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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무·자본
재무·자본 · 건물을 짓는 돈: 국내편 · 3편 / 12편

야구장을 판 돈과 세입자의 보증금으로 지은 대학의 건물

학교법인 건국대학교는 2001년 야구장을 수익용 재산으로 바꾸고, 포스코건설이 보장한 3,182억 원과 롯데·이마트·실버타운 입주자의 보증금으로 스타시티를 지었다

곰가드·2026.09.09
18분 읽기

이 글은 《건물을 짓는 돈: 국내편》 3편이다. 서울과 국내의 건물 한 채를 잡아 그 돈이 왜 그런 모양인지 본다. 편마다 메커니즘 하나와 건물 하나. 이번 건물은 광진구 화양동의 스타시티이고, 메커니즘은 대학이 땅주인인 개발, 곧 학교법인의 수익용 기본재산이다.

일감호 너머의 탑들

건국대학교 캠퍼스 한가운데 호수 일감호에서 남쪽을 보면 고층 탑들이 서 있다. 58층, 50층, 45층, 35층의 아파트 네 동과 50층, 40층의 더클래식500 두 동이 그 방향에 있다. 2003년 착공 전까지 그 자리는 건국대 야구장이었다. 땅은 지금도 학교법인 건국대학교의 것이다.

건국대 일감호 너머로 보이는 스타시티의 고층 탑들

사진: Crossmr, CC BY-SA 3.0, 위키미디어 공용

이 건물의 첫 질문은 누가 샀는가가 아니다. 학교가 자기 땅에 백화점과 실버타운을 지을 때 돈은 어디서 나오는가다. 답은 세 갈래다. 야구장 절반을 포스코건설에 넘기고 받기로 한 확정이익 3,182억 원, 롯데백화점과 이마트와 실버타운 입주자가 낸 임대보증금, 학교법인이 교육부 허가를 받아 발행한 채권. 2020년 6월 건국대가 낸 해명문의 표현을 빌리면 현금으로 토지를 사거나 공사비를 부담하는 형태가 아니라, 보유한 토지를 매각한 대금과 주요 임차인에게서 받은 임대보증금과 기채금액의 합으로 추진한 사업이었다.

스타시티를 지은 돈의 세 갈래. 포스코건설의 확정이익 3,182억 원, 2016년 기준 임대보증금 7,566억 원, 2010년 교육부가 승인한 채권 850억 원

세 갈래 가운데 가장 큰 것은 보증금이었다. 2017년 3월 감사원 감사가 확인한 임대보증금은 2016년 4월 기준 7,566억 6,000만 원이다. 그 돈은 은행에 예치돼 있지 않았다. 7,071억 6,000만 원이 이미 공사비와 교비로 나가 있었다. 감사원은 그 가운데 393억 원만 되돌려 놓으라고 했다. 나머지는 학교법인의 재산이 돈에서 건물로 모양을 바꾼 것으로 봤다.

결과는 숫자로 남았다. 2024년 학교법인 건국대학교의 수익용 기본재산 확보율은 443.1%로 전국 사립대 1위다. 베리타스알파가 대학알리미 공시로 집계한 값이고, 같은 해 전국 일반대 평균은 96.8%다. 2003년 이 사업이 시작될 때 법인의 수익용 기본재산은 2,448억 원이었다. 한 학교의 야구장이 20년 만에 대학 재정 통계의 맨 윗줄로 올라간 경로를 감사 결과와 공시와 보도로 따라간다. 판결문이 있던 앞의 두 편과 달리, 이 건물에는 법원 문서 대신 감사원과 교육부의 문서가 있다.

땅은 있는데 수익이 없었다

학교법인이 야구장을 건물로 바꾼 이유는 땅이 돈을 낳지 않았기 때문이다. 2003년 학교법인 건국대학교의 수익용 기본재산은 2,448억 원이었고, 그중 토지가 2,382억 원, 건물이 60억 원이었다. 2020년 건국대 해명 자료가 한국사학진흥재단 보고 기준으로 밝힌 숫자다. 재산의 97%가 땅이었다. 대학 법인의 수익용 기본재산 수익률은 2020년 전체 평균이 2.9%였고, 토지만 놓고 보면 1.0%였다. 유스라인이 2022년 권인숙 의원실과 대학교육연구소의 국정감사 자료를 인용해 전한 수치다. 땅은 장부에는 크게 잡히지만 임대료를 거의 내지 않는다.

