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파이낸스센터는 완공 전에 팔렸고 그 뒤 22년 동안 팔리지 않았다
론스타는 짓다 만 건물을 2001년에 사서 2004년 주식으로 팔았고, 법원은 12년 뒤 그 매각의 실질을 물었다. GIC는 그 건물을 지금까지 들고 있다
이 글은 《건물을 짓는 돈: 국내편》 2편이다. 서울과 국내의 건물 한 채를 잡아 그 돈이 왜 그런 모양인지 본다. 편마다 메커니즘 하나와 건물 하나. 이번 건물은 테헤란로의 강남파이낸스센터이고, 메커니즘은 세금을 피하려고 건물 대신 주식을 판 설계와 그것을 걷어낸 판결이다.
매각 여섯 달 전의 이메일
2004년 7월 16일, 론스타 내부 이메일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다. 매각가격은 9,400억 원 정도가 될 것이고, 세금 누출을 막기 위해 빌딩 매각이 아니라 주식 거래 형식을 취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 문장은 12년 뒤인 2016년 12월 15일 대법원 판결문에 그대로 인용됐다. 법원은 그 이메일을 세금을 피할 목적으로 회사를 세웠다는 증거로 읽었다.
건물은 테헤란로 152번지의 강남파이낸스센터다. 지상 45층, 지하 8층, 연면적 6만 4,316평. 2017년 롯데월드타워가 서기 전까지 국내에서 가장 큰 오피스 건물이었다. 이 건물은 1995년 현대그룹의 사옥 아이타워로 착공됐고, 2001년 론스타에 팔려 스타타워가 됐고, 2004년 싱가포르투자청 GIC에 팔려 2007년부터 강남파이낸스센터로 불린다. 주인이 바뀔 때마다 이름이 바뀌었고, 2004년 뒤로는 22년째 이름도 주인도 그대로다.

사진: Khkim2050, CC BY-SA 4.0, 위키미디어 공용. 아래쪽을 잘라 썼다
이 건물의 2004년 매각에는 서로 다른 숫자 넷이 따라다닌다. 언론이 쓰는 매각가 9,300억 원. 판결문이 확정한 주식 양도가 3,510억 9,100만 원. 법원이 계산한 양도차익 2,450억 6,600만 원. 그리고 론스타가 실제로 넣은 자기자본 996억 8,750만 원. 같은 거래를 두고 부동산 뉴스는 건물 전체의 값을 말하고, 세법은 주식을 판 차익만 본다. 넷 중 어느 것도 틀린 숫자가 아니다.
이 글은 그 네 숫자가 어떻게 나왔는지 따라간다. 짓다 만 건물을 벨기에 법인이 산 이유, 건물 대신 주식을 판 설계, 그 설계를 13년에 걸쳐 걷어낸 세 번의 대법원 판결, 그리고 산 뒤로 한 번도 팔지 않은 국부펀드의 장부. 숫자는 대법원 2015두2611 판결문 원문, 헌법재판소 결정, 그리고 거래 당시와 그 뒤의 보도에서 가져왔다.
짓다 만 건물을 벨기에 법인이 샀다
론스타는 완공된 건물을 산 것이 아니다. 판결문이 인정한 사실관계에 따르면 매매대금 약 5,300억 원은 2001년 6월 21일과 7월 9일 두 차례에 걸쳐 현대산업개발 쪽에 지급됐다. 건물은 그 뒤 공사비를 더 넣어 8월 16일에 완공됐다. 사는 쪽이 공사를 마무리한 거래였다.
건물의 출발은 1995년이다. 현대그룹이 계열 사옥으로 기획해 아이타워라는 이름으로 착공했고, 상층부에 호텔을 들일 계획도 있었다. 1997년 외환위기로 공사가 멈췄고, 현대의 계열 분리가 겹치면서 사업 주체가 흔들렸다. 서울경제의 건축 칼럼에 따르면 호텔 계획은 론스타 인수 뒤 백지화됐고, 건물 안 연결층과 차량 진입부에 그 흔적이 남아 있다. 설계는 미국의 케빈 로시 앤드 존 딩켈루가 맡았고, 시공은 현대산업개발이었다.
