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는 엑스포 부지를 팔지 않았고, 신세계는 땅을 사지 않았다
시가 소유한 엑스포과학공원 부지에 30년 임대료 연 120억 원으로 백화점과 호텔을 짓고, 타워 15개 층을 공제회와 공사에 넘긴 사이언스콤플렉스의 구조
이 글은 《건물을 짓는 돈: 국내편》 4편이다. 서울과 국내의 건물 한 채를 잡아 그 돈이 왜 그런 모양인지 본다. 편마다 메커니즘 하나와 건물 하나. 이번 건물은 대전 엑스포과학공원의 사이언스콤플렉스이고, 메커니즘은 시가 소유한 땅 위에 민간이 짓는 장기 임대다.
한빛탑 옆의 193미터
대전 유성구 도룡동 엑스포과학공원에는 1993년 박람회의 상징탑 한빛탑이 서 있고, 그 옆에 2021년 8월 27일 문을 연 43층 193미터의 탑이 있다. 신세계 대전 아트앤사이언스 백화점과 호텔 오노마와 전망대가 든 사이언스콤플렉스다. 땅은 대전시 것이다. 신세계는 이 땅을 30년 빌렸고, 준공 뒤로는 해마다 120억 원을 낸다.

사진: Bernard Gagnon, CC0, 위키미디어 공용. 왼쪽을 잘라 썼다
이 건물의 돈은 두 줄로 요약된다. 신세계가 넣은 돈과 시가 받는 돈. 한국신용평가가 2025년 6월 대전신세계의 신용평가 보고서에 적은 총투자액은 7,150억 원이고, 그중 모회사 신세계의 출자가 3,500억 원, 나머지는 차입이다. 대전시가 받는 것은 연 120억 원의 토지사용료다. 계산하면 30년 명목 합계 3,600억 원이고, 투자액의 절반이다. 2019년 보도에 따르면 여기에 공익시설 100억 원과 지역환원 80억 원이 얹힌다.
받는 쪽의 숫자는 하나인데 버는 쪽의 숫자는 둘이다. 업계가 집계하는 대전 신세계의 2024년 매출은 9,710억 원이고 2025년에는 1조 원을 넘었다. 2024년 대전신세계의 회계상 매출은 1,897억 원이다. 백화점은 입점 브랜드의 판매액을 대신 받아 수수료만 수익으로 잡기 때문에, 언론의 매출과 장부의 매출이 다섯 배 차이가 난다. 둘 다 맞는 숫자이고, 이 글은 둘을 섞지 않는다.
앞의 세 편에서 종로타워는 팔릴 때마다 값이 정해졌고, 강남파이낸스센터는 판결문이 값을 드러냈고, 스타시티는 감사가 값을 드러냈다. 이 건물에는 그 셋이 다 없다. 팔린 적이 없고, 소송도 감사원 감사도 확인되지 않는다. 대신 시의회 회의록과 신용평가 보고서가 있다. 시가 땅을 빌려준 건물의 돈은 그 두 문서에서 읽힌다.
비어 있던 공원의 20년
대전시가 이 땅에 백화점을 들인 이유는 1993년 엑스포가 끝난 뒤 20년 동안 공원이 돈을 먹었기 때문이다. 엑스포과학공원은 59만 제곱미터다. 박람회 이듬해 과학테마파크로 다시 열었지만 1997년 외환위기에 경영난과 노사분규를 겪었고, 1999년 소유권이 대전시로 넘어왔다. 위키백과는 산업자원부의 무상양여로, 다른 기록은 대전엑스포기념재단의 해체로 적는다. 시는 같은 해 지방공사를 세워 공원을 맡겼고, 공사는 해마다 50억 원 안팎의 적자를 냈다. 2008년 무렵 행정안전부의 청산 명령을 받았다.
