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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 · 전화 한국어를 팔 수 있는가 · 12편 / 17편

AI는 이미 한국어로 말한다

한 시간 대화 원가가 690원에서 38,050원 사이인데 잘하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홍정현·2027.04.27
12분 읽기

이 글은 《전화 한국어를 팔 수 있는가》 시리즈 12편이자 2부의 첫 편이다. 1부에서 인공지능을 빼고 계산해도 이 사업이 성립하지 않는다는 판정을 냈다. 이제 그 판정 위에 인공지능을 얹는다.

사람과 기계를 구분하기 어려운 구간까지 왔다

먼저 무엇이 되는지부터 확인한다.

실시간으로 음성을 주고받는 대화 모델이 여럿 상용화돼 있다. 예전처럼 말을 글자로 바꾸고, 그 글자를 모델에 넣고, 나온 답을 다시 소리로 바꾸는 방식이 아니다. 음성을 그대로 받아 음성으로 답한다. 말하는 도중에 끼어들 수 있고 억양이 실린다.

제공사모델방식
OpenAIgpt-realtime (2025년 8월 정식 출시)음성을 그대로 받아 음성으로 답함
OpenAIgpt-realtime-mini같은 구조의 저가형
GoogleGemini 2.5 Flash Native Audio음성 통합 처리
GoogleGemini 3.1 Flash Live위 후속, 분당 요금제 병기
네이버HyperCLOVA X음성 확장 방향만 공개, 실시간 대화 API 공개 여부는 확인 안 됨

한국어로도 된다. 다만 여기서 첫 번째 문제가 나온다. 얼마나 잘 되는지를 재 놓은 자료가 없다.

OpenAI도 구글도 자사 음성 모델의 언어별 대화 품질을 정량으로 공개하지 않았다. 한국어에 대한 공식 벤치마크를 찾을 수 없었다. 이 문제는 뒤에서 따로 다룬다.

우선 확인할 수 있는 것부터 본다. 값이다.

한 시간 대화에 얼마가 드는가

이 시리즈의 계산에 들어갈 숫자는 하나다. AI로 한국어 대화 한 시간을 돌리면 얼마인가.

먼저 단가표다.

제공사모델입력출력
OpenAIgpt-realtime100만 오디오 토큰당 32달러100만 토큰당 64달러
OpenAIgpt-realtime-mini100만 토큰당 10달러100만 토큰당 20달러
GoogleGemini 2.5 Flash Native Audio100만 토큰당 3달러100만 토큰당 12달러
GoogleGemini 3.1 Flash Live분당 0.005달러분당 0.018달러

이 단가로 한 시간을 계산한다. 60분 중 학습자가 30분 말하고 AI가 30분 말한다고 가정했다. 환율은 1달러 1,378.64원을 적용했다.

방식시간당원화
Gemini 경량, 이상적 계산0.69~0.84달러951~1,158원
OpenAI 미니, 이상적 계산0.90달러1,241원
OpenAI 플래그십, 이상적 계산2.88달러3,970원

플래그십 계산식은 이렇다. 사용자 음성은 100밀리초당 1토큰이므로 30분이면 18,000토큰이고, 18,000 ÷ 1,000,000 × 32달러 = 0.576달러다. AI 음성은 50밀리초당 1토큰이라 30분에 36,000토큰, 36,000 ÷ 1,000,000 × 64달러 = 2.304달러다. 합하면 2.88달러다.

여기까지가 이론상 하한선이다. 실제로는 이보다 훨씬 비싸질 수 있다.

이 방식의 API는 대화가 길어질수록 앞의 대화 내용을 매번 다시 입력으로 보낸다. 맥락을 기억시키려면 그래야 하기 때문이다. 캐싱을 걸지 않으면 입력 토큰이 계속 불어난다. 4,000개 세션을 실측했다는 자료가 제시하는 범위는 이렇다.

조건시간당원화
캐싱을 적용하고 정리한 경우3~6달러4,136~8,272원
캐싱 없이 그냥 쓰는 경우10.8~27.6달러14,890~38,050원

최저 951원, 최고 38,050원이다. 40배 차이가 난다.