그 시절 외국 자본에게 서울의 건물은 싸 보였다. 서울외환시장 종가 기준으로 원·달러 환율은 1996년 말 844.9원에서 1997년 말 1,695.0원으로 두 배가 됐고, 1998년 말에도 1,204.0원이었다. e-나라지표의 수치다. 달러를 가진 펀드에게 원화 자산은 위기 전보다 한참 싸 보였다. 2000년 GIC가 광화문 서울파이낸스센터를 3,550억 원에 샀고, 2001년 코오롱이 무교로 사옥을 모건스탠리에 팔았으며, 골드만삭스가 서초와 여의도의 건물을 사들였다. 짓다 만 45층 건물을 사는 쪽도 그 줄에 있었다.
사는 방식이 독특했다. 론스타는 건물을 직접 사지 않았다. 판결문에 적힌 순서는 이렇다. 2001년 6월 14일 벨기에에 스타홀딩스라는 회사를 세웠다. 이튿날 그 회사가 한국의 휴면회사 씨엔제이트레이딩의 지분 100%를 24만 5,000달러에 샀고, 그 회사 이름을 스타타워로 바꿨다. 6월 18일 론스타 펀드가 현대산업개발과 매매계약을 맺었고, 21일 스타타워가 매수인 지위를 넘겨받으면서 첫 대금이 나갔다. 벨기에 회사의 등기이사는 전원 벨기에 비거주자였고, 24만 5,000달러 가운데 24만 2,850달러는 미국의 론스타 펀드가 한국 자산관리회사 계좌를 거쳐 대신 냈다. 미국과 버뮤다의 유한파트너십, 버뮤다의 상위 지주회사, 벨기에 법인, 한국 특수목적법인으로 이어지는 네 단계의 구조였다.
돈은 세 갈래로 들어왔다. 판결문의 숫자다.
| 재원 | 금액 | 성격 |
|---|---|---|
| 벨기에 법인의 유상증자 | 516억 8,750만 원 | 자기자본. 미국에서 직접 송금 |
| 사채 세 차례 | 약 1억 8,991만 달러, 계산하면 약 2,469억 원 | 송금인이 론스타 펀드. 사실상 주주가 빌려준 돈 |
| 국내 금융기관 차입 | 약 3,960억 원 | 외부 대출. 은행명과 금리는 판결문에 없다 |
| 매매대금 | 약 5,300억 원 | 2001년 6월 21일, 7월 9일 지급 |
계산하면 순수한 자기자본은 조달액의 7% 남짓이다. 사채까지 론스타 돈으로 보면 외부에서 빌린 것은 국내 차입 3,960억 원뿐이다. 언론이 쓰는 매입가 6,630억 원과 판결문의 5,300억 원이 다른 것은 완공까지 들어간 공사비를 넣느냐의 차이로 보이지만, 판결문에는 그 내역이 없다.
원금은 빨리 돌아갔다. 2002년 12월 5일 벨기에 법인이 스타타워 주식 48만 주를 480억 원에 추가로 인수했고, 그 돈으로 앞서 발행한 사채와 차입금을 갚았다. 갚은 원금과 이자는 아일랜드 법인을 거쳐 미국과 버뮤다의 투자자에게 지분대로 나뉘었다. 판결문의 서술이다. 매각은 2004년이지만, 론스타는 2002년에 이미 한 차례 원금과 이자를 회수했다. 이 시점에 자기자본은 516억 8,750만 원에 480억 원을 더한 996억 8,750만 원이 됐다. 보도에서 1,000억 원으로 반올림되는 숫자다.
건물이 아니라 주식을 팔았다
세금 설계는 매각 2년 전에 시작됐다. 벨기에는 주식 양도차익에 세금을 물리지 않고 배당에 물린다. 룩셈부르크는 반대다. 룩셈부르크 모회사가 벨기에 자회사를 12개월 넘게 보유하면 벨기에의 배당 과세도 면제된다. 판결문이 정리한 두 나라의 규칙이다. 2002년 11월 26일 한국 자산관리회사 사장의 수기 메모에는 벨기에 회사를 그대로 두고 회사 형태를 SA에서 SCA로 바꾸면 양도소득세를 회피할 수 있다고 적혀 있었다.
메모대로 됐다. 2003년 2월 14일 룩셈부르크에 법인을 세워 SCA로 바뀐 벨기에 법인의 지분 대부분을 넘겼고, 3월 5일 벨기에에 법인을 하나 더 세워 무한책임 경영주주로 앉혔다. 6월 10일 미국 댈러스의 자문위원회에서 임원이 2004년 말 매각 계획을 투자자에게 보고했다. 그리고 2004년 7월 16일의 이메일이 있다. 매각가격은 9,400억 원 정도, 세금 누출을 막기 위해 주식 거래 형식이 중요하다.