2010년 시는 공원 전체를 민간에 개발시키는 재창조 사업을 공모했다. 사업설명회에 90여 개 회사가 왔고 15개사가 참여 의사를 밝혔지만, 마감 결과 응모는 한 건도 없었다. 아시아경제는 총사업비 1조 3,000억 원의 부담과 건설사의 사업 자금 조달 위축을 이유로 꼽았다. 2011년 11월 공사는 컨벤션뷰로와 합쳐 대전마케팅공사가 됐고, 사업은 통째로 파는 방식에서 조각으로 나누는 방식으로 바뀌었다. 엑스포기념구역, 첨단영상산업단지, 국제전시컨벤션지구, 기초과학연구원 본원, 그리고 사이언스콤플렉스다.
| 시점 | 일 | 근거 |
|---|---|---|
| 1993년 | 대전엑스포 | |
| 1999년 | 공원 소유권 대전시로. 지방공사 설립 | 위키백과 |
| 2008년 무렵 | 연 50억 원 적자 누적, 행정안전부 청산 명령 | 아시아경제 |
| 2010년 6월 | 재창조 사업 전체 민간공모, 응모 0건 | 아시아경제 2010-06-17 |
| 2011년 11월 | 대전마케팅공사 출범 | 나무위키 |
| 2012년 7월 | 롯데 테마파크·쇼핑센터 계획 승인. 부지 33만 제곱미터, 20~40년, 연 150억 원 | 보도 종합 |
| 2013년 6월 | 정부와 시, 부지를 기초과학연구원 본원으로 전환. 롯데는 대체 부지 거절 | 위키백과, 보도 |
| 2014년 7월 | 사이언스콤플렉스 공모에 롯데쇼핑·신세계 응모 | 뉴시스 2014-07-02 |
| 2014년 11월 | 신세계 1,054.7점, 롯데 1,037점. 신세계 우선협상대상자 | 대전경제뉴스 |
| 2015년 6월 16일 | 대전시, 실시협약 체결 발표 | 충청투데이 |
먼저 온 것은 롯데였다. 2012년 7월 롯데는 부지 약 33만 제곱미터에 테마파크와 워터파크와 쇼핑센터를 짓는 계획을 시에서 승인받았다. 임대 20~40년, 연 150억 원의 조건이었다. 2013년 6월 정부와 대전시가 그 땅을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의 기초과학연구원 본원 용도로 돌리기로 하면서 시는 롯데에 다른 부지를 제안했고, 롯데는 거절했다. 시민단체가 낮은 토지사용료를 특혜라고 반발한 기록은 있지만, 감사원 감사로 이어졌다는 근거는 찾지 못했다. 사업은 무산이 아니라 축소로 이어졌다.
사이언스콤플렉스 부지는 5만 1,614제곱미터다. 계산하면 공원 전체의 8.7%이고, 롯데가 받았던 약 33만 제곱미터의 6분의 1이다. 2014년 7월 공모에 롯데쇼핑과 신세계가 응모했고, 11월 평가에서 1,100점 만점에 신세계 컨소시엄이 1,054.7점, 롯데쇼핑 컨소시엄이 1,037점을 받았다. 대전경제뉴스가 전한 점수다. 같은 부지 안에 기초과학연구원 본원이 부지 25만 9,769제곱미터, 총사업비 3,268억 원으로 2018년 문을 열었다. 연구기관이 공공의 축을, 백화점이 상업의 축을 맡은 것이 재창조 사업의 최종 모양이다.
시가 땅을 팔지 않은 이유는 법에 있다. 공유재산 및 물품 관리법 제13조는 지방자치단체장이 아닌 자가 공유재산에 영구시설물을 짓지 못하게 한다. 예외는 준공과 동시에 시설물을 기부하는 조건, 기부할 재산의 무상 사용 허가를 받기 위한 축조, 기간이 끝나면 자진 철거하는 조건, 대부 기간이 끝날 때 재산을 사들이는 조건이다. 대부 기간은 토지가 원칙 5년이고 지역경제 활성화 시설을 유치할 때 20년까지다. 대부료는 재산가액의 연 1% 이상으로, 국유재산의 5%보다 낮다. 찾기쉬운 생활법령정보와 시행령 조문으로 확인되는 규칙이다.
이 계약은 30년이다. 공유재산법의 대부 상한 20년과 맞지 않는다. 부지가 시의 직접 소유가 아니라 대전마케팅공사에 출자된 재산이라면 공유재산법의 상한을 받지 않고, 준공 후 기부채납과 무상 사용의 조합이라면 다른 조문이 적용된다. 어느 쪽인지를 협약서나 시의 고시 원문으로 확인하지 못했다. 30년이라는 숫자와 연 120억 원이라는 숫자는 보도로 일치하지만, 그 숫자를 낳은 조문은 이 글이 열지 못한 자리다.