최악의 경우 사람보다 비싸다

1부에서 확인한 한국 강사 시급은 2만 5천원에서 3만 5천원이었다. 앞의 계산을 그 옆에 놓는다.

방식시간당 원가강사 시급 대비
Gemini 경량, 이상적951~1,158원3~5%
OpenAI 미니, 이상적1,241원4~5%
OpenAI 플래그십, 이상적3,970원11~16%
플래그십, 캐싱 적용 실측4,136~8,272원12~33%
플래그십, 캐싱 없이 실측14,890~38,050원43~157%

비율은 시간당 원가를 강사 시급 구간으로 나눈 값이다.

마지막 줄을 보면 된다. 아무 생각 없이 좋은 모델을 갖다 쓰면 사람보다 비싸진다. 사람 강사 시급의 157%까지 올라간다.

"AI를 쓰면 인건비가 사라진다"는 말이 이 표 앞에서는 성립하지 않는다. 원가가 내려가는 것은 AI를 썼기 때문이 아니라 어느 모델을 골라 어떻게 엔지니어링했느냐 때문이다. 같은 서비스를 만들어도 만드는 사람에 따라 원가가 40배 벌어진다.

이 사실이 사업 판단에 미치는 영향은 분명하다. AI 튜터를 만들겠다는 계획은 그 자체로 원가 우위가 아니다. 모델 선택과 캐싱 설계가 원가의 대부분을 결정하고, 그건 기술 역량의 문제다. 전화영어 시절에 강사를 어느 나라에서 구하느냐가 사업을 갈랐던 것과 같은 자리에 이제 이 문제가 놓인다.

그리고 싼 쪽을 고르면 대가가 따른다.

더 싸게 하는 방법이 있는데 대가가 있다

음성을 그대로 처리하는 통합 모델 대신 옛날 방식으로 하면 훨씬 싸진다. 말을 글자로 바꾸고, 글자를 모델에 넣고, 나온 답을 소리로 바꾸는 세 단계다.

단계단가한 시간 기준
음성을 글자로 (Whisper)분당 0.006달러30분에 0.18달러
글자를 모델에 넣고 답 받기소형 모델 기준0.01~0.05달러
답을 소리로 (TTS)100만 자당 15달러9,750자에 0.15달러
합계0.34~0.52달러(469~717원)

앞에서 본 통합 모델의 실측 원가가 시간당 4,136원에서 38,050원이었으니 한 자릿수 이상 싸다.

대가는 대화의 질이다. 세 단계를 순서대로 거치니 응답이 늦어진다. 업계가 목표로 삼는 종단 지연은 0.5초 이하인데, 단계를 나누면 그 안에 들어가기 어렵다. 더 큰 문제는 말하는 도중에 끼어들 수 없다는 것이다. 상대가 말을 마칠 때까지 기다렸다가 처리를 시작해야 한다. 억양과 감정도 실리지 않는다.

회화 연습에서 이건 사소한 차이가 아니다. 실제 대화는 서로 말이 겹치고 끊기고 되묻는 과정인데, 그게 안 되면 남는 것은 순서대로 주고받는 문답이다. 학습자가 사려는 것이 "사람과 말하는 경험"이라면 싼 쪽은 그 경험을 주지 못한다.

즉 이 시장에서 원가와 상품성은 정면으로 부딪힌다. 싸게 만들면 대화가 아니게 되고, 대화답게 만들면 사람 인건비에 가까워진다. 어느 쪽을 고르든 하나를 포기해야 한다.

그런데 한국어를 잘 가르치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원가는 계산했다. 이제 성능을 봐야 하는데, 여기서 이 조사의 가장 큰 발견이 나온다.

한국어에 대한 평가 자료가 없다.

찾은 것과 못 찾은 것을 나눠 적는다.

항목확인된 것
존댓말과 반말 구분정량 평가 없음. 학술 논의에서 어미 선택이 한국어 평가의 중요 요소로 지적되고, 사용자 사이에서는 "존댓말 써 달라"고 매번 지시해야 유지된다는 이야기가 통용됨
발음 교정사용기에서 "발음 교정은 안 되지만 문법과 표현은 실시간으로 고쳐준다"는 보고. 받침과 경음 오류를 짚어주는 기능은 소비자용 서비스의 표준이 아님
억양한국어 억양 패턴을 학습시켰다는 설명이 2차 자료에 있으나 1차 발표를 확인 못함
방언관련 평가 연구를 찾지 못함. 국산 언어모델 평가 항목에도 방언이 없음

OpenAI도 구글도 자사 음성 모델의 언어별 대화 품질을 공개하지 않는다. "AI가 한국어를 잘 가르치는가"라는 질문에 숫자로 답할 자료가 업계 어디에도 없다.

