매대가 대입 값은 전부 이 글에서 계산했고 계산식을 본문에 밝혔다. 요금제 시장가는 비교 플랫폼의 2025~2026년 시점 스냅샷이라 조회 시점에 따라 달라진다. 확인되지 않은 것은 세 가지다. 알뜰폰 ARPU의 2024~2025년 수치, 수익배분제의 기준 매출이 정가인지 실제 청구액인지, 그리고 알뜰폰의 해지율 정량치다. 특히 해지율은 프로모션 종료 시점의 대량 해지라는 정성적 서술만 반복될 뿐 어떤 공개 자료에서도 수치를 찾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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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PU 통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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