땅은 시, 건물은 신세계, 타워의 15개 층은 공공
사이언스콤플렉스는 땅과 건물의 주인이 다르고, 건물 안에서도 층마다 주인이 다르다. 땅은 대전시, 백화점과 호텔은 주식회사 대전신세계, 타워 8~16층은 과학기술인공제회, 17~22층은 대전마케팅공사다.
| 구역 | 시설 | 소유 | 근거 |
|---|---|---|---|
| 부지 5만 1,614제곱미터 | 엑스포과학공원 안 | 대전시. 30년 임대 | 위키백과, 충청뉴스 |
| 포디움동 | 백화점 영업면적 9만 2,876제곱미터, 아쿠아리움, 과학관 넥스페리움, 메가박스 | 대전신세계 | 나무위키 |
| 타워 5~7층·26~37층 | 호텔 오노마 158객실. 메리어트 오토그래프 컬렉션 | 대전신세계 | 나무위키, 헬로디디 |
| 타워 8~16층 | 사무공간 1만 106제곱미터 | 과학기술인공제회. 2021년 9월 소유권 이전 | 헬로디디 |
| 타워 17~22층 | 사이언스센터. 창업 지원, 연구소기업, 공유오피스 | 대전마케팅공사.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이 30년 무상 대부 | 헬로디디, 충청투데이 |
| 타워 38~39층 | 카페 | 대전신세계 | 나무위키 |
| 타워 40~42층 | 전망대. 43층 용도는 미확인 | 대전신세계 | 위키백과 |
돈의 규칙은 셋이다. 첫째, 임대료. 충청뉴스에 따르면 신세계는 준공 전 연 60억 원, 준공 후 연 120억 원을 30년 동안 낸다. 둘째, 기부채납. 2015년 협약 단계에서 신세계는 공익사업 기부채납 100억 원을 제시했고 대전시는 여기에 공공성 강화 80억 원을 더한 180억 원으로 도시균형발전기금을 만들겠다고 했다. 충청투데이 2015년 보도와 전자신문 2017년 보도의 숫자다. 셋째, 구분소유 이전. 2021년 9월 대전신세계가 건물 전체의 소유권보존등기를 마친 뒤 8~16층은 과학기술인공제회로, 17~22층은 대전마케팅공사로 소유권을 옮겼다. 헬로디디가 등기 진행을 전했다. 이 이전이 매매인지 기부채납인지, 180억 원과 어떤 관계인지는 확인하지 못했다.
계획과 실제는 달랐다. 2014년 계획은 2015년 착공, 2018년 준공, 높이 189미터, 연면적 29만 642제곱미터, 사업비 5,596억 원이었다. 실제 기공식은 2017년 12월 19일, 착공은 2018년 5월 28일, 준공은 2021년 8월 27일이다. 3년이 늦었다. 2017년 전자신문에서 신세계 대표는 건물 외관 설계 변경으로 사업이 지연됐다고 설명했다. 높이는 193미터, 지하 5층 지상 43층이 됐고 연면적은 출처마다 27만 1,336에서 28만 4,233제곱미터로 갈린다. 설계는 해안종합건축사사무소와 미국의 콘 페더슨 폭스, 시공은 신세계건설을 대표사로 계룡건설산업 등 6개사다.
| 항목 | 2014년 계획 | 실제 |
|---|---|---|
| 착공 | 2015년 7~8월 | 2018년 5월 28일 |
| 준공 | 2018년 6~7월 | 2021년 8월 27일 |
| 높이 | 189미터 | 193미터 |
| 층수 | 지하 4층 지상 43층 | 지하 5층 지상 43층 |
| 연면적 | 29만 642제곱미터 | 27만 1,336~28만 4,233제곱미터, 출처 상충 |
| 사업비 | 5,596억 원 | 공사비 4,297억 원 또는 6,000억 원, 출처 상충 |
지연은 임대료 분쟁이 됐다. 2015년 협약의 준공 목표는 2019년 10월이었고 신세계는 2020년에 준공 후 요율인 120억 원을 냈다. 준공이 2021년으로 밀리자 누구 책임인지를 두고 대한상사중재원에 갔고, 중재원은 신세계 63%, 대전마케팅공사 37%의 책임을 인정해 공사가 44억 원을 돌려주기로 했다. 충청뉴스의 보도다. 땅주인이 시이면 임대료 분쟁의 상대도 시의 공사다.