건국대는 1955년 지금의 광진구 화양동에 12만 평 규모의 캠퍼스 부지를 마련했다. 위키백과의 서술이고, 나무위키는 1956년으로 적는다. 야구장은 캠퍼스 맞은편에 있었다. 시사뉴스 인터뷰에 따르면 이 땅을 개발하자는 구상은 1980년대 초부터 학교 안에 있었지만 누구도 책임지고 추진하지 않았다. 2001년 설립자 유석창의 맏며느리인 김경희가 이사장으로 취임하면서 사업이 움직였다. 일요시사에 따르면 이사장은 취임 뒤 교육용 토지를 수익용 토지로 바꾸는 절차를 밀어붙였다.

그 절차가 이 건물의 첫 번째 규칙이다. 사립학교법 제28조는 학교법인이 기본재산을 팔거나 용도를 바꾸거나 담보로 잡힐 때 관할청의 허가를 받도록 한다. 대학의 관할청은 교육부다. 교육용 재산을 수익용으로 돌릴 때는 당시 교육부 안내서에 따라 그 재산의 시가만큼을 교비회계로 채워 넣어야 했다. 학생 몫의 재산이 줄어드는 만큼 학교 살림에 돈을 넣으라는 뜻이다. 이 차액 보전 의무는 2022년 6월 안내서 개정으로 사라졌지만, 2001년에는 살아 있었다.

시사저널은 이 절차의 순서가 뒤바뀌었다고 지적했다. 교육부 승인이 서울시 승인보다 먼저 있어야 하는데 건국대는 서울시의 용도지역 변경을 먼저 받고 교육부 승인을 나중에 받았다는 것이다. 그 변경으로 야구장 부지는 상업지역 24%와 준주거지역 65%가 됐고, 땅값이 2,000억 원 넘게 올랐다고 같은 기사는 적었다. 광진구 지역신문 디지털광진에 따르면 건국대는 그 대가로 6,000평을 광진구에 기부해 능동로가 10미터 넓어졌고 용적률 590%를 받았다. 일반주거지역의 용적률이 200% 안팎, 준주거지역이 400% 안팎인 것과 견주면 큰 값이다.

시점근거
1955년화양동 캠퍼스 부지 12만 평 확보위키백과. 나무위키는 1956년
1980년대 초야구장 부지 개발 구상시사뉴스 인터뷰
2001년김경희 이사장 취임, 교육용에서 수익용으로 전환 추진일요시사
2001~2003년서울시 용도지역 변경(상업 24%·준주거 65%), 교육부 승인시사저널. 정확한 처분일은 미확인
2003년 상반기포스코건설과 계약. 아파트 부문 확정이익 3,182억 원, 상가 임대보증금 2,085억 원 보장. 5월 말 1차 분양한국대학신문 2003년 7월, 포스코건설 부사장 인터뷰

부지 면적은 보도마다 다르다. 2005년 한국경제의 이사장 인터뷰는 사업 부지를 2만 5,200여 평으로, 시사저널은 야구장 3만 평으로, 같은 기사의 다른 문장은 포스코에 절반을 판 뒤 남은 땅을 3만 9,000여 제곱미터로 적는다. 매각분과 직접 개발분과 실버타운 부지를 어디까지 넣느냐가 기사마다 달라 보이고, 이 글은 단일 수치를 쓰지 않는다.

돈이 필요한 자리는 병원이었다. 주간한국 2005년 보도에 따르면 포스코에서 받은 3,182억 원 가운데 1,600억 원이 대학병원 건설에, 1,500억 원이 재단이 직접 짓는 상업지구 건물에 들어갔다. 원문은 접속이 막혀 검색 요약으로만 확인된다. 등록금은 그때 아직 묶이지 않았다. 등록금 인상률을 물가상승률의 1.5배 아래로 묶는 고등교육법 개정은 2010년이고, 교육부의 동결 유도는 2009년부터다. 스타시티는 등록금이 묶여서 지은 건물이 아니라, 등록금이 묶이기 전에 병원과 발전 재원을 위해 지은 건물이다. 그 뒤 16년 동결이 이어지면서 이 건물의 값이 달라졌다.