이건 양쪽으로 작동한다. AI가 사람을 대체할 수 있다고 주장할 근거도 없고, 못 한다고 주장할 근거도 없다. 이 시리즈가 2부에서 "AI가 무엇을 못 하는가"를 다룰 때 그 답을 벤치마크로 낼 수 없다는 뜻이다.

음성 인식 쪽은 그나마 숫자가 있다. 한 국내 업체가 여섯 개 영역에서 측정한 문자 오류율은 자사 엔진 6.18%, 네이버 클로바 9.52%, 구글 11.50%, Whisper 11.39%였다. 자사가 1위로 나온 자체 발표라 감안해서 봐야 하지만, 국내 특화 엔진이 해외 범용 엔진보다 한국어에 강하다는 방향은 업계 통념과 맞는다.

문제는 이 수치가 한국인이 말한 한국어 기준이라는 것이다. 외국인 억양이 섞인 한국어를 얼마나 알아듣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한국어를 배우는 사람은 정의상 외국인 억양으로 말한다. 정작 필요한 숫자가 없다.

국가 차원의 대비는 있다. 베트남어·영어·일본어·중국어·태국어권 화자의 한국어 발화 400시간을 모은 데이터가 공개돼 있다. 다만 이건 학습용 재료이고, 상용 서비스가 그걸 반영해 인식률이 얼마나 올랐는지는 별개 문제다.

공짜로 어디까지 되는지가 값을 정한다

사업 판단에서 중요한 것은 AI가 무엇을 할 수 있느냐가 아니라 공짜로 무엇까지 되느냐다. 무료로 되는 것에는 값을 못 받는다.

경로형태한도
ChatGPT 무료 계정범용 AI 실시간 음성하루 약 15분, 초과 시 일반 음성으로 전환
세종학당 AI 선생님 앱정부 제공, 상황별 대화한도 없음. 완전 무료
Talkpal 무료 플랜어학 특화 AI하루 10분
Gemini 무료 티어범용 AI분당 요청 수 제한
HelloTalk·Tandem사람과의 언어 교환매칭과 상대의 성의에 의존

하루 15분이라는 한도를 눈여겨봐야 한다. 1부에서 본 전화영어 상품의 표준이 매일 20분이었다. 그 상품이 시장에서 팔리던 물건인데, 지금 그와 비슷한 분량을 무료로 쓸 수 있다.

물론 차이는 있다. ChatGPT는 한국어 교육용으로 설계된 것이 아니고, 학습 진도를 관리하지 않고, 무엇을 틀렸는지 기록해 두지도 않는다. 발음 교정은 앞에서 본 대로 표준 기능이 아니다.

그래도 "외국인이 한국어로 말할 상대"라는 기능만 놓고 보면 무료로 하루 15분이 열려 있다. 여기에 정부가 만든 무료 앱이 한도 없이 얹힌다.

그러면 유료 상품이 팔리려면 이 무료 조합이 못 하는 것을 팔아야 한다. 하루 15분보다 오래, 교육용으로 설계된 순서로, 틀린 것을 기록하고 짚어주면서. 그런데 그 각각이 실제로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는 앞에서 본 대로 측정된 바가 없다.

이 시리즈가 뒤에서 답할 것은 결국 이 질문이다. 무료가 열려 있는 시장에서 값을 받으려면 무엇을 팔아야 하는가.

국가가 이미 하고 있다고 쓸 수는 없다

4편에서 경쟁자가 국가라고 했으니, 그 국가가 AI로 무엇을 하고 있는지도 확인해야 한다.

두 가지가 섞여 있어 구분이 필요하다.