사업 시행 법인은 주식회사 대전신세계다. 2016년 4월 27일 신세계 쪽이 대전시장에게 법인 등기 서류를 전달했다고 대전시가 밝혔다. 광주신세계, 신세계동대구복합환승센터와 같은 지역 법인 형태다. 2014년 컨소시엄 지분은 신세계 94%, 신세계조선호텔 3%, 신세계프라퍼티 3%로 전부 신세계 계열이었고, 계룡건설과 금성백조는 공동도급자로 시공을 45대 40대 15로 나눠 맡았다. 2025년 3월 말 한국신용평가가 확인한 지분은 신세계 100%다. 백화점 자리를 두고 3편의 스타시티가 신세계와 결렬한 뒤 롯데로 갔다면, 이 건물은 롯데를 점수로 제친 신세계가 지었다.

사진: Uconhe, CC BY-SA 3.0, 위키미디어 공용
7,150억 원을 넣고 연 120억 원을 낸다
투자액은 발표할 때마다 늘었다. 2014년 계획은 5,596억 원, 2020년 신세계 발표는 6,302억 원, 2025년 6월 한국신용평가 보고서는 7,150억 원이다. 계산하면 계획 대비 27.8% 늘었다. 세 차례 설계 변경으로 원통형 외관이 평면형이 됐고 엘리베이터가 8대에서 16대로 늘었으며 호텔이 5성급 요건을 맞췄다. 2020년 대전시가 시의회에 설명한 변경 사유다. 늘어난 1,554억 원 가운데 공사비와 금융비용을 나눈 자료는 없다.
| 항목 | 금액 | 근거 |
|---|---|---|
| 총투자액 | 7,150억 원 | 한국신용평가 2025-06 |
| 신세계 출자 | 3,500억 원. 2020년 7월 790억 원 출자로 누적 3,500억 원, 2025년 3월 누적액이 같아 이후 순증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 비즈니스포스트 2020, 한국신용평가 |
| 차입 | 총차입금 2021년 말 5,765억 원 | 한국신용평가 |
| 사모사채 | 2021년 1월. 아시아경제는 총 1,500억 원이라고 썼지만 회차 합계는 700억, 300억, 1,000억 원으로 2,000억 원이다. 특수목적법인이 인수하고 산업은행 유동화대출 1,000억 원으로 조달 | 아시아경제 |
| 신용등급 | 신세계 지급보증부 AA, 안정적 | 한국신용평가 |
| 대전시 토지사용료 | 연 120억 원, 30년. 착공부터 준공까지는 50% | 디트뉴스24 2019, 대전시의회 회의록 2020 |
2014년 컨소시엄의 지분은 신세계 94%, 신세계조선호텔 3%, 신세계프라퍼티 3%로 전부 신세계 계열이었다. 계룡건설과 금성백조는 지분 없이 공동도급자로 시공에 참여해 건축비를 45대 40대 15로 나눠 맡았다. 중도일보 2014년 11월 보도다. 2025년 3월 말 대전신세계의 지분은 신세계 100%이고, 계열사 6%가 어떻게 정리됐는지는 확인하지 못했다. 회사채는 신세계가 지급보증을 서서 모회사의 등급 AA로 발행됐다. 스타시티가 세입자의 보증금으로 지은 건물이라면, 이 건물은 모회사의 신용으로 지은 건물이다.
장부는 이렇게 움직였다. 한국신용평가 보고서의 개별 재무제표 기준이다.
| 연도 | 매출액 | 영업손익 | 총차입금 | 부채비율 |
|---|---|---|---|---|
| 2021년 | 594억 원 | -95억 원 | 5,765억 원 | 231.2% |
| 2022년 | 1,661억 원 | 91억 원 | 5,680억 원 | 238.9% |
| 2023년 | 1,846억 원 | 275억 원 | 5,220억 원 | 216.4% |
| 2024년 | 1,897억 원 | 317억 원 | 4,537억 원 | 176.9% |
| 2025년 3월 말 | 4,275억 원 | 163.2% |
개점 4개월 만인 2021년 4분기에 영업이익이 흑자로 돌아섰고, 2024년 영업이익률은 16.7%다. 2022년부터 잉여현금으로 빚을 갚아 총차입금이 2021년 말부터 2025년 3월까지 3년 3개월 사이 1,490억 원 줄었다. 한국신용평가는 대규모 투자 계획이 없고 보완 투자만 남았다고 평가했다. 2022년 상반기에는 신축 감가상각비 237억 원이 판매관리비의 34.4%를 차지해 영업이익률이 1.1%였다는 딜사이트 보도가 있다. 새 건물의 첫해 손익은 감가상각이 누른다.