거래는 그 형식대로 이뤄졌다. 2004년 12월 17일 벨기에 법인이 스타타워 주식 전부를 싱가포르 법인에 잠정 3,387억 원에 넘겼다. 판결문은 매수자를 싱가포르 법인이라고만 적고, 그 법인이 GIC 산하라는 것은 보도로 확인된다. 12월 28일 대금이 벨기에 법인의 원화 계좌로 들어왔고 곧바로 달러로 바뀌어 해외로 나갔다. 2005년 2월 24일 재무제표 확정에 따른 정산금 123억 9,100만 원이 더해졌다. 판결문의 숫자다. 계산하면 주식 양도가는 3,510억 9,100만 원이고, 법원이 확정한 양도차익은 2,450억 6,618만 5,237원이다.
| 숫자 | 값 | 무엇을 가리키나 | 출처 |
|---|---|---|---|
| 매각가 | 9,300억 원 | 건물 전체의 값. 주식값에 부채를 더한 기업가치로 추정 | 다수 보도 |
| 주식 양도가 | 3,510억 9,100만 원 | 벨기에 법인이 GIC 쪽에서 받은 돈 | 판결문 |
| 양도차익 | 2,450억 6,600만 원 | 과세 대상 소득 | 판결문 |
| 자기자본 | 996억 8,750만 원 | 론스타가 넣은 돈 | 판결문 수치 합산 |
이메일의 9,400억 원은 매각 전의 예상치였고, 실제 거래를 전한 보도는 9,300억 원을 쓴다. 9,300억 원과 3,511억 원의 차이는 5,789억 원이다. 계산하면 그렇다. 판결문에는 GIC 쪽이 지급한 총액이 나오지 않는다. 스타타워 법인에 남아 있던 부채를 GIC가 떠안거나 새로 조달했다면 두 숫자가 함께 성립한다. 2001년 조달에서 부채 비중이 컸으므로 그쪽이 정합적이지만, 확인된 사실이 아니라 추정이다. 부동산 뉴스가 말하는 값과 세법이 보는 값은 같은 거래를 다른 자리에서 잰 것이고, 이 건물에서는 그 차이가 세 배 가까웠다.
벨기에 법인은 오래 남지 않았다. 2004년 12월 29일 매각대금 중 약 2억 유로를 상위 지주회사에 연 6%로 빌려줬고, 2005년 3월 31일 투자 목적을 달성했다는 이유로 청산됐다. 매입부터 청산까지 3년 9개월, 매각부터 청산까지 3개월이다. 세금이 확정되기도 전에 회수 구조가 접혔다.
수익률을 계산하면 이렇다. 자기자본 996억 8,750만 원에 양도차익 2,450억 6,600만 원을 더하면 3,447억 5,400만 원이다. 3.46배다. 보유 기간을 2001년 6월 20일부터 2004년 12월 28일까지 3.52년으로 잡으면 연복리로 약 42%다. 이 숫자는 최소 추정이다. 480억 원이 2002년에 들어갔다는 점, 사채 이자를 론스타가 따로 받았다는 점, 2002년에 원금 일부가 이미 돌아갔다는 점을 넣으면 실제 수익률은 더 높다. 거래 비용과 성공보수는 빼지 않았다.
13년 걸린 세 번의 대법원
역삼세무서는 2005년 양도소득세를 부과했고, 그 세금이 확정되기까지 대법원 판결 세 번과 헌법재판소 결정 한 번이 필요했다.
| 단계 | 사건 | 선고 | 결과 |
|---|---|---|---|
| 1 | 대법원 2010두5950, 양도소득세 | 2012년 1월 27일 | 론스타 펀드는 개인이 아니라 법인이므로 양도소득세 부과는 위법. 과세관청이 세목을 잘못 골랐다 |
| 2 | 서울행정법원 2012구합35214 | 2014년 1월 14일 | 법인세 1,040억 원 부과 적법 |
| 3 | 서울고등법원 2014누1712 | 2015년 5월 27일 | 항소 기각 |
| 4 | 헌법재판소 2012헌바403 | 2015년 11월 26일 | 법인세법 제93조 제7호 합헌 |
| 5 | 대법원 2015두2611, 법인세 본세 | 2016년 12월 15일 | 상고 기각. 본세 648억 원 확정 |
| 6 | 대법원 2017두56117, 가산세 | 2018년 2월 28일 | 상고 기각. 가산세 392억 원 확정 |
세금 액수 648억 원과 392억 원은 판결문 본문에 나오지 않는다. 판결문이 확정하는 숫자는 양도차익이고, 세액은 선고 당일 법률신문과 리걸타임즈, 한국경제 등 여러 매체가 일치시킨 숫자다.