하나는 이미 있다. 세종학당재단이 2021년 3월에 낸 "세종학당 AI 선생님" 앱이다. 음성 인식을 써서 길 찾기, 주문하기, 쇼핑하기 같은 상황별 대화를 연습하고 발음과 표현이 맞는지 스스로 확인하는 구조다. 무료이고 지금도 운영된다. 다만 출시 시점을 보면 생성형 AI 이전 세대이고, 정해진 시나리오를 따라가는 방식일 가능성이 높다. 기술 구성을 밝힌 자료는 찾지 못했다.

다른 하나는 아직 확인되지 않는다. 문화체육관광부가 2024년 세종학당 혁신 방안을 내면서 생성형 AI로 개인 맞춤형 한국어 학습을 지원하겠다고 발표했다. 시제품 출시 계획을 밝혔고 실제로 입찰 공고도 나갔다. 그런데 2025년과 2026년에 그 결과가 어떻게 됐는지, 실제로 서비스가 돌아가는지를 확인할 자료를 찾지 못했다.

발표와 집행 사이의 간격이 확인된 셈이다. 이 시리즈는 "국가가 이미 생성형 AI로 한국어를 가르치고 있다"는 전제로 쓸 수 없다. 계획은 있고 가동은 확인되지 않는다.

민간 쪽에서 보면 이건 시간을 뜻한다. 국가가 무료 AI 한국어 교사를 본격적으로 돌리기 시작하면 4편에서 본 시간당 1,000원짜리 벽이 0원까지 내려간다. 그 전까지가 남은 시간이다. 다만 언제 시작될지는 이 조사로 알 수 없다.

이 편에서 확정한 숫자

2부의 계산에 들어갈 값이 나왔다.

항목
AI 실시간 음성 대화 1시간951원~38,050원
그중 현실적인 구간(캐싱 적용)4,136~8,272원
음성 분리 방식469~717원, 단 끼어들기와 억양을 포기
사람 강사 시급25,000~35,000원 (1부에서 확인)
무료 대체재하루 15분 또는 무제한(정부 앱)

1부에서 이 사업을 막은 벽 중 하나가 강사 원가였다. 그 자리에 이제 다른 숫자가 놓인다. 잘 만들면 사람 값의 20분의 1이고, 못 만들면 사람보다 비싸다.

그러니 "AI를 쓰면 원가가 사라진다"는 말은 이 시장에서 성립하지 않는다. 원가는 모델 선택과 캐싱 설계에서 결정되고, 그건 기술 역량의 문제다. 전화영어 시절에 강사를 어느 나라에서 구하느냐가 사업을 갈랐다면, 이제 그 자리에 이 문제가 놓인다.

다만 원가가 내려간다고 값을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무료로 하루 15분이 열려 있고, 무엇을 얼마나 잘하는지는 아무도 측정하지 않았다.

그렇다면 이 기술을 먼저 만난 회사들은 무엇을 했을까. 어학 회사들은 지난 몇 년 동안 AI를 붙였고 그 결과가 실적으로 나왔다. 그들이 무엇을 바꿨고 어떻게 됐는지를 보면, 이 시장에서 AI가 실제로 무엇을 대체했고 무엇을 대체하지 못했는지가 드러난다.

다음 편은 그 기록을 본다. 미리 말해 두면, 널리 퍼진 이야기 하나가 근거를 찾지 못했다.

출처

1시간 대화 원가는 공식 단가표에 사용 조건을 가정해 이 글에서 계산했고 계산식과 가정을 본문에 밝혔다. 환율은 1달러 1,378.64원을 적용했다. 이상적 계산은 대화 맥락 재전송 비용을 뺀 이론적 하한선이며, 실측 범위는 4,000개 세션을 측정했다는 3차 자료를 인용한 것이라 원 데이터를 직접 검증하지는 못했다. 한국어 존댓말·발음·억양·방언에 대한 모델별 정량 평가는 어느 제공사도 공개하지 않아 본문에서 성능을 단정하지 않았다. 음성 인식 오류율은 국내 업체가 자사 엔진을 포함해 측정한 자체 발표라 이해관계를 감안해야 한다. 세종학당의 생성형 AI 사업은 계획 발표와 입찰 공고까지만 확인되고 가동 여부는 확인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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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델과 단가

한국어 성능

정부 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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