땅은 학교, 아파트는 분양, 상가는 임대

스타시티는 한 부지 위에 서로 다른 세 가지 돈의 규칙이 나란히 선 건물이다. 아파트는 포스코건설이 분양했고, 상가는 학교법인이 소유해 임대하며, 실버타운은 학교법인이 직접 운영한다.

시설규모소유돈의 형태시점
더샵 스타시티아파트 4개 동 1,177세대, 오피스텔 133실, 최고 58층, 연면적 41만 8,415제곱미터개별 수분양자분양. 시행·시공 포스코건설, 설계 명선엔지니어링2003년 착공, 2007년 입주
스타시티몰롯데백화점(영업면적 2만 5,500제곱미터)·이마트·롯데시네마·교보문고학교법인 건국대학교임대. 관리는 자회사 건국AMC2008년 10월 30일 백화점 개점
더클래식50050층·40층 두 동 380실, 전 실 56평형, 연면적 15만 8,665제곱미터학교법인 건국대학교임대형 노인복지주택, 학교법인 직영. 시공 금호건설2009년 6월 개원

스타시티 상업시설의 거리 쪽 외관. 유리와 석재를 사선으로 붙인 낮은 건물이다

사진: Crossmr, CC BY-SA 3.0, 위키미디어 공용

포스코건설과의 계약은 도급도 지분 참여도 아니었다. 2003년 7월 한국대학신문에 실린 조용경 포스코건설 부사장 인터뷰에 따르면 아파트 부문에서는 확정이익 3,182억 원을, 상가 부문에서는 임대보증금 2,085억 원을 건국대에 보장했고, 경기가 나빠 그 금액이 확보되지 않으면 모자라는 만큼의 금리를 포스코가 보전하기로 했다. 시공사가 분양 위험을 떠안고 학교에는 하한선을 보장한 구조다. 하한을 넘는 초과이익이 누구에게 가는지는 인터뷰에 없고, 계약서 원문은 공개된 적이 없다. 언론이 흔히 쓰는 매각가 3,200억 원은 이 3,182억 원의 반올림으로 보인다.

상가의 임대인이 누구인지는 한 번 짚고 가야 한다. 일부 백과 항목은 스타시티몰의 소유자를 포스코이앤씨로 적지만 출처가 없고, 같은 항목이 시공사를 더클래식500의 시공사인 금호건설로 잘못 적는다. 2006년 6월 1일 파이낸셜뉴스는 롯데쇼핑이 건국대와 임차계약을 맺었다고 보도했다. 계약 기간은 완공 예정인 2008년부터 20년, 임차면적 2만 3,300평, 보증금 1,180억 원이었다. 2017년 감사원이 임대보증금 예치 문제를 학교법인 건국대학교의 사립학교법 위반으로 다룬 것도 그 보증금이 학교법인의 재산이라는 전제 위에 있다. 등기부등본은 확인하지 못했지만, 계약 당사자와 감사 대상이 같은 이름이다. 백화점 자리는 원래 2003년 신세계가 우선협상자였는데 매장 설계와 임대 금액을 두고 건국대와 이견이 생겨 결렬됐고, 재입찰 끝에 롯데로 갔다.

세 갈래 돈의 크기를 나란히 놓으면 이렇다. 포스코건설이 보장한 아파트 부문 3,182억 원. 2016년 4월까지 쌓인 임대보증금 7,566억 6,000만 원. 2010년 2월 교육부가 승인한 채권 발행 850억 원. 채권은 골프장 건설 자금이었고, 일요시사에 따르면 그때 학교법인의 이익잉여금은 178억 원, 부채비율은 276%였다. 총사업비는 보도마다 다르다. 뉴시스는 1조 원 이상, 나무위키는 1조 703억 원을 적고 같은 문서 안에서 건설비를 8,908억 원과 8,112억 원으로 달리 적는다. 이 글은 1조 원대라는 자릿수만 쓴다.