시가 받는 돈을 계산하면 이렇다. 연 120억 원을 부지 5만 1,614제곱미터로 나누면 제곱미터당 23만 2,500원, 평당 76만 9,000원이다. 투자액 7,150억 원에 견주면 연 1.7%다. 2012년 롯데가 승인받았던 계획은 부지 약 33만 제곱미터에 20~40년, 연 150억 원이었다. 제곱미터당 4만 5,455원이다. 신세계 조건이 제곱미터당 5.1배 높다. 두 계획은 용도와 건물 규모가 달라 단순 비교에 한계가 있지만, 신세계의 임대료가 낮다는 통념을 뒷받침하는 1차 기사는 찾지 못했다.
시가 받기로 한 것 가운데 못 받은 것도 있다. 2020년 11월 대전시의회 산업건설위원회 행정사무감사 회의록에 따르면 상생지원금 60억 원 가운데 40억 원만 입금됐고, 희망장난감도서관은 유성구 한 곳만 만들어졌으며, 연 100회로 약정한 희망배달마차는 운영 실적이 없었다. 2019년 대전시 점검에서는 협약이 권장한 지역 하도급 비율 68.5%에 실제 35%로 못 미쳤다. 2019년 보도의 공익시설 100억 원과 지역환원 80억 원이 회의록의 상생지원금 60억 원과 같은 항목인지는 협약서 원문 없이 정하지 못한다.
호텔 오노마의 손익은 이 장부에 없다. 경향신문에 따르면 운영 주체가 대전신세계가 아니라 신세계센트럴시티다. 사이언스센터 6개 층은 대전마케팅공사의 재산이고, 2021년 5월 충청투데이는 완공을 석 달 앞둔 시점까지 17층을 빼고 다섯 개 층의 세부 계획이 서지 않았다고 전했다. 한 건물 안에서 백화점의 돈과 호텔의 돈과 공공 층의 돈이 세 장부에 나뉘어 있다.
민자역사의 30년과 대전의 30년
공공의 땅 위에 선 백화점의 앞선 사례는 민자역사이고, 그 30년이 끝났을 때 벌어진 일이 대전의 30년 뒤를 미리 보여준다.
| 사례 | 땅의 주인 | 방식 | 결과 |
|---|---|---|---|
| 서울역·영등포역·동인천역 민자역사 | 국가. 철도시설 | 1988년 30년 점용허가 | 2017년 말 만료, 국가 귀속. 이후 국유재산법으로 10년 허가 |
| 영등포역 롯데백화점 | 국가철도공단 | 귀속 뒤 재입찰 | 3차례 유찰 뒤 4차 입찰에 롯데 단독 응찰, 최소 10년 재확보 |
| 부산 센텀시티 신세계 | 부산시가 1996년 매입한 옛 공항 부지 | 2004년 공개입찰 매각 | 신세계 소유. 2009년 개점 |
| 스타필드 하남·창원 | 신세계프라퍼티 자체 매입. 창원은 750억 원 | 매입 | 완전 민간 소유 |
| 스타필드 수원 | KT&G 옛 연초제조창 | KT&G와 50대 50 합작, 각 2,677억 5,000만 원 출자 | 합작법인 소유 |
| 광주신세계 유스퀘어 | 금호고속 | 2026년 4,700억 원 매입 | 신세계 소유 |
| 대전 사이언스콤플렉스 | 대전시 | 30년 임대, 연 120억 원 | 건물은 대전신세계, 일부 층은 공공 |
민자역사의 규칙은 철도사업법 시행령 제13조의 점용허가 기간이다. 당시 상한은 30년이었고, 2023년 10월 개정으로 지금은 50년이다. 1988년 허가를 받은 서울역, 영등포역, 동인천역 세 역사가 2017년 말 한꺼번에 만료됐고, 국토교통부는 상업시설을 국가로 무상 귀속한 뒤 사업자를 다시 뽑기로 했다. 귀속된 뒤에는 국유재산법이 적용돼 허가 기간이 30년에서 10년으로 줄었다. 영등포역은 국가철도공단이 세 번 입찰을 냈지만 전부 유찰됐고, 네 번째 입찰에 롯데쇼핑이 혼자 들어와 최소 10년을 다시 받았다. 30년 뒤에 국가가 건물을 가져가도 그 자리에서 장사할 수 있는 회사는 원래 있던 회사뿐이었다.