첫 라운드는 국세청이 졌다. 대법원은 2012년 1월 론스타 펀드를 소득세법상 개인이 아니라 법인세법상 외국법인으로 봤고, 개인에게 물리는 양도소득세를 매긴 처분은 위법이 됐다. 세금이 없어진 것은 아니었다. 과세관청은 같은 소득에 법인세를 다시 매겼고, 두 번째 라운드가 시작됐다.
두 번째 라운드의 쟁점은 둘이었다. 벨기에 법인이 한국과 벨기에의 조세조약이 보호하는 실체인가. 미국과 버뮤다의 유한파트너십이 한국 법인세법상 납세의무자인가. 원심이 판단하고 대법원이 그대로 인정한 근거는 셋이다. 벨기에 법인과 그 위의 지주회사들은 형식적인 지주회사 역할 말고는 독립된 사업 목적이나 활동이 없었다. 인수와 증자와 매수의 자금이 전부 론스타 펀드의 돈이었고, 전 과정을 론스타 임원과 그 지배 아래의 한국 자산관리회사 임원이 주도했다. 매각 뒤 투자수익을 포함한 대금이 짧은 시간 안에 론스타 펀드에 의해 청산되고 분배됐다.
판결문은 이렇게 적었다. 재산의 귀속 명의자는 이를 지배하고 관리할 능력이 없고, 그 명의자에 대한 지배권을 통해 실질적으로 지배하고 관리하는 자가 따로 있으며, 그 명의와 실질의 괴리가 조세를 회피할 목적에서 비롯된 경우에는 그 재산에 관한 소득은 실질적으로 지배하고 관리하는 자에게 귀속된 것으로 본다. 그리고 이 원칙은 이를 배제하는 특별한 규정이 없는 한 조세조약의 해석과 적용에서도 그대로 적용된다. 벨기에 회사를 걷어내자 미국과 버뮤다의 펀드가 곧바로 납세의무자가 됐다. 대법원은 그 펀드들이 구성원과 별개로 권리와 의무의 주체가 되는 독자적 존재이므로 외국법인이라고 봤다. 서류상 회사도 부인됐고, 그 위의 투자자도 개인이 아니라 법인으로 잡혔다.
세 번째 라운드는 가산세였다. 2018년 2월 대법원은 신고를 하지 않은 데 대한 가산세 392억 원도 적법하다고 봤다. 계산하면 본세 648억 원은 양도차익의 26.4%다. 2004년 사업연도 법인세율과 어긋나지 않는 값이다. 가산세를 더하면 1,040억 원, 양도차익의 42.4%다. 세금을 피하려던 설계가 실패한 값이 본세의 60%에 가까운 가산세로 얹혔다.
판결문에는 한 가지가 더 있다. 한국 재정경제부는 1997년 4월 미국 국세청에 제안해 1999년 6월 합의를 봤다. 한국 소재 부동산을 과다 보유한 법인의 주식 양도소득은 부동산 소재지국에 과세권이 있다는 내용이었고, 2001년 4월 공표됐다. 대법원은 조약 개정 절차 없이도 이 상호합의가 유효하다고 판단했다. 스타타워가 팔리기 3년 전에 이미 그 문이 닫혀 있었던 셈이다. 다만 이 합의는 지분 50% 이상을 넘길 때에만 적용된다는 조건이 붙어 있었고, 스타타워는 100%가 넘어갔다.
팔지 않는 주인의 22년
GIC는 2004년 12월 이 건물을 산 뒤 한 번도 팔지 않았다. 대신 배당과 유상감자로 돈을 빼 왔다. 보도로 확인되는 것은 2011년 유상감자 567억 원, 2014년 초 4,430억 원과 배당 260억 원, 2015년 630억 원, 2021년 12월 2,700억 원, 2023년 700억 원이다. 인베스트조선과 한국경제, 머니투데이방송이 각각 전한 숫자다. 유상감자 다섯 번을 더하면 9,027억 원이고, 2022년부터 2024년 사이의 보도는 누적 회수액을 약 9,000억 원으로 적는다. 인수가로 보도된 9,300억 원에 거의 닿는 숫자다. 2024년 3월 말 GIC의 장부가는 2조 6,561억 원이었다. 머니투데이방송이 전한 수치다. GIC 자신이 낸 공시는 없고, 이 건물이 시장에서 거래된 값도 2004년 이후로는 없다.