이 구조에서 학교법인이 현금을 넣은 자리는 거의 없다. 땅을 내놓고 보장금을 받았고, 세입자의 보증금으로 상가와 실버타운을 지었고, 모자라는 것은 빚으로 채웠다. 종로타워를 산 리츠가 유상증자와 담보대출로 돈을 만들었고 강남파이낸스센터를 산 펀드가 사채와 은행 차입으로 돈을 만들었다면, 스타시티는 세입자가 먼저 돈을 내고 건물이 나중에 서는 순서였다. 그 순서가 뒤에 감사의 쟁점이 된다.

보증금이 공사비가 됐다

감사원이 2017년 3월에 본 것은 세입자가 낸 보증금 7,566억 6,000만 원 가운데 7,071억 6,000만 원이 은행이 아니라 건물에 들어가 있다는 사실이었다. 임대보증금은 언젠가 돌려줘야 할 돈이고, 학교법인의 수익용 기본재산에서 나온 보증금은 예치해 두는 것이 원칙이다. 건국대는 그 돈으로 더클래식500과 골프장과 상가를 지었고, 일부는 교비로 보냈다.

감사원이 나눈 7,566억 원금액판단
공사비 등 대체취득5,443억 원돈이 건물로 바뀐 것. 문제 삼지 않음
교비회계 전출1,236억 원학교 운영에 쓴 것. 문제 삼지 않음
예치495억 원원칙대로 남아 있던 것
보전 조치393억 원영업손실 보전 108억 원, 이자 지급 128억 원, 예치금 41억 원 등. 되돌려 놓으라고 함

감사원이 나눈 임대보증금 7,566억 원. 공사비 등 대체취득 5,443억 원, 교비 전출 1,236억 원, 예치 495억 원, 보전 조치 393억 원

SBS와 일요시사가 전한 감사 결과다. SBS 취재파일은 공사비 쪽을 더 잘게 나눈다. 더클래식500 3,795억 원, 백화점 159억 원, 쇼핑몰 184억 원, 영존 602억 원, 골프장 545억 원, 고정자산 매입 1,570억 원으로 6,855억 원이다. 2020년 6월 건국대 해명은 공사비 5,286억 원과 교육사업비 1,236억 원으로 나눴다. 어느 쪽으로 나누든 6,000억 원 넘는 돈이 건물이 됐다는 사실은 같다. 학교법인은 그 결과로 수익용 기본재산이 1조 5,993억 원이 됐으니 재산이 줄지 않고 형태만 바뀌었다고 주장했고, 감사원도 큰 줄기에서는 그 논리를 받아들였다. 393억 원은 건물이 아니라 적자를 메우고 이자를 내는 데 쓴 돈이라 되돌리라고 했다.

보증금은 어디서 왔나. 롯데쇼핑이 2006년 계약 때 약속한 백화점 보증금이 1,180억 원이다. 더클래식500은 380실이고 입주 보증금은 2017년 11월 7억 원, 2024년 10억 원으로 보도됐다. 계산하면 380실에 9억 원씩 넣었을 때 3,420억 원이다. 유형별로 6억 원에서 10억 원까지 차이가 있고 시기마다 달라 추정이지만, SBS가 전한 더클래식500 공사비 3,795억 원과 같은 자릿수다. 실버타운의 공사비를 실버타운 입주자의 보증금으로 댔다는 뜻이다. 그 밖에 이마트와 롯데시네마와 상가 165개 매장의 보증금이 있다.

이 순서의 약점은 세입자가 늦게 오면 공사비도 늦게 온다는 것이다. 초기가 그랬다. 뉴시스가 2013년 감사 자료를 인용해 전한 스타시티 사업의 손실은 2009년 373억 원, 2010년 351억 원, 2011년 297억 원이다. 2011년 손실 가운데 236억 원이 더클래식500, 79억 원이 건국AMC였다. 일요저널에 따르면 더클래식500은 한때 전체의 10%만 임대 계약이 된 상태였다. 2011년 말 스타시티 사업의 부채는 7,969억 원, 자산은 9,810억 원이었고 부채비율은 2007년 113%에서 2011년 432%, 2012년 말 500%를 넘었다. 현금은 323억 원이었다.