신세계의 지방 대형점 넷은 땅을 얻는 방식이 둘로 갈린다. 부산 센텀시티와 광주 유스퀘어는 샀고, 대구 동대구역과 대전 엑스포공원은 공공의 틀을 썼다. 대구는 국가시범사업인 복합환승센터로 신세계 법인이 건물을 소유하고, 대전은 시의 유휴지를 30년 빌렸다. 같은 회사가 도시마다 다른 규칙으로 들어간 것이지, 한 회사가 한 방식을 고집한 것이 아니다.
홍콩의 지하철공사는 반대편 끝에 있다. 정부가 지분 76%를 가진 공사가 역 부지의 개발권을 받아 그 개발권을 땅으로 바꾸고, 개발업자에게서 개발이익의 일부나 상업시설 지분을 받는다. 서울연구원과 맥킨지가 정리한 이른바 철도 더하기 부동산 모델이다. 2014년 기준 33건의 개발로 주택 9만 4,000호와 쇼핑몰 13개를 지었고, 정부는 재정을 넣지 않고 지분 가치로 회수한다. 대전시가 받는 것은 임대료와 기부채납이라는 정액이고, 홍콩의 공사가 받는 것은 개발이익의 몫이다. 공공이 지분을 갖는가 임대료만 받는가가 두 모델의 차이다.
대전 백화점 시장은 이 건물이 서면서 재편됐다. 중부매일과 대전일보가 전한 매장 매출 집계에 따르면 신세계 대전은 2021년 4개월 영업으로 3,000억 원, 2022년 8,647억 원, 2023년 9,463억 원, 2024년 9,710억 원이었고 2025년에는 1조 원을 넘었다. 세계일보가 2025년 12월 충청권 최초라고 전했다. 갤러리아 타임월드는 2021년 7,407억 원에서 2023년 6,766억 원으로 줄었고 2024년에도 6~7% 줄었다는 보도가 있다. 1996년 문을 연 향토 백화점 세이는 2024년 5월 19일 폐점했다. 한국일보는 폐점이 예고된 2022년 6월 기사에서 온라인 이동과 함께 대전현대아울렛과 신세계 아트앤사이언스 개점 뒤의 고객 이탈을 원인으로 지목했다.
전국의 그림도 같다. 어패럴뉴스 집계로 2025년 5대 백화점 65개 점포의 매출은 40조 4,402억 원이고, 그중 1조 원이 넘는 13개 점포가 58.4%를 가져갔다. 그 밖의 점포 가운데 37개는 매출이 줄었다. 시의 땅 위에 선 백화점이 그 13개에 들어갔다는 것이 대전시가 30년 임대에서 얻은 결과의 한쪽이고, 향토 백화점이 사라진 것이 다른 한쪽이다.
시는 정액을 받고 사업자는 나머지를 갖는다
이 건물에서 시가 받는 것은 정액이고 사업자가 갖는 것은 나머지 전부다. 보도된 연 120억 원은 매출이 3,000억 원이던 2021년에도, 1조 원을 넘은 2025년에도 같다. 홍콩의 지하철공사가 개발이익의 몫을 받는 것과 달리, 대전시는 임대료와 기부채납이라는 고정된 숫자를 받는다. 시가 30년 뒤에 건물을 갖는지, 임대료를 어떤 조건으로 조정하는지는 협약서가 공개되지 않아 알 수 없다. 민자역사는 30년 뒤 국가 귀속이 법에 적혀 있었지만, 이 계약은 그 조문조차 확인되지 않는다.