| 항목 | 강남파이낸스센터 | 서울파이낸스센터 |
|---|---|---|
| 인수 | 2004년 12월, 9,300억 원 | 2000년, 3,550억 원 |
| 유상감자·배당 회수 | 약 9,000억 원 | 약 3,700억 원 |
| 2024년 3월 장부가 | 2조 6,561억 원 | 1조 1,659억 원 |
| 상태 | 보유 | 2024년 매각 추진, 입찰가 미달로 철회. 2025년 6월 재추진 보도 |
수익률을 계산하면 이렇다. 회수한 9,000억 원에 장부가 2조 6,561억 원을 더하면 3조 5,561억 원, 투입 9,300억 원의 3.82배다. 20년으로 나누면 연복리 약 7%다. 회수가 2011년부터 2023년까지 다섯 번에 나뉘어 이뤄졌다는 사실을 무시한 최소 추정이라 실제 내부수익률은 이보다 높다. 그래도 연 6~7%대는 우량 오피스를 오래 들고 임대료를 받는 투자의 평범한 구간이다. 언론이 두 건물을 합쳐 4조 원 차익이라고 쓰는 숫자를 연 단위로 풀면 그 정도다.
같은 건물을 두 주인이 다르게 벌었다. 론스타는 3년 반을 들고 자기자본 대비 연 42% 안팎을 세전으로 벌었고, 절대 금액은 양도차익 2,450억 원이다. GIC는 20년을 들고 연 7% 안팎을 세후 배당과 감자로 벌었고, 절대 금액은 회수 9,000억 원과 장부가 2조 6,561억 원을 합친 3조 5,561억 원에서 투입 9,300억 원을 뺀 2조 6,261억 원이다. 연율은 6분의 1인데 순차익은 열 배가 넘는다. 짧게 크게 튄 쪽과 길게 낮게 눌러앉은 쪽의 차이가 이 건물 하나에 다 있다.
GIC가 왜 팔지 않는지를 GIC 자신이 밝힌 문서는 없다. 있는 것은 장부다. 원금을 배당과 감자로 거의 회수한 자산은 팔아야 할 이유가 사라진다. 남은 것이 전부 이익이면 팔 때가 아니라 팔릴 값이 될 때 판다. 광화문의 서울파이낸스센터가 그 반례다. GIC는 2024년 이 건물을 평당 4,000만 원, 총 1조 5,000억 원에 내놨지만 입찰가는 평당 3,300만 원 안팎에 그쳤고 그해 12월 철회했다. 2025년 6월 매각 주관사에 재추진을 알리는 정보요청서를 보냈다는 보도가 이어졌다. 강남파이낸스센터는 내놓은 적이 없다.
건물 안은 이렇다. 27층에 삼정KPMG 본사, 22층에 구글코리아가 있고 나이키코리아, 이베이코리아,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텐센트코리아, 스텔란티스코리아가 세를 들었다. 금융사 여덟 곳의 자산관리 지점이 모여 관리자산이 2019년 무렵 20조 원이라고 서울경제가 적었다. 같은 기사가 그 무렵 기준으로 적은 평당 임대료는 11만 3,000원으로 강남 평균 7만 7,000원보다 50% 높았고, 2024년 8월 매물 기준 평당 월세 15만 원에 관리비 5만 원이다. 2026년 4월 더벨은 메리츠증권의 초고액 자산가 점포가 이 건물에서 청담의 단독 건물로 옮기는 것을 조율 중이라고 전했다. 22년 된 건물의 세입자가 빠지는 방향도 있다.
종로타워가 6년 반 동안 세 번 팔린 것과 정반대다. 보험사가 판 건물을 사모펀드와 리츠가 이어 산 종로타워는 손이 바뀔 때마다 값이 정해졌고, 강남파이낸스센터는 손이 한 번 바뀐 뒤 22년 동안 값이 정해진 적이 없다. 장부가는 GIC의 평가이지 시장의 값이 아니다.