스타시티 사업의 초기 손실. 2009년 373억 원, 2010년 351억 원, 2011년 297억 원

그 뒤 방향이 바뀌었다. 한국경제는 2015년 8월 더클래식500과 스타시티의 경영이 호전돼 2014년 자금상 이익이 86억 원이라고 전했다. 2024년 더클래식500은 입주 대기가 평균 2년이다. 상가를 관리하는 건국AMC는 다른 그림이다. 일요시사에 따르면 매출은 2012년부터 2019년까지 200억 원 안팎에 머물렀고 그 기간 영업이익을 낸 해가 없다. 2019년 당기순이익 8억 원은 영업이익이 없는데 순이익이 난 것이니 영업 밖에서 들어온 돈이 있었다는 뜻이다. 2015년에는 상가 세입자에게 보증금을 빌려주고 기존 세입자에게 연 12%, 신규 세입자에게 연 8%의 이자를 월세로 바꿔 받는다는 논란이 CNB뉴스에 실렸다.

학교법인 전체의 숫자는 더 크게 움직였다. 수익용 기본재산은 2003년 2,448억 원에서 2019년 1조 5,993억 원이 됐다. 건국대 해명 자료의 수치다. 베리타스알파가 대학알리미로 집계한 2024년 평가액은 1조 1,216억 원이고, 2021년 집계는 1조 460억 원이었다. 세 숫자는 시점과 집계 기준이 달라 한 줄로 잇기 어렵다. 확보율은 잇는다. 한국사학진흥재단 대학재정알리미 공시에서 건국대 법인의 확보율은 2018회계연도 307.7%, 2021회계연도 431.0%, 2023회계연도 443.1%, 2024회계연도 462.8%다. 언론이 2024년이라고 쓰는 443.1%는 2023회계연도 값이고, 기준액 2,531억 원의 4.4배다. 같은 공시에서 교비 수입 대비 법인전입금 비율은 8년 내내 1.2~1.4%다.

건국대 법인의 수익용 기본재산 확보율. 2018회계연도 307.7%에서 2024회계연도 462.8%까지

법인의 장부는 다른 결을 보여준다. 한국사학진흥재단이 공공데이터포털에 올린 사립대학 법인수익회계 손익계산서에서 건국대 법인의 수익사업 매출은 2,411억 원, 매출원가 1,394억 원, 판매비와 관리비 916억 원, 당기순이익 35억 원이다. 계산하면 영업이익은 101억 원이다. 파일에 회계연도 표시가 없어 2024회계연도로 추정한다. 같은 장부에서 수익용 기본재산 수입은 42억 원인데 그중 41억 7,000만 원이 신탁예금 이자이고 임대료 수입은 6,300만 원이다. 세입자에게서 월세를 받는 것이 아니라 보증금을 받아 예치하고 이자를 취하는 구조가 계정과목에 그대로 남아 있다. 자금계산서에는 그해 임대보증금 수입 243억 원과 반환 325억 원이 적혀 있다. 7,566억 원의 보증금이 해마다 수백억 원씩 돌고 있다는 뜻이다.

법인수익회계, 2024회계연도 추정금액
매출액2,411억 원
매출원가1,394억 원
판매비와 관리비916억 원
당기순이익35억 원
수익용 기본재산 수입42억 원. 신탁예금 이자 41억 7,000만 원, 임대료 6,300만 원
법인일반회계 전출금84억 원
임대보증금 수입 / 반환243억 원 / 325억 원

대학설립·운영 규정 제8조는 수익용 기본재산에서 생긴 소득의 80% 이상을 대학 운영 경비로 쓰라고 한다. 시행규칙 제11조는 수익사업회계로 경리되는 재산의 소득을 그 회계에서 일반업무회계로 전입되는 금액으로 정의한다. 매출 2,411억 원의 사업에서 규정이 보는 소득은 전입된 84억 원이고, 규정이 요구하는 것은 그 84억 원의 80%다.

같은 기간 사람의 문제가 따로 있었다. 2013년 11월 교육부 종합감사는 27건, 약 990억 원 규모의 비위를 지적했고, 2014년 1월 김경희 이사장을 242억 원 배임 혐의로 고발했다. 검찰은 이사장이 스타시티 펜트하우스를 사서 5년 8개월 거주하며 관리비를 법인이 내게 한 것 등을 기소했다. 2017년 4월 26일 대법원은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확정했다. 유죄가 된 것은 판공비 5,320만 원과 업무추진비 8,400만 원을 합친 1억 3,700만 원의 횡령이었고, 펜트하우스 배임과 배임수재는 무죄였다. 사립학교법에 따라 이사장직은 자동으로 상실됐다. 2020년에는 더클래식500이 이사회 의결과 교육부 허가 없이 옵티머스자산운용 펀드에 120억 원을 넣은 사실이 드러났다. 건물의 돈과 사람의 돈이 같은 장부에 있었다.