| 시가 받는 것 | 크기 | 사업자가 갖는 것 | 크기 |
|---|---|---|---|
| 토지사용료 | 연 120억 원, 30년 명목 3,600억 원 | 회계상 매출 | 2024년 1,897억 원 |
| 공익시설·지역환원 | 100억 원 + 80억 원. 2020년 시점 일부 미이행 확인 | 영업이익 | 2024년 317억 원 |
| 사이언스센터 6개 층 | 대전마케팅공사 소유, 30년 무상 대부 | 백화점·호텔·전망대 | 대전신세계와 신세계센트럴시티 |
| 세금 | 취득세·재산세, 액수 미확인 | 총매출 | 2025년 1조 원 |
이 건물이 선 자리에 원래 오기로 했던 것은 롯데의 테마파크였다. 2012년 7월 롯데는 부지 33만 제곱미터에 테마파크와 워터파크와 쇼핑센터를 짓는 계획을 승인받았고, 2013년 6월 정부와 대전시가 그 땅을 기초과학연구원 본원 용도로 돌리면서 롯데는 대체 부지를 거절하고 물러났다. 감사원 감사가 있었다는 근거는 찾지 못했다. 시가 땅을 판 것이 아니라 빌려준 것이었기에 용도를 바꿀 수 있었고, 그 자리에 연구기관과 백화점이 나란히 섰다. 땅을 팔았다면 되돌릴 수 없었을 결정이다.
종로타워가 리츠의 유상증자로, 건국대 스타시티가 세입자의 보증금으로 선 건물이라면, 사이언스콤플렉스는 모회사의 지급보증으로 선 건물이다. 대전신세계 혼자서는 AA 등급을 받을 수 없고, 신세계가 뒤에 서면 받는다. 시가 땅을 빌려주는 상대는 대전신세계라는 법인이지만, 그 법인의 돈은 서울의 모회사에서 나온다. 지방 도시의 유휴지가 백화점이 되는 데 필요한 것은 땅과 규정과, 그 둘을 이어 줄 대기업의 신용이었다.
이 글이 열지 못한 것을 적어 둔다. 2015년 실시협약의 원문, 30년 뒤 건물의 귀속과 임대료 조정 조항, 이 임대가 공유재산법의 어느 조문에 근거하는지, 대전관광공사 결산서의 임대수입 항목, 취득세와 재산세의 실제 납부액, 공익시설 100억 원과 상생지원금 60억 원의 관계, 사이언스센터의 현재 입주율, 2014년 컨소시엄 지분 94대 3대 3이 100%가 된 경위. 협약서는 대전시 정보공개 청구로 열리는 문서이고, 확인되는 대로 이 글을 고친다.
출처
이 글의 1차 자료는 둘이다. 한국신용평가가 2025년 6월 낸 대전신세계 신용평가 보고서에서 총투자액과 출자, 차입금, 개별 재무제표를 가져왔고, 2020년 11월 대전시의회 산업건설위원회 행정사무감사 회의록에서 토지사용료 납입 방식과 공공기여 이행 상태를 가져왔다. 임대료 30년 연 120억 원, 기부채납, 공모 점수, 준공 일정은 보도이고, 실시협약 원문은 확보하지 못했다. 매출은 업계 집계의 총매출과 회계상 매출을 본문에서 구분해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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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평가·의회·공시
- 주식회사 대전신세계 신용평가 보고서 — 한국신용평가 · 2025-06-13
- 2020년도 산업건설위원회 행정사무감사 회의록 — 대전광역시의회 · 2020-11-10
- 대전신세계 법인 설립 서류 전달 — 대전광역시 · 2016-04
- 사이언스센터 입주기관 모집 공고 —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
- 공유재산 및 물품 관리법 시행령 — 국가법령정보센터
- 일반재산의 대부기간 — 찾기쉬운 생활법령정보
- 공유재산의 보호 및 관련 특례 — 찾기쉬운 생활법령정보
건물·공모·계약
- 사이언스콤플렉스 우선협상대상자 신세계 선정 — 대전경제뉴스 · 2014-11
- 사이언스콤플렉스 신세계 컨소시엄 총투자 5,596억 — 중도일보 · 2014-11-27
- 사이언스콤플렉스 롯데·신세계 2파전 — 뉴시스 · 2014-07-02
- 대전시, 사이언스콤플렉스 실시협약 체결 — 충청투데이 · 2015-06
- 신세계 사이언스콤플렉스 기공, 외관 설계 변경으로 지연 — 전자신문 · 2017-08-29
- 사이언스콤플렉스 임대료 분쟁 중재 결정 — 충청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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