이 건물이 보여주는 것
한 건물의 소송이 제도를 바꿨다기보다, 제도가 바뀌는 길목에 이 건물이 서 있었다. 순서는 이렇다.
| 시점 | 일 |
|---|---|
| 1999년 6월 | 한미 상호합의. 부동산 과다보유 법인 주식의 양도소득은 부동산 소재지국 과세 |
| 2001년 6월 | 론스타, 벨기에 법인으로 스타타워 매입 |
| 2004년 12월 | 주식 양도 방식으로 GIC에 매각 |
| 2007년 12월 31일 | 국세기본법 제14조 제3항 신설. 조세회피 목적의 거래 재구성 규정 강화 |
| 2012년 1월 19일 | 대법원 전원합의체 2008두8499. 경제적 실질에 따른 과세 원칙 확정. 다른 회사의 간주취득세 사건 |
| 2016년 12월 15일 | 대법원 2015두2611. 조세조약 해석에도 실질과세 원칙 적용 |
| 2020년 9월 1일 | 세원잠식 방지 다자협약 발효. 조약 남용 방지 조항이 양자 조약에 일괄 반영 |
2001년에는 벨기에에 회사 하나를 세우는 것으로 세금이 사라질 수 있다고 계산할 만했다. 2016년 판결은 그 계산이 성립하지 않는다는 것을 조세조약 해석에서 확정했고, 2020년부터는 국제 조약이 그 구조 자체를 막는다. 세정신문은 론스타 관련 소송이 남긴 법리를 일곱으로 정리했는데, 첫째가 조세조약 해석에도 실질과세 원칙이 적용된다는 것이고 그 사례가 스타타워다.
론스타라는 이름에 붙은 서사는 세 축으로 조립됐다. 외환은행을 1조 3,834억 원에 사서 3조 9,157억 원에 판 것, 그 매각 승인이 늦어졌다며 한국 정부를 상대로 낸 국제투자분쟁, 그리고 스타타워의 세금이다. 외환은행이 얼마를 벌었나의 상징이라면 스타타워는 어떻게 세금을 피하려 했나의 상징이었다. 국제투자분쟁은 2022년 8월 한국 정부가 2억 1,650만 달러를 배상하라는 판정으로 갔다가 2025년 11월 18일 취소위원회에서 뒤집혔다. 22년 만에 정부가 이겼다. 스타타워의 세금은 그보다 7년 먼저 확정됐다.
강남의 사정도 이 건물의 값을 받친다. 테헤란로의 대형 오피스는 1995년 포스코센터, 2000년 아셈타워, 2001년 이 건물로 이어진 1차 공급 물결에서 나왔고, 그 뒤로 강남에 이만한 새 건물은 드물었다. 2031년까지 서울에 예정된 신규 오피스 471만 제곱미터 가운데 83%가 도심에 몰려 있다. CBRE코리아의 집계다. 강남권 공실률은 2021년부터 2023년까지 0~2%대였고 2024년 10월에야 3%대로 올랐다. 2008년 상반기에 1%를 밑돌던 공실률이 그해 하반기 리먼 사태로 5%까지 뛰고 매매가가 30% 빠진 적이 있었다. 한경머니의 기록이다. 새 공급이 없는 곳에서 20년 넘은 건물은 낡은 자산이 아니라 대체 불가능한 자산이 된다.
이 건물은 준공 뒤 한 번 팔렸고, 그 한 번을 두고 13년을 다퉜다. 산 쪽은 이름을 바꾸고 22년을 들고 있다. 아이타워에서 스타타워로, 스타타워에서 강남파이낸스센터로. 이름이 바뀔 때마다 주인이 바뀌었고, 마지막 이름은 19년째 그대로다.
이 글이 열지 못한 것도 적어 둔다. 등기부등본의 소유 법인명 변경과 근저당 이력, 2001년 국내 차입 3,960억 원의 대주와 금리, GIC가 2004년 실제로 지급한 총액과 인수한 부채의 규모. 마지막 항목이 확인되면 언론의 9,300억 원과 판결문의 3,511억 원 사이의 5,789억 원이 무엇이었는지 정해진다. 확인되는 대로 이 글을 고친다.
출처
본문의 매입 구조, 조달 금액, 주식 양도가, 양도차익, 판시 내용은 대법원 2015두2611 판결문 원문에서 가져왔다. 2004년 매각가 9,300억 원과 GIC의 회수액, 장부가는 당사자 공시가 없어 보도가 일치하는 숫자를 썼다. 수익률은 그 숫자들에서 계산한 값이고, 판결문의 숫자와 보도의 숫자가 다른 자리는 본문에 그 사실을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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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문과 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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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법원 2012. 1. 19. 선고 2008두8499 전원합의체 판결 — 케이스노트 · 2012-0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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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물과 소유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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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IC의 보유와 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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