다른 대학은 땅으로 무엇을 했나

대학이 땅주인인 개발 가운데 스타시티만 한 규모는 국내에 없고, 성공한 쪽은 도심 오피스 임대였고 실패한 쪽은 실버타운 분양이었다.

학교법인방식결과근거
연세대남대문로 세브란스빌딩(1993년 완공) 직접 임대재건축 뒤 임대수익 연 15억 원에서 125억 원으로위키백과, 연세대 법인
서강대서강빌딩·서강 레지덴시아 임대확보율 2024년 51%베리타스알파. 법인 페이지는 접속 불가
명지학원2004년 용인 캠퍼스 안 실버타운 엘펜하임 분양골프장 무료 이용 광고가 허위로 판정돼 2013년 192억 원 배상. 채무 약 2,300억 원을 교육용 재산 매각으로 상환한국경제 2019, 서울경제
동국대원거리 토지 46.87제곱킬로미터 보유사립대 최대 면적, 공시지가 753억 원, 수익은 거의 없음초이스경제뉴스
중앙대2008년 두산 인수 뒤 캠퍼스 신축시공은 두산건설. 흑석동 부동산 가치 1조 원대 추산메트로서울, 시사포커스
스탠퍼드대1951년부터 캠퍼스 인접지를 99년 임대로 산업단지화설립 증여 조건상 매각 금지. 임대 수입 연 500만 달러KQED, 스탠퍼드 리서치파크

연세대의 세브란스빌딩은 스타시티와 같은 원리를 작은 규모로 한 것이다. 땅은 두고 건물을 세워 임대료를 받는다. 명지학원의 엘펜하임은 스타시티의 더클래식500과 같은 업종을 다른 방식으로 한 것이다. 분양했고, 광고가 문제가 됐고, 채무가 교육용 재산을 먹었다. 2015년 노인복지법 개정으로 분양형 노인복지주택은 폐지됐고 임대형만 남았다. 더클래식500이 분양이 아니라 보증금을 받는 임대형인 것은 그 개정보다 앞선 선택이었고, 결과적으로 폐지의 영향을 받지 않았다. 2023년 12월 기준 전국의 노인복지주택은 40개소 9,006세대다. 계산하면 더클래식500의 380실은 그 4.2%다.

제도는 이 건물이 선 뒤에 바뀌었다. 학교법인이 확보해야 하는 수익용 기본재산의 기준액은 2023년 9월 대학설립·운영규정 개정으로 연간 학교회계 운영수익총액에서 등록금과 수강료 수입으로 낮아졌다. 분모가 줄었으니 확보율은 올라간다. 전국 일반대 평균 확보율은 2023년 83.3%에서 2024년 96.8%가 됐다. 한국대학신문이 대학알리미 공시로 전한 수치다. 건국대의 443.1%도 분모가 줄어든 뒤의 숫자이고, 2023년에는 398.1%였다. 2022년 6월에는 교육용 재산을 수익용으로 돌릴 때의 차액 보전 의무가 사라졌다. 2001년 건국대가 거쳐야 했던 문턱 둘이 20년 뒤에 낮아졌다.

2024년 사립대 법인 수익용 기본재산 확보율. 건국대 443.1%, 전국 일반대 평균 96.8%, 이화여대 84%, 동국대 57.8%, 서강대 51%, 고려대 43.6%, 경희대 32%, 성균관대 18.5%

상권도 달라졌다. 건대입구는 2000년 7호선 개통과 2007년 스타시티, 2008년 롯데백화점과 이마트 입주로 서울 동부의 큰 상권이 됐다. 한경매거진에 따르면 2025년 상반기 건대입구역 상권 매출은 5,206억 원으로 2019년보다 3.7% 적고, 그중 스타시티몰 상권이 1,770억 원이다. 같은 기간 20대 결제액은 22.8% 줄고 60대 이상은 두 자릿수로 늘었으며 외국인 결제는 74.7% 늘었다. 대학 앞 상권이 학생의 상권에서 중장년과 외국인의 상권으로 옮겨 가는 동안, 백화점과 실버타운은 그 변화의 수혜 쪽에 있었다.

규칙은 교육부가 정한다

이 건물의 값을 정한 것은 시장이 아니라 규정 세 개다. 땅의 용도를 바꿀 때의 허가, 세입자 보증금을 어디에 두는가의 원칙, 그리고 확보율이라는 지표의 분모다. 셋 다 사립학교법과 대학설립·운영규정과 교육부 안내서에 있고, 셋 다 이 건물이 선 뒤에 바뀌었다.

시점
2001년이사장 취임, 야구장의 교육용에서 수익용 전환
2003년 상반기포스코건설 계약. 확정이익 3,182억 원. 5월 말 1차 분양
2006년 5월롯데쇼핑 20년 임차계약. 보증금 1,180억 원
2007년아파트 입주
2008년 10월롯데백화점 개점
2009년 6월더클래식500 개원
2010년 2월채권 850억 원 발행 승인
2013년 11월교육부 종합감사
2017년 3월감사원, 보증금 393억 원 보전 조치
2017년 4월대법원, 전 이사장 형 확정
2022년 6월교육용에서 수익용 전환 시 차액 보전 의무 폐지
2023년 9월확보율 기준액을 등록금 수입으로 완화
2024년확보율 443.1%, 전국 1위

2001년 용도 전환부터 2024년 확보율 1위까지 스타시티의 연표

건물이 돈을 벌었는가는 이 글이 답하지 못한 질문이다. 상가를 관리하는 건국AMC는 2012년부터 2019년까지 영업이익을 낸 해가 없고, 학교법인의 수익용 기본재산 확보율은 같은 기간 전국 1위로 올라갔다. 두 사실이 함께 성립하려면 건물의 평가액이 올랐어야 한다. 건대입구의 땅값이 오른 것인지 임대료가 오른 것인지를 나누는 자료는 공개돼 있지 않다. 학교법인이 교비회계에 넣는 전입금은 교비 수입의 1.4% 안팎이고, 규정이 80%를 요구하는 대상은 수익사업회계에서 법인으로 전입된 84억 원이다. 매출 2,411억 원과 84억 원 사이에 무엇이 있는지가 이 글이 열지 못한 자리다.

종로타워가 여섯 해 동안 세 번 팔리며 값이 정해졌고 강남파이낸스센터가 판결문으로 값이 드러났다면, 스타시티는 감사 보고서로 값이 드러난 건물이다. 팔린 적이 없으니 시장의 값이 없고, 소송이 아니라 감사가 숫자를 남겼다. 학교법인의 재산은 팔 때마다 교육부 허가가 필요하니 앞으로도 시장의 값이 붙기 어렵다. 그 대신 매년 대학알리미에 평가액이 공시된다. 값이 없는 대신 장부가 있는 건물이다.

이 글이 열지 못한 것을 적어 둔다. 스타시티몰의 등기부등본, 포스코건설과의 계약서 원문과 초과이익 배분 조항, 2005년 무렵 아파트 분양가와 분양 수입, 감사원 2017년 감사보고서와 교육부 2014년 처분요구서 원문, 연도별 평가액과 기준액의 원화 시계열, 손익계산서의 회계연도 확정, 총사업비. 그중 등기부등본과 대학알리미 원자료는 발급과 내려받기로 열리는 것이라 확인되는 대로 이 글을 고친다.

출처

이 글에는 판결문 대신 감사 결과가 있다. 임대보증금 7,566억 원과 그 사용처, 보전 조치 393억 원은 2017년 감사원 감사를 인용한 SBS·시사저널·일요시사 보도에서 가져왔고, 감사보고서 원문은 확보하지 못했다. 포스코건설과의 확정이익 구조는 2003년 한국대학신문 인터뷰, 롯데쇼핑 임차 조건은 2006년 파이낸셜뉴스, 초기 손실과 부채비율은 2013년 뉴시스가 원천이다. 수익용 기본재산 수치는 대학알리미 공시를 인용한 보도이고, 집계 기준이 다른 숫자는 본문에 그 사